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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말하는대로]여행작가 생선 김동영&개그우면 장도연, 40살의 신인배우 허성태

<생선 김동영과 장동연의 콜라보 버스킹>

- 여행작가 생선 김동영 -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의견을 내죠. 가깝게는 친구와의 만남에서도 필요한 의견인데 저는 주로 친구에게 결정을 맡겨요. 이유는 신중한편이에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다보니 더 곰곰히 생각하는 거죠. 그렇다고 회색분자나 결정장애는 아니에요. 중요사항 아님 무엇을 하든, 먹든 관심 없거든요? 제게 중요한 건 시간을 할애해서 저를 만나주고 멀리서 와준 사람들을 만난다는 만남 자체가 의미에요. 그래서 친구들의 의견을 존중하는거죠. 그런데 사람들은 제가 의견을 말하지 않고 남에게 미루거나 그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면 의식 없는 사람으로 곡해해요.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생각이 많아서 더 시간이 필요할 뿐인데요.

- 개그우면 장도연 -

저도 밥을 먹으러 갈 때도 작가님 얘기처럼 주로 대답 "아무거나"라고 말하는데 오늘 먹고 싶은게 뭔지 몰라서가 아니라 저에겐 "배려"예요. 밥 먹으러 함께 간 사람에 대한 배려인거죠. 제가 이렇게 배려를 하려고 한 배경이 보기에 털털하고 쿨한 이미지이지만 실제는 극소심이에요. 함께 간 사람이 나처럼 소심해서 '다른 거 먹고 싶은데 그래도 저 사람이 먹는거 먹어야지' 하고 먹고 싶은거 못 먹고 불편할까 봐 나름 배려하는 거죠. 저는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편한게 낫다고 생각해요. 얼마전 출연중인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양세찬과 코너를 내리고 아쉬운 마음에 가진 뒤풀이에서 서로에게 어떤 파트너였는지 이야기하게 됐어요. 양세찬도 저와 하기 전에 여자와 호흡을 맞춘 적이 없었고 더군다나 친한 사이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저는 배려의 아이콘이니까 다 맞춰줄 수 있지!라며 내 배려 덕에 2년동안 싸움 한번이 없었고 세찬에게 난 좋은 파트너라고 자부했어요. 그런데 양세찬이 하는 말이 "누나랑 하면서 즐거웠어. 근데 누나는 너무 자기주장이 없어. 그래서 내가 모든걸 책임져야 하니까" 양세찬은 의견 없는 제가 버거웠던거죠. 그때 세상에 나는 주장이 없겠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었어요. 나는 배려였는데 전혀 달랐던 세찬의 생각, 충격반전이었죠. 생각과 다른 반응에 살짝 서운하고 억울하더라고요.

- 여행작가 생선 김동영 -

저는 이바닥에서 나름 유명한 여행작가에요. 여행을 하다보면 도연의 경우처럼 내 맘 같지 않은 상황이 다반사에요. 한번은 자동차 여행을 위해 굉장히 싼 차를 샀었어요. 돈을 아끼기 위해서였죠. 그 자동차로 8개월 동안 미국 전역을 여행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사막 한가운데서 퍼져버린거에요. 사막에서 2박3일 동안 고립되었죠. 고립됐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왜 이렇게 돈을 아끼자고 후진 차를 샀을까?"였어요. 지키지 못한 처음의 일정들, 틀어진 일정으로 되게 조급했어요. 슬펐고요. 여행을 망쳤어. 예상치 못한 일에 자책했죠. 그런데 이틀동안 구조를 기다리며 든 생각이 나는 단지 이 길을 여행하고 싶었을 뿐, 생각해보니 나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다음 목적지를 며칠까지 가야 할 이유도 없는 거에요. 온전히 나의 마음에 달려있던 여행이었어요. "여행이 다만 조금 늦춰졌을 뿐..." 이때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그리고 두번째는 한달 예정으로 간 아이슬란드 여행이에요.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2010년 발생한 아이슬란드의 대규모 화산 폭발로 아이슬란드의 국제 항공이 3개월 동안 마비됐어요. 어머니의 병환으로 귀국해야 했지만 비행기는 뜰 수 없는 상황이었죠. 계획대로라면 아픈 어머니 곁에 있어야 하는데...내 잘못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계획대로 안 됐죠. 근데 원망한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받아드렸죠. 그렇게 여행은 시계안의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니고 내맘 같지 않게 예측 불가능한 여행길이 많아요. 몇번의 경험을 통해 여행의 즐거움은 낯선 사람을 만나고 아름다운 풍경을 길을 헤매다 마주쳤을 때, 계획하지 않은 우연한 것들이 주는 즐거움이 크죠. 그래서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는 의견과 생각을 미리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과 의견을 더 존중하게 되었어요. 말하는 편에서 주변인들의 말을 들으며 의견없이 살고 있다보니 내 마음 같지 않게 의견이 없다는 것을 생각이 없다고 치부해버리니 요즘 좀 힘들긴 해요. 그래서 앞으로는 의견을 즉시 말해야하는지 지금처럼 해야하는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어요. 의견을 낼 때까지 생각할 시간을 좀 더 주세요. 제가 오늘 짧게나마 들려드렸던 얘기는 선호하는 의견이 있지만 절대적인 의견은 없습니다. 절대적인 의견이 없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 불만이 없어요. 제가 의견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불만은 내 책임이죠. 살아가면서 의견을 내는데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많을 듯 해요. 그런 이유로 조금 곤란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의견이 없다고 말할 용기에 대해 이야기 해봤습니다.

