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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어쩌다어른]포카인드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중학교때부터 영화를 좋아했고 왜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영화를 공책에 감독, 배우, 느낀 점을 적으면서 공부하듯 보다가 중간에 포기했다. 그때부터 심영섭과 이동진이 함께 하는 영화소개프로그램을 즐겨봤었고 이동진의 따뜻함과 젠틀함을 참 좋아했다. 김태훈과 이동진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가끔 봤는데 역시 이동진이 참 좋고 김태훈의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거친 말투가 한번씩 거슬렸다. 김태훈의 랜덤워크란 책도 읽었는데 내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을만큼 별 내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방송을 보니 김태훈 꽤 매력있는 사람이다. 앞으로 좀더 관심 가지고 볼것 같다.

김태훈은 음악, 잡지기자, 음반회사마케터, 팝칼럼니스트, 라디오작가, 라디오DJ, 공연기획사 운영, 인터뷰어, 연애 카운슬러 등등 직업만 16가지를 거쳤다. 그런 그에게 청춘들이 늘 던지는 질문은 "그렇게 살면 불안하지 않나요?"이다. 아마도 이 질문은 "비정규직으로 살면 불안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일 거고 그 질문에 대답은 그도 역시 불안하다이다.

그가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정규직, 비정규직을 모두 경험했는데 비정규직도 불안, 정규직도 불안하다!! 인생 낙오에 대한 공포,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래서 과거 시대의 불안을 알면 미래에 대한 불안에도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영화로 시대의 공포와 불안을 읽어보고자 한다.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 새겨진 문구?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

<부모에게 반기를 든 아이들의 시대>

이유없는 반항

부모자식사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1950~60년대에 들어서 달라진 양상은 답답한 자녀 vs 억압하려는 부모, 가족 내 부모 자식 간의 갈등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다. 지금봐도 미남인 제임스딘의 이유없는 반항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1950년대는 강력한 기성세대의 시대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었고 참전자의 자녀가 1950년대 청춘들이다. 그런데 왜 제목이 이유없는반항일까. 어른들이 붙였으니까!! 전쟁을 겪은 기성세대에겐 배부르고 등 따뜻한데 그들의 자녀들의 불만과 반항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반항에는 이유가 있다.

두번째 작품은 목구멍 깊숙이라는 영화사에서 기록적인 작품이다. 약2,500만달러의 제작비로 무려 6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했다.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던 여자가 자신의 성감대가 목구멍에 있다는 걸 깨닫고...어쩌다어른의 심의 규정을 준수하여 여기까지만 설명했다. 이 영화가 나왔을때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2012년에 개봉한 영화<러브레이스>가 목구멍깊숙이의 여주인공 린다러브레이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의 제목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당시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 민주당 선거운동 본부에 도청장치 설치 후 발각됐다. 미국을 뒤흔든 워터게이트 사건(1972)이다. 이때 언론에 내부정보를 흘려준 사람, 익명으로 활동한 제보자를 딥스로트라고 불렀고, 적진 한복판에 숨어있는 스파이, 이름하여 딥 스로트! 목구멍 깊숙이 숨어있는 존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인사이드 딥 스로트(2005)

인사이드 딥스로트(2005) 영화 <Deep throat>의 비하인드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개봉했다. 이 영화를 보면 그때의 인기를 느낄 수 있다. 중년신사와 수줍어하는 중년 여성들, 잔뜩 기대중인 젊은이들까지 극장앞에 줄을 섰다. 이 여성은 에로배우일 뿐인데 왜 그렇게 열광하는 겁니까? 하고 생각해보니 그녀는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건 다 했다. 억압받던 청춘들의 반항심리 표출했던 그녀는 스타였다.

