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쩌다어른>에서 말씀하실때도 '생각'에 대한 이야기였고 마음에 와닿았었다. 그리고 어제 퇴근길에 듣고 요즘 내 상황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고 받아드리려 노력하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이번 상황에서 이렇게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문득 든 생각은 내가 지금 내 업무가 싫다기보다 이 자리에 오래있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먼저 뜨려고 마음을 먹다보니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살아오며 거저 얻은 것이 없이 그에 응당한 노력을 수반했다고 생각해왔다. 어쩜 보상에 비해 노력이 조금은 더 과했다. 그 노력이 그 상황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예전에 친한 언니가 그랬다. '지금 너무 좋은데 이 평온이 깨질까봐 불안하다' 그때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되었었다. 그냥 지금 너무 좋으면 그냥 즐기면 되지...뭘 그리 걱정하냐며 가볍게 대꾸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내 상황에서 딱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내 자리는 지금 같은 사태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퇴직할때까지 내가 앉지 못할 자리였다. 급작스러운 상황변화에 어쩌다보니 이렇게 들어와서 갑자기 앉고 보니 약간의 욕심도 생기면서 분명 누군가 치고 들어올 것 같은 불안감이 생기는 자리다. 그러다보니 지레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난 회사에선 내가 용납하는 선으로만 열심히 하고 싶기에...내가 무리할 것만 같은 느낌이 무서웠다.
아직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한달내내 놀았고 그저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냥 벌어지면 하나씩 하면 된다. 그런데 미리 생각하고 걱정하고 기대하는 것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깨닫고 있다.
아마도 나는 어릴때부터 생각한대로 풀리지 않았을때의 실망감이 너무 커서 늘 목표를 작게 잡고 기대한만큼만의 기쁨을 누려왔단 걸 또 한번 깨닫는 요즘이다.
예전에 여행을 다닐때 기대하지 않은 풍경을 맞닿았을때의 기쁨은 나에게 세상을 살아갈 큰 힘을 줬다. 다시 한번 그냥 묵묵히 생각하지 않고 뚜벅뚜벅 하루하루 걸어가야 하는 시간이구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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