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블로그시작

내가사랑하는여행지-전주&선유도

내가 전주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전주국제영화제 때문이다. 영화를 중학교때부터 좋아했는데 대학교 이후로 매주 최소 한편씩은 영화를 봤고 개봉하는 영화는 거의 영화관에서 봤었다. 그런데 요즘 내가 영화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영화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낀다. 개인적으로 압구정CGV의 무비꼴라쥬관처럼 조그맣고 개인영화관 같은 분위기를 특히 좋아한다.

부산에 있을때 자연스레 부산국제영화제를 갔었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우연히 알게되어 전주국제영화제를 3번 정도 다녀왔다. 나는 영화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참 좋다. 곳곳에서 펼쳐지는 버스킹도 좋고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좋고 감독과 함께 하는 대화시간을 보는 것도 참 좋다.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서 남편과 연애할때 파전에 막걸리 먹었던 것이 기억난다. 솔직히 그리 맛있지 않았지만 9시가 넘으니 가게들이 하나씩 문을 닫고 파장분위기속에서 먹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름 운치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또하나의 장소는 전북대학교 안에 있던 커피가게다. 분위기가 너무 멋스러웠고 통유리로 바라볼 수 있는 정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전주국제영화제 지도

2009년도에는 같이 일하던 친구와 함께 영화제에 가서 각자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같이 차 한잔 하고 각자 영화보고 잠시 얼굴만 봤다가 헤어졌었다. 그때 혼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어느 골목길에 만난 오니기리와 이규동집에서 먹었던 오니기리가 참 맛있었다. 그리고 친구는 부산으로 나는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전주 찜질방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일찍 군산으로 가서 티비에서 보고 한번 가보고 싶었던 선유도로 갔었다. 내가 선유도에 가서 '내가 혼자 여행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물가물하지만 풍경이 꽤 멋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풍경좋다'라고 말하는데 순간 공허했다. 그 좋은 느낌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여름휴가로 가족단위로 오면 참 좋겠다고 느꼈었다. 나같이 당일코스로 온 여행객들은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도는 사람도 많았다. 제주도 이후 자전거는 그닥 타고 싶었기에 나는 걸어서 2시간정도 산책하고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2008년 나를 찾아가는 시간

그때 전주에 같이 갔던 친구를 나는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어쩜 지금 내 모습이 그때 그 친구를 조금 닮은 것 같기도 하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할말은 하고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친구였다. 그래서 그 친구가 우리 직장에 참 어울리지 않았고 결혼과도 어울려보이지 않았는데 어느새 짝을 만나 결혼을 하고 직장을 그만뒀다. 그리고 이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공예를 배우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연락을 하지 않고 있지만 그 친구는 여전히 멋지게 잘 살고 있을거란 믿음이 있다.

2009년 내가 선유로를 가서 알고 싶었던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였다. 그이후에도 나는 그 고민을 하며 살았고 서울에 오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보면 다행히도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나같이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는 항상 순간의 선택이 필요하고 그때 생각보다 마음을 선택하면 항상 옳은 것 같다. 해야할것 같은 것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할때 후회나 미련이 없다. 그때 그 친구가 그만두면서 나에게 했던 말이 항상 yes라고 하지 말라고 나를 위해서 no를 해야한다고 했던 그말이 오늘 생각난다. 그리고 슬찬이와 함께 선유도에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