1955년 <이유 없는 반항> & 1972 <딥 스로트>에 숨은 공포는 바로 부모들이 느낀 공포, 아이가 더이상 내 뜻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것들로부터 버려짐>

수많은 거짓말(?)로 탄생한 옛사랑들, 내가 사랑한 것들이 나를 버린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공포다. 1976년 개봉한 영화<택시 드라이버>가 대표작품으로 볼 수 있다. 주인공은 고개를 숙인 채 걷는 베트남 참전용사이다. 이 영화가 왜, 70년대 중반에 나왔을까? 이시대는 베트남전에 반대를 하며 전쟁을 일으킨 부모세대와 단절을 선언하는 청춘들이 있었다. 그리고 베트남전에 참전한 일부 젊은이들, 부모 뜻대로 살고 국가에 충성하며 최선을 다해 싸우고 간신히 살아 돌아왔지만 희생을 당연시하는 어른들과 참전 사실에 손가락질하는 친구들, 그들은 얼마나 고독했을까? 국가와 사회, 친구에게 버려진 것이다. 1970년대는 부모자식의 대립 뿐아니라 젊은 세대간에도 갈등이 심화되었다. 미국을 휩쓴 세대와 이념의 갈등이 있었던 시대였고 그때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청춘,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어 사회에서 고립된 한 남자가 늦은 밤, 택시안에서 창밖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당시 미국의 사회적 공포를 표현했다.

1980년의 대표작은 영웅본색(1986)이다. 홍콩을 넘어서 아시아를 뒤흔들었다. 김태훈은 영화관에서 20번도 넘게, 최소 50번 이상 봤다고 한다. 당시 반복관람이 자랑걸였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이 영화의 영어 제목 <A BETTER TOMORROW>이고 오우삼 감독의 작품이다. 한때 성냥 좀 씹었던 '주윤발', 포스 철철~ 액션배우 '적룡',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고 장국영' 80년대 최고 스타3인방이 출연했다. 그때까지 홍콩 영화 하면  살아있는 특수효과 사나이, 성룡의 작품들이었다. 영웅본색 등장 후 성룡 영화는 인기 하강했다. 그때부터 영화가 나왔다 하면 주인공은 갱스터였다. 어째서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걸까?

1997년 일어난 홍콩 반환이 원인이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이 국제법상 100년 만에 중국으로 반환되었다. 영국이라는 엄마에게서 자랐는데 중국이 친엄마로 등장했다. 민주주의인 홍콩에겐 두려운 공산주의 중국이었다. 80년대 홍콩 시민이 느꼈을 공포감이 엄청났을거다. 홍콩의 부호들은 이민을 떠났고 NO VISA NO FUTURE!(비자가 없다면 미래도 없다) 말이 나돌 정도였다. 홍콩반환으로 인해 법과 제도를 수호하는 경찰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때 등장한 자가 있으니 무법자 갱스터, 법은 안 지키지만 착하다, 게다가 의리까지 있다. 인정도 베풀 줄 안다. 홍콩 반환을 앞둔 80~90년대 초 홍콩은 갱스터영화 시대를 맞았고 우리 한국영화들은 조폭을 소재로 했다. 법이 제대로 지켜진다고 느꼈다면 정의로운 조폭 영화는 없었을 것이다. 법은 지키지 않지만 친구를 위해 복수에 나서는 의리, 위조지폐를 찍어내지만 경찰 동생을 위해 범죄 증거를 훔치는 형, 나를 모욕하는 건 참아도 친구를 모욕하는 건 참을 수 없고 형제란...어떤 일도 용서한다는 걸 알려준 정의로운 갱스터들의 이야기가 바로 홍콩 반환으로 생긴 법에 대한 반감으로 흥행하게 되었다.

