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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블로그시작

[책]알랭드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일상

예전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느가를 읽고 부터 알랭드보통을 좋아했었다. 솔직히 책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 책을 읽고 나는 왜 나를 사랑하는가에 대해서 알게 되었던 느낌만 남아있다. 그리고 21년만의 소설이라는 광고를 보고 책 제목에 완전 이끌렸고 선택했다. 처음 읽는 순간부터 이건 완전 내 이야기였다. 알랭드보통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걸 경험하지는 못했을텐데 이렇게 현실감있게 글을 썼다는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책 제목처럼 낭만적 연애를 했고 3년간의 결혼생활 내내 라비와 커스틴처럼 싸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한 언니가 이혼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을 보며 나도 이혼할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 부부상담을 하고 있었다. 부부상담이 진행되는 중에도 여전히 남편에 대한 원망이나 분노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고 그저 이제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고 발달이 조금 느린 우리 아들이 많이 좋아진 것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은 더 안정되는 느낌을 받는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봤는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불안이나 위험에 대해 회피성향이 강한 나로서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그저 피하고만 있었던것 같다. 이제는 현실에 조금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할 수 있을거 같다. 사랑 또한 노력하면 더 잘 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거 같다. 끝까지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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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드 보통의 말>
결혼을 하고 난관을 겪고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고 한사람이 바람을 피우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를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러브스토리다.
 
내가 원하는 건 하나야. 무슨 공상을 하든 나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무슨 짓을 벌이든 상관 안 해. 하지만 당신이 나를 무례하게 대하는 건 더 이상 봐줄 수가 없어. 이 모든 게 가끔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당신뿐인 줄 알아? 나라고 항상 신명나 있진 않아.
 
그렇고 그런 일들로 싸우는데 그녀는 그게 정말 싫다. 그녀가 보기에 남편은 너무 자주 처음에 사랑했던 그 남자와 다르다.
 
매정한 말, 순간적인 조급함, 상처를 주는 무뚝뚝함
 
모든 것은 작은 굴욕과 실망에서 싹튼다.
 
라비가 어떤 문제 때문에 안도와 확신을 필요로 하면 커스틴은 물러나고 냉담해진다. 그가 두려워하고 성질을 부리면 커스틴은 더 물러난다. 공포와 분노는 증가하고, 그만큼 거리도 증가한다.
그녀는 남들이 실망을 안길 때(남이란 존재는 대체로 그런다) 숨어들어가는 슬프지만 이상하게도 안락하고 익숙한 머릿속 공간으로 후퇴하여 음악과 책에서 위로를 찾는다. 그녀는 자기방어와 보호의 달인이며 살면서 오랫동안 그렇게 훈련을 쌓아왔다.
 
회피 애착 유형은 정서적 필요가 충족되지 않으면 갈등을 피하고 상대방에게 노출을 줄이려는 강한 욕구를 느낀다는 특징이 있다. 회피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열심히 공격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설득은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쉽게 가정한다. 자리를 피해 도개교를 올리고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다. 유감스럽게도 회피적인 사람은 두려움에 찬 방어적인 행동 양식을 파트너에게 설명하지 못한다. 그 결과 그들의 소원하고 무덤덤한 행동들 뒤에 숨어있는 이유들은 안개 속에 싸인 채 진실과는 정반대로 무정하고 무심하다는 오해를 쉽게 불러일으킨다. 회피적인 사람은 사랑을 주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느끼게 되었을 뿐, 마음속으로는 상대방을 깊이 염려한다.
 
그들은 자신을 불쾌하게 한 사람을 계속 믿는 데 필요한 비축된 자신감이 없다. 사실은 '화가 났거나' '냉담한'게 아니라 훨씬 더 근본적이고 가슴 아프고 애정을 받아 마땅한 '상처받은'상태임을 분명히 하려면 상대방을 충분히 믿어야만 할 텐데도 말이다.
 
실패는 사실 겁먹은 무위를 통해 모르는 사이에 자신에게 찾아왔음을 깨닫는다.
이 세상에 항상 나쁘기만 한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 스스로도 고통스럽다. 그러므로 적절한 대응은 냉소나 공격이 아니라, 드문 순간이나마 우리가 할 수 있다면 사랑해주는 것뿐이다.
냉소는 너무 쉽고, 그래서 얻는 것이 없다.
씩씩한 태도로 자신의 인생을 관대하고 희망적으로 보는 관점을 찾고 스스로에게 친구가 될 줄 알아야 한다. 우리에겐 타인들 앞에서 의연함을 보여줄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이라는 새장 안에서 집안 살림, 친인척, 청소 분담, 파티, 식료품 같은 사소한 일로 화를 내면 당연히 '까다롭게' 보인다. 하지만 그건 상대방의 허물이 아니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려는 삶의 속성일 뿐이다. 대개 난감한 것은 결혼이란 제도이지, 관련된 개인들이 아니다.
영구적인 조화는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파트너는 우연히 기적처럼 모든 취향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 지혜롭고 흔쾌하게 취향의 차이를 놓고 협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알맞은'사람의 진정한 표지는 완벽한 상보성이라는 추상적 개념보다는 차이를 수용하는 능력이다. 조화성은 사랑의 성과물이지 전제 조건이 아니다.
잘못은 삶이 아닌 예술에 있다. 불화를 일으키기보다는 우리 자신에게 보다 정확한 이야기들을 들려줄 필요가 있다. 시작에만 너무 얽매여 있지 않은 이야기, 완벽한 이해를 약속하지 않는 이야기, 우리의 문제를 정상적인 것으로 되돌려놓고 사랑의 여정에서 거쳐 갈 길이 우울하더라도 희망적임을 보여주는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