- 개그우면 장도연 -

저는 혼자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었어요. 그동안 일본을 못간 이유가 야쿠자가 무서워서에요. 편의점 알바를 못한 이유가 총 맞을까봐 이렇게 황당할 정도로 저는 쓸데없는 걱정의 결정체에요. 혼자서 일본을 갔는데 막상 일본을 가니까 너무 재밌는 거에요. 평소 한국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했는데 2박3일 있다가 떠날 일본이니까 어차피 안 볼 사람들이라 완전 편하더라구요. 한국에서는 놀림 당할까봐 입지도 못할 옷을 자유롭게 입고 활보했어요. 평소에 안 했던 행동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일본어도 못하는데 무슨 용기인지 모르겠어요. 포장마차에서 혼술하고 있던 일본여성에게 말이 안 통함에도 초면인 여자끼리 말 틀 때 하는 어디서나 통하는 여자들의 칭찬의 무한루프 화법으로 대화를 나눴어요. 더치페이 문화가 강한 일본인데 그 여성이 신이 나셨는지 제거까지 계산을 하더라구요. 뜻밖의 소통에 한껏 호기로워졌구요. 여행 전에 시모키타자와 역에 관한 책을 봤는데 너무 재밌게 봤어요. 그래서 늘 위시리스트 꼭 가보고 싶었던 시모키타자와 역 주변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죠. 구글맵으로 길 찾기 시도하면서 가는데 잘 가다가 2~300m 남기고 자꾸 길찾기 오류 발생하는거에요. 고민하다가 일본인 아주머니께 도움 요청했어요. "시모키타자와 역이 어디인가요?"는 질문에 아주머니께서 함께 가자는 뉘앙스를 보여 눈치껏 따라나섰는데 지도 상에서 700m 800m 1km가 넘어가는 거예요. 분명 200m 앞에 있었는데 시모키타자와 역이 점점 멀어진거죠. 누가봐도 시모키타자와 역이 아닌 곳에 도착해서는 아주머니께 여기는 시모키타자와역이 아니라며 안되겠다 싶어 구글번역기를 돌리니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자기도 그 역을 몰라서 아는 역까지 데리고 오셨고 돈이 없느냐고 물었다는거죠. 그 아주머니는 시모키타자와 역을 모르지만 일단 본인이 아는 역으로 안내한거에요. 저를 배려한다고 길도 모르는데 저를 데리고 간 거에요. 그 당시에 화가 많이 났거든요. 모르면 미안하다고 하고 나를 보내지! 누가 원했다고 처음 본 나를 왜 배려해? 그때 갑자기 세찬의 원망과 오버랩되면서 뒤통수 맞은 느낌이 들었죠. 그 일본인 아주머니는 배려심 폭발한거죠. 알고보면 그 아주머니의 행선지가 그 역이 아닐 수도 있어요. 그렇게 생각해보니까 남을 위한다는 배려가 어쩌면 되게 이기적인 행동일 수도 있겠다. 나 잘못 살았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죠. 나의 배려가 그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착각이었다면...여전히 한편으론 옳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이걸 결정장애처럼 결정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장동연 그리고 김동영

- 여행작가 생선 김동영 -

본성의 변화가 마음 먹는다고 되는게 아니더라고요. 게임 속의 캐릭터는 내가 경험치가 부족하면 반복게임을 통해 즉각적인 변화가능하지만 사람은 게임처럼 즉각적으로 키울 수 없더라고요. 각자의 본성대로 살면서 점진적 변화 공략해야하는 거죠.

<40살의 신인 배우, 허성태>

이기적인 남자의 버스킹 AS

지난 버스킹 이후 응원 등의 메시지를 참 많이 받았어요. 사람들에게 답장도 하며 잘 지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최고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 지금껏 사람들이 바라는대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고 더 이상 답장을 할 수 없었어요. 큰 사고를 친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이기적인 선택하라고 내가 너무 무책임하게 불을 싸지른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그동안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려해요.

