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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정리중~

집을 샀는데 유일하게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안방화장실에서 누수가 있었다. 이사한 첫날부터 냄새가 나서 결국 냄새에 예민한 남편이 누수를 확인하고 안방과 티비방까지 젖은 자국이 있는걸 찾아내고 벽지를 다시 뜯었다. 공교롭게도 우리집과 윗집의 리모델링업체가 같다. 사장님이 참 좋은 사람이었다. 나는 여전히 그렇게 믿고 싶다. 정말 윗집의 누수를 몰랐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무지에 대한 댓가를 이번에 깨달으셨으리라 생각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좋은게 좋은거라 생각하며 인정으로 세상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확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는 전자다. 그러나 일과 관련하여서는 후자다. 나의 일이든 타인의 일이든. 그리고 우리 남편은 자신의 불이익을 참지 못한다.
나는 처음엔 남편이 일을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장님께서 시간이 지나 해결하려 했다면 지금의 비용보다 더많은 금액을 지불하셔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장님의 입장에서 나와 남편 중 누가 더 좋은 사람일지 모르겠다.
내일부터 5일간 우리는 집을 비워줘야 한다. 어쨌든 이 하자보수로 사는동안 별문제가 없길 바란다.
그리고 몇년전부터 남편은 회사를 너무너무 그만두고 싶어했다. 나에게 꿈의 직장인데...너무 하는 일이 없고 자신의 기준에서 보수가 적은 것이 불만이었다. 그렇게 버티다버티다 남편의 나태함을 회사에서 못 견디고 남편이 못 버티게 만들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느니 그냥 그만두고 새로 시작하는것을 동의했다. 그 회사에서 버티다간 남편이 더욱 나쁜 사람이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쿨하게 동의한 건 아니다. 남편의 사소한 말 한 마디에 욱하고 서운하고 남편이 집에서 편히 있는 것만 같고 짜증이 치밀어 오를때가 많다.
우리 남편을 보다보면 몸은 편하지만 마음이 지옥이구나 싶을 때가 많다.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이 내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한 오만함 때문일까...가끔 신이 나에겐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어려움 뒤에 얼마나 큰 만족감과 기쁨이 느껴질까 하는 기대도 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건강을 챙기고 일상을 평소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특별히 하고 싶은게 없을 땐 그냥 해야 할 것들을 하며 하루하루를 사는 게 정답 같다. 순간순간의 삶은 늘 다이나믹한 듯 해도 조금 지나보면 별일 아니며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준비자세의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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