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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지금, 여기 무조건 행복!!

직장맘임을 받아드리는 과정

1월에 자진해서 어찌보면 제일 힘들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곳으로 옮겼다. 작년 2월 갑작스럽게 난 발령에 대해 스스로가 만든 치유책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발령 자체를 용납할 수 없었다. 어떻게 직원을 이렇게 대할 수 있는지...약11개월간 지내면서 솔직히 편하고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이 잘못되었단 생각에 스스로 만족하기가 힘들었다.
1년의 시간뿐 아니라 아이를 낳고 상담을 받은 후부터 5년간 주요부서와는 먼 곳에서 시간을 보냈고 막상 일해야 하는 곳으로 옮기고보니 정말 만만찮다.
가장 큰 문제는 할 일이 남았는데 시작도 못한 일도 많은데 늘 퇴근시간이다. 늘 퇴근시간은 좋았는데 지금은 찝찝하고 쫓기듯 일하게 된다. 이사를 하고 직장과 가까워지고 나니 직장에도 슬찬이에게도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나 이틀 전 슬찬이 코가 막혀서 약을 받으러 병원에 들렀을 뿐인데 미열이 있단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독감일수도 있다며 열이 또 오르거나 한다면 다시 방문하라고 했다. 그렇게 독감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조퇴를 해서 다시 병원으로 갔는데 38도 정도라면 고열은 아니지만 선생님 아들이라면 바로 독감검사를 하겠지만 1월9일에 독감 검사를 하고 또 하기가 슬찬이가 너무 힘들거 같다며 하루만 더 지켜보자셨다. 그리고 집에서 한나절 빈둥거리다 오후에 남편이 장난감으로 슬찬이의 독감검사을 유도했더니 아깐 싫다고 도망치던 슬찬이가 검사를 받겠단다. 결국 다시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자지러지는 슬찬이를 꽉 잡고서 검사를 받고나니 다행히도 독감은 아니란다. 한시름 놓았다. 어쨌든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으니...

이 과정에서 또 배운다. 내가 진짜 원하는게 뭘까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일을 하고 싶은 욕구와 엄마로서 살아가는것!! 둘다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열등감...을 항상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아픈 것, 회사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일들...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너무 자책하거나 남탓할 필요없이 할 수 있는만큼 하고 그 한만큼에 대해서 보고를 잘 하자!!

그리고 회사와 육아 둘다 이것도저것도 아니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머니 또는 남편의 도움이 절실하다. 결혼 시작부터 나는 임신을 했고 육아휴직을 했었기에 남편과 나는 관계가 잘못 정립되어 있다. 그리고 부천에서 7년을 살았기에 내 기준에 남편이 해야할 일을 어머니께서 해주셨고 그 덕을 나 또한 많이 받았다. 이사를 하고 남편은 그대로고 슬찬이와의 시간을 보내는 것조차도 더욱 시간이 줄었다. 하는 일이 자리잡아가는 과정이기에 뭐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런 과정에서 끊임없이 혼자 기대를 하고 생각을 한다. 우선은 2021년 5월에 부천 아파트 입주 때 전세를 주지 말고 남편을 그쪽으로 보내고 친정엄마를 오라고 하는 것!! 이런 생각으로 어찌보면 지금은 견딘다. 그때까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최선을 다해볼 것...그러면 또 답이 나오겠거니...

ep1. 이틀전 하원은 남편이 해줬다. 부랴부랴 6시반에 집으로 왔다. 저녁을 먹이고 다시 사무실로 갈 계획이었다. 도착해서 슬찬이 코가 막힌걸 생각했는데 남편이 기침 계속 하던데...라고 말한다. 그래서 또 부랴부랴 병원으로 가서 독감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괜히 슬찬이만 잡았다. 평소 손톱을 잘 깨물고 지저분한 것에 입을 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행동들이 확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병원 1층 약국을 갔더니 문이 닫혔다. 짜증이 확 치솟았지만 어쨌든 야간약국을 검색하고 슬찬이를 집에 두고 가려고 집으로 왔다. 우선 집에 있는 해열제를 먹일려고 병원에 전화를 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남편이 처방전을 가지고 차를 끌고 약국으로 갔다. 1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더니 전화가 왔는데 차가 고장이 났단다....
이 날은 뭘 해도 안 되는 날이었다. 내 욕심이 부른 화인가 하는 생각에 또 분하다가 마음을 풀기 위해 언니에게 전화를 해선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그냥 하나의 에피소드로 넘길 수 있게 되었다.

ep2. 어제 슬찬이와 같이 병원을 가는 길이었는데 조퇴를 하고 나왔는데도 마음이 참 평온하고 좋았다. 슬찬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그런 기분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슬찬이에게 물었다. 슬찬이랑 놀고도 쉽게 일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슬찬이 왈..."반씩 해." 그리곤 잠자는 시간은 어디에 포함시켜? 하고 되물으니 그것도 딱 반씩 이란다. 이 녀석은 역시 참 현명하구나 하는 생각을 문득했다.
나는 늘 둘중 하나를 선택하려고 하는데 역시 그게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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