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에 슬찬이를 성당 주일학교 등록을 하고 한주만 갔다가 2주동안 빠졌다가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슬찬이가 피곤했던 탓이기도 하지만 미사시간이 지루하고 낯설고 재미없었던 듯 하다. 장난을 치기 시작하더니 결국 성전에서 쫓겨났다. 유아방에서 같이 있으며 슬찬이가 넘 얄미웠다. 실~실~ 웃으며 계속 장난치는데 진심 짜증이 났다.
지나고 생각하니 내가 제일 싫어하던 우리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따뜻하게 설명해주지도 않고는 알아서 잘 하기를 바라는 것. 내 자신이 짜증이 난 모습이 약간 무섭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교리수업까지 마치고 왔다.
종교에 대해서 나지신이 확신이 없고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짜증이 난 것 같다. 결국 또 시간이 해결해줄 부분인 듯 하다. 슬찬이가 성당 생활을 즐기고 익숙해질 때까지 함께 해주는 것이 내 역할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슬찬이는 장난으로 일부러 약올릴때가 많다. 어쩌면 그렇게 장난을 치며 지루함이나 자신의 약점을 숨기려는 듯 하다. 그 모습이 나랑 참 닮은 것 같다. 내가 웃음으로 떼우던 걸 슬찬이는 장난으로 넘기는 것이다. 그래서 내맘에 걸린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들에 대해 순간의 재미 때문에 시선을 돌리지 않게 깨어있도록 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사람인 듯 하다. 나에게 좋은 것이 슬찬이에겐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짜증낼 거라면 성당을 안 보내는 것이 낫고 둘이 함께 이겨냈을때는 훨씬 더 큰 가치가 있을 것이다. 즐겁게 가볍게만 살고 싶은 나에게는 뭐든 다 숙제가 되어버리는 듯 하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또 가벼워지겠지란 기대감으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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