꿈과 생계에서 고민하는 분이 많으셨어요. 저도 그거에 대한 갈등을 많이 했을 때 진짜 죽을 것 같았어요. 근데 결론은 생계가 최우선이에요. 내가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고 생활이 안 될 정도가 되면 소위 멘붕이 와요. 겪어본 바 이도저도 아닌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모멸감을 느꼈던 아르바이트가 많았는데 "내가 지금은 꾹 참는다"하며 했어요. 꿈을 위해서 전략적으로 생각을 해야 해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닥친 생계부터 해결해야 해요. 안 하면 아까 이종범 작가가 말한 것처럼 꿈의 유통기한이 짧아져요.  유통기한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썩죠!! 제 생각에는 버텨야지 그 다음 것을 꿈꿀 수 있어요. 우리가 1~2년 안에 죽는 것은 아니잖아요. 긴인생을 생각해서 절대 조급해하면 안 되요. 지금 당장 못 버티면 미래도 없는거거든요.

두번째로 많이 들어온 질문은 비전공자여도 괜찮을까요?였어요. 저도 35살에 연기를 시작한 비전공자에요. 비전공자에 대한 설움도 많이 받았고 누구보다 그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요. 연기하면서 송강호, 이범수 선배에게 물었더니 "너에게 그런 말을 한 놈(?)이 누구야?"라며 화를 내더라구요. 그리고 저 안에 앉아있는 변호사님(재심전문변호사 박준영) 고졸이거든요. 우리나라 대통령도 고졸출신이 계시죠. 찾아보면 성공한 비전공자도 많아요. 전공의 여부보다 더 중요한 건내가 여기 소질이 있나? 내가 잘하나? 제3자의 시선 같은 객관적인 눈으로 스스로를 평가해야해요. 객관적인 눈 없이 자기가 원하는 것만 고집하는 순간 아집이 되는 거 같아요. 주변 사람들이 다 힘들어하고 심지어 남들한테 피해까지 주죠. 나를 위해서라지만 피해를 주면서까지 꿈을 이룬다는 건 단어 그대로 정말 이기적인 행동인거 같아요. 계속 객관적인 눈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꿈을 가진 많은 분들 불 질러서 죄송합니다.

<수기의 느낀점>

지난번 방송을 봤을 때 3명 다 기억이 난다. 생선작가는 자신의 학벌 컴플렉스를 이야기하면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용기에 대해서 이야기 했고 장도연은 경우 착한 딸로 늘 괜찮다고 한 것인 자신에게 괜찮지 않았던 거구나를 깨달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늘 괜찮은 사람인 것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던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마지막 허성태의 경우 길에서 보다가 눈물이 터졌었다. 연기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이기적인 선택을 해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어눌하게 말하는 모습에 샤이니의 키도 눈물을 흘렸고 나도 울었다.

내가 한참을 고민한 것이 내 꿈이었다. 왜 나는 꿈이 없을까....일종의 장래희망 같은 것 말이다. 내가 중학교때는 하늘을 날고 싶은 맘에 파일럿이 되겠다는 꿈을 껐다가 눈이 나쁘면 안 된다고 해서 접었었고 그 이후로 건축가가 되고 싶다며 공책에 배치도를 그려본 적도 있었던 것 같다. 분명 그때는 꿈이 있었던 것 같은데 고등학교 가면서 공부하는게 재밌었고 공부를 열심히 했더니 꿈이 사라졌다. 그때 공부하는 이유는 그냥 재밌어서였다. 공부 자체가 목적인 연구직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다면 내가 좀더 명확한 꿈을 가졌을거 같기도 하다. 그때 가장 친한 친구 2명 중 한명은 의사가족들 사이에서 본인도 당연히 의사를 꿈꿨고 지금 의사가 되었다. 나머지 한명의 치과의사가 꿈이었고 지금은 약사가 되었다. 의사인 친구는 30살때까지는 연락이 되었는데 그 이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고 그때 조금 힘들어했고 오히려 내가 위로를 해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약사인 친구는 지금도 한번씩 연락하며 지내는데 잘 살고 있지만 본인 나름의 고민을 가지고 살고 있다.

한동안 정말 고민한 것이 내가 어릴때 좀더 신중하게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면 지금 모습과 좀 다를거 같았다. 그래서 후회도 좀 했다. 전부 돈보다 시간을 택한 결과였고 블로그를 하면서 더이상 후회하지 않게 되었다.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내 모습이 있는 것이고 잊고 있던 소중한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당장 약간은 손해보는 것처럼 보이는 선택이 훗날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요즘 약간은 느슨하게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집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