<청춘들의 일탈과 새로운 질병>

홍콩이 극심한 불안에 떨때도 세계 어느 곳에나 청춘들은 존재했고 청춘들과 함께 퍼져나간 질병의 공포가 있었다. 13일의 금요일(1980)을 들 수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붉은 핏빛, 슬래셔무비(얼굴을 가린 살인마가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영화)가 공전의 히트로 청춘 공포물 인기를 얻었다. 영화<스크림>이 알려주는 공포 영화 법칙, 소리치면 죽는다 사랑하면 죽는다 방정 떨면 죽는다! 왜 공포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을까? 1980년는 컬러의 시대였다. 컬러TV보급으로 화려해졌고 경제적 호황을 누렸다. 이로 인해 성의 개방이 시작되었고 어른들의 걱정이 시작되었다.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하는 성문화, 에이즈의 공포(A아 I이젠 D다 S살았구나!!)가 있었다. 당시 에이즈 발병은 곧 죽음이었다. 록허드슨, 프레디머큐리, 에이즈로 인한 유명인들의 죽음으로 충분한 치료여건에도 불구하고 사망하는 것을 보며 어른들의 아이들에 대한 경고! 일종의 복수극인 셈이다.

이때 중세시대 뱀파이어의 환생한 영화들이 많았다. '브람 스토커'의 소설이 원작인 <드라큘라(1992)>는 <지옥의 묵시록>, <대부>등을 만든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감독이 만들었고 키아누리브스 출연했다. 이외에도 1990년대 공포 영화 단골 소재로 뱀파이어의 대거 등장했다. 영화 톰 크루즈, 브래드 피트 주연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도 있다. 성관계, 수혈 등 혈액으로 감염되는 에이즈, 뱀파이어 역시 피를 통해 감염된다. 뱀파이어와 동일시된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시대가 가진 두려움의 상징인 공포물로 만들어졌다.

뉴밀레니엄을 앞둔 1998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이 있다. 뉴밀레니엄 시대에 웬 군인 영화? SF계의 대가가 어찌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배경으로 도대체 왜 전쟁영화를 만든 걸까? 라이언 가의 4형제 중 3명이 전쟁으로 전사했다는 보고를 받은 대통령, 8명의 대원이 유일한 생존자인 막내 '제임스 라이언' 구출 작전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라이언 일병이 있는 곳은 적진 한복판, 한 사람 때문에 8명이 다 죽게 생겼다. 결국 라이언 일병 구출 후 전원 몰살, 무슨 이런 영화가 다 있어, 그 8명은 무슨 죄야!! 당시 의문의 신작이었다.

밀레니엄는 디저털 컴퓨터 기계의 시대이다. 비인간적이라는 말이다. 인간 VS 인공지능의 경쟁이 벌어진다. 지난해 알파고와 경쟁한 이세돌의 바둑에서도 우리는 많이 느꼈을 것이다. 기계는 계산을 통한 최적의 수로 승리한다. 이것을 실생활에 적용해보자. 화재현장에 도착한 소방차, 최신 능력 탑재된 인공지능 소방관, 인공지능의 계산 결과는? 구출불가! 저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n명의 소방관을 투입해 물을 2t 소비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구할 확률은 10%이다. 구하지마! 사람이 생존해 있어도 구출 포기한다. 이것을 우리는 효율적이라고 한다. 요즘은 인공지능 사고를 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1명을 구하기 위해 8명이 죽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 김태훈은 단연코 희생이라고 말한다. 우리를 위해 희생하는 소방관, 경찰관, 물에 빠진 자식을 구하러 뛰어든 수영 못하는 엄마, 이건이 인간이다! 희생을 감수하고도 생명을 포기 않는 것이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다.

한시도 잊은 적 없는 밀러 대위의 유언, 살아남은 라이언이 희생된 대원의 묘비를 찾아가 하는 말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당신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첨단 밀레니엄 시대를 살아갈 우리게게 던지는 메시지

첨단 밀레니엄 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온 가족과 함께 찾아간 주인공 한 사람이 아닌 많은 이를 구해줬음을 의미한다.

<더이상 우리를 사랑하는 남자 따윈 없다>

한편으로는 서글프기도 하다. 뉴밀레니엄 시대 연애 트렌드 COOL~이다. 다소 가벼워진 연애 양상, 문자로 이별 통보하기도 한다. 20세기이 쿨은 멋지다였지만 21세기는 상처받기 싫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야생에서 발견된 늑대 소년과 한 소녀와의 운명적 사랑에 대한 이야기을 늑대소년(2012)이 인기를 끌었다. 늑대소년을 교육하는 소녀, 영화 속 명대사 "기다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여전히 소녀를 기다리고 있던 늑대소년, 그런 남자는 없어요! 인간 중에는 없어!

