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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수기의수다]행복에 관하여

내가 요즘 과거에 내가 다녔던 곳들에 대해서 회상하면서 내가 참 행복한사람이구나를 많이 느낀다. 이틀전 [말하는대로]를 다시보기 하다가 자우림 김윤아가 나와서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잘난남편에 아들까지 있고 게다가 사이좋아 보이기까지 하고 아쉬울것 없을거 같은데 밝은 노래 좀 해~"라고들 많이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김윤아가 말한다. 어린 시절 가정에서 사랑받는다던가 보호받는다는걸 느끼지 못했기에 비뚤어진 자아가 형성됐었다고. 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씩 사회화됐지만 교우관계도 그닥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나마 음악하면서 많이 밝아진 것 같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내가 2달 가까이 고민하고 나를 알아본 결과 나는 정말 예민한 사람이었다. 그걸 나도 몰랐고 나를 보는 사람들도 몰랐다. 내가 예민하다보니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그 안에서 상처받는 것이 힘들어서 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했고 자연스레 주변에 무신경해졌다. 내가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잘 선택한 것이었다. 내 친구관계를 보면 중학교때부터 친한, 글속에도 종종 등장하는 맹희 외에 지금 편하게 연락하는 사람은 10명정도이다. 이 중에 꾸준히 연락하는 사람은 5명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정도의 인간관계도 꽤 성공적적이다. 나는 불편한 모든 관계가 싫어서 관계를 잘 끊는 편이다. 모여있을때는 티나지 않게 잘 놀지만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지내지는 않는 편이고 전화번호를 정리하다가 연락 한번 안 하는 번호는 삭제하곤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면서 부러워하는 사람은 정말 무던한 사람이다. 본능대로 본인에게 충실하면서도 사회의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람들 말이다. 애써 밝은 척 하려는 사람은 표가 나기 마련이다. 나는 그걸 캐치하는 능력이 있는거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 불편했다. 그게 내 안의 나 중 가장 싫은 면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라면서 늘 사랑받고 보호받으며 자라기란 쉽지 않다. 경쟁에 몰리고 조금만 뒤처져도 실패했다고 여겨지는 세상이다보니 불안한 사람은 계속 많아지고 그 와중에 애쓰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거다. 그리고 그렇게 저마다 애쓰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진짜 가치를 이제 알게 되었다.

행복이란 다 알듯이 자기 마음에 달려있다. 알랭드보통의 불안을 읽고 느낀건 역시 정신승리였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만족과 관련이 있고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기준이라는게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춰 내 만족의 양이 정해지는 것이다. 싸이월드에서 사진을 찾으려고 오랜만에 들어갔는데 메인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나란 사람...역시 멋지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은 내가 해야한다. 아무리 좋은 일이어도 떠밀리듯 해야할거 같아서 하면 결국 힘이 든다고 생각한다. 떠밀리듯 했지만 행복하다거나 끝까지 잘 버텨냈다면 그것 또한 축복이다. 나같이 생각이 많은 사람에겐 정말 부러운 면이다.

상담의 마지막쯤에 나에게 물었다. "당장 지금 죽는다면 뭘 제일 후회할 거 같아요? 구체적으로 말해보세요."라고 들었을 때 처음 스페인여행이 떠올랐다. 가고 싶다고 했었지만 못 간 것이 특별히 후회되지 않았다. 다른 것들도 별로 없다고 느껴졌다. 그저 3년간 슬찬이에 마음으로 잘해주지 못 한게 아직도 미안하다. 슬찬이도 꽤 예민한 아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나에게 요즘 가장 행복한 시간은 이렇게 글 쓸 때와 밤에 슬찬이를 안고 슬찬이가 잠들기를 바라며 누워있을 때다. 그리곤 종종 내가 먼저 잠이 든다. 어제는 너무나 피곤해서 짜증을 냈지만 슬찬이가 정말 사랑스럽고 슬찬이도 내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게 진짜 행복이구나 하고 느끼는 요즘이다.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한번 생각해보고 그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오늘 하루를 보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