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상담때 원장님께서 만난것도 인연이고 늦게라도 만난것에 감사하자고 나의 아쉬움을 달래주셨다.
우리 부부가 3년동안 사이가 안 좋았기에 슬찬이도 사회성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우리 둘의 부부싸움을 옆에서 보면 오히려 더 잘 놀고 있었다. 그래서 늘 미안했다. 옆에서 지켜보기에 심각하지 않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며 36개월때까지 기다렸다.
우리 부부가 상담을 하면서 상대를 비난하고 바꾸려 하지 않고 각자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슬찬이도 제대로 보였다. 이제 상담이 끝났고 슬찬이도 많이 좋아졌다. 눈마주치기도 많이 나아졌고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된다. 그동안 우리가 함께 사는 것에 서툴러 슬찬이를 방치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슬찬이도 정서적으로 마음 둘데가 없다보니 유튜브에 빠졌고 말은 제법하는데 일상적인 대화는 되지 않았다. 매일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 영어단어 등만 중얼중얼했던거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것이다. 나는 슬찬이가 13개월 될때 복직했었다. 그리고 그때 육아에서 해방감이 느꼈었다. 처음엔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다 승진을 위해 정신적으로 힘든 일을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일도, 육아도 핑계를 대며 제대로 못한 것만 같은 아쉬움이 남았고 슬찬이에 대해서는 죄책감과 자기합리화를 반복했었다.
어제 어쩌다어른 혜민스님편을 잠시 봤다. 나 같이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꼭 봤으면 좋겠다. 나는 시간에 대한 강박이 있는데 생각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구나를 처음 알았다. 늘 고민하고 생각하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시는걸 들으며 우선 다시 성당에 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 누구보다 자신에게 먼저 친절하라는 말씀이 가장 와닿았다. 나는 늘 내가 먼저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다음번에 또 힘든 일을 하게 되면 공평하지 않다고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곤 화가 나곤 했다. 모든 일에 대해 다 그랬다. 회사도 가정도~
이제 함께 사는법에 익숙해지고 있는 요즘 내 마음이 많이 편해지고 잠도 잘 자고 먹는것도 잘 챙겨먹으려고 한다. 내 몸과 마음을 먼저 챙기면 자연스레 아이가 보이고 얼마나 사랑스런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육아는 아이와 함께 나를 키우는 일인 거 같다. 요즘 사는게 재밌다. 일을 해야하는 이유도 알겠고 내가 왜 살아가고 있는지 이해했다. 분명 앞으로가 더욱 좋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주말 새벽 혼자 일어나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요즘 내가 너무 좋으니 다른 사람들도 다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역시 오지랖쟁이다. 그래도 이런 오지랖쟁이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될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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