한동안 흥행을 보증하던 멜로 장르였다. 요즘은 멜로 영화가 거의 없다! 망부석처럼 한 여자를 기다리는 남자 여자 관객들은 감동 그 자체였는데 이제는 멜로는 판타지가 되어버렸다. 리얼한 티격태격 사랑싸움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가 더 현실적이다. 멜로가 성립되려면 일편단심 남자 주인공이 필요하다. 그런데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때 멜로에 현실성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인밖에 모르는 강아지, 껌 하나면 충성 기다려! 초견적인 인내심 발휘한다. 순종적인 행동에 쓰담쓰담 강아지는 기다립니다~저런 남자가 어디있어! 늑대소년이라면 기다릴것 같아, 이말은 늑대소년이 아니면 기다리지 않을거야라는 말을 내포하고 있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고 믿는 시대가 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공포 영화가 있다. 숨바꼭질(2013) 관객수 약560만 명으로 흥행했다. 집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괴한, 가족을 모두 살해! 들통 날 위기에는 다른 집에 가서 범죄 반복한다.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내용 후유증도 엄청났던 영화 그만큼 리얼했던 공포였다. 호화캐스팅도 아니고 아름다운 내용도 아니고 고액의 제작비도 아니었다. 의문의 흥행 비결은 뭘까? 그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2007년 미국의 모기지론 대부업체들이 파산하면서 시작된 경제위기가 닥쳤다. 수많은 사람이 홈리스로 전락 우리나라도 부동산 폭락 조짐이 있었다. 부동산 폭락의 두려움 엄습했다. 대한민국 어른들에게 집이란 생활 터전일 뿐만 아니라 집의 일부는 아이들의 미래 그리고 노후의 원천 내 가족 모든 것이 달린 집의 의미이다. 연일 집값 폭락 뉴스가 들려오고 미국, 일본의 부동산 붕괴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공포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가족을 없애 고 내 집을 뺏는다. 시대의 공포를 대변한 영화 영화의 통찰력이다.

한국에서 좀비 영화는 망한다는 편견이 있었다. 미국은 왠지 좀비가 있을 것 같지만 한국 좀비는 상상 불가였다. 부산행(2016) 흥행 참패 예상했지만 1100만 관객 돌파했다. 영화 흥행 후 체육관에서 보기 힘들어진 마동석, 부산행 기차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와 인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였다. 감쪽같은 CG? 실감나는 좀비 분장? 김태훈은 묻는다. 진짜 좀비가 있어요? 왜 좀비를 진짜라고 느꼈을까? 2015년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있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 감염경로로 메르스 사태의 불안을 저격했다. 명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감염되고 나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기침만 해도 감염자로 의심하고 확진되면 무조건 격리했다. 인간 vs 인간, 불안과 공포로 인한 불신이 팽배했다. 실제로 겪은 바이러스의 공포, 실제로 벌어질 것 같은 느낌, 현실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좀비에게 쫓기는 기분 실감을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공포와 불안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실체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패배할까 봐 두려운 게 아니라 잘 몰라서 두려운 게 아닐까...우리의 불안과 공포를 안다면 해결책도 찾아낼 수 있다. 평온한 바다는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는 영국 속담처럼 다사다난한 어른들의 삶 실체 유무에 상관없이 불안과 공포를 알고 이겨낸다면 노련한 뱃사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방송을 본건 몇주 됐다. 내 불안의 원인을 찾고자 알렝드보토의 책을 읽는다 글쓰기가 늦어졌다. 지금 다시 쓰면서 봐도 김태훈 이날 강의 꽤 멋졌다. 나도 앞으로 영화를 더욱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