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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아로니아

직장 선배(?!)가 뜬금없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셨다. 그리곤 아로니아라고 알아?! 인터넷검색을 해보고 10kg에 4만원이라며 오늘 가서 따서 바로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다.
솔직히 전화통화를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꼭 받아야 할 전화가 아님 안 받을때도 많은데 어쩌다 받았고 처음에 좀 황당했다. 그래서 내 첫말이 "저한테 영업하시는거에요?!"였다.
그러나 이 분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는 영업 같은 것과는 너무나 다른 사람이다. 거짓말도 못하고 조금은 어수룩하고 자기거 못 챙기고 손해를 많이 보고 살아오신 분~직장내에서도 사람은 참 착한데...라는 소리를 듣지만 뭔가 좀 답답하다는 평판을 듣는 분이다. 그러다보니 대인관계도 엄청 좁을 분이 나에게 전화를 해서 이러시는 걸 보니 '뭐지?!' 라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그러고보면 이 분이 같이 근무할때도 나에게만 먼저 말도 잘 걸고 도와달라고도 잘 하셨다. 다른 부서에 가시고도 잊을만하면 한번씩~꼭 필요할때마다 연락하시곤 했다. 내 입장에선 이분이 도움 구할 사람이 나 말곤 없나보다란 생각이 들어 도와주곤 했다.
그렇게 또 아로니아를 구입했다. 금요일에 따서 토요일에 배달되어 왔다. 한 상자 가득~포도처럼 그냥 씻어 먹으면 되는건줄 알았다. 상자를 보는 순간 엄두가 안 났다. 먹어보니 떫은맛이 강해 그냥은 먹기도 힘들것 같았다. 어머니께 교우분들께 나눠드리라고 했더니 냉동해두고 1년간 먹는거라고 하셨다. 끝에 붙은 가지를 따내는데만 2시간이 걸렸다.

씻어서 소쿠리에 밤새 말려뒀다. 그리고 믹서기도 주문했다.
2시간동안 노동동안 느낀 건 힘들다...원래 돈를 좀더 주더라도 편한 것을 선택해온 나에게 이게 무슨 일~어머니께서 안 계셨다면 그대로 버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선 열심히 먹어보겠지만 다음에 또 전화가 온다면 안 받을 수도 있을 듯 하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건강기능식품을 팔려고 전화하시다니 란 생각과 역시 사람들하규 어울려 사는건 피곤한 일이야 라고 느낀 하루였다.
그러면서 김창옥 교수님께서 삶이 무료할때 시작을 생각해보라는 말씀~원초적인 노동을 느낀 하루였다. 어깨도 아프고 땀도 나고 머리는 맑아지는...그러나 또 하고 싶냐고 물으면 대답이 쉽게 안 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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