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수기의수다]김어준에 관하여

내가 김어준을 알게된 건 2010년 서울에 올라오고 나서인듯 하다. 그때 서울사람들은 아이폰3을 많이 가지고 다니길래 기계 욕심이 있던 나는 아이폰시리즈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아이폰4로 폰을 바꾸게 되면서 팟캐스트를 듣고나서인 듯 하다. 거기에 예전에 김어준이 하던 상담 라디오가 있었고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이 사람이 궁금해서 김어준이 쓴 책을 몇권 읽었다. 이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참 멋지다라고 생각했다.

  

내가 블로그를 하면서 내 삶에 정말 진지하게 많은 생각을 펴놓았지만 유입통계를 보니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은 김어준이다. 그래서 김어준에 대한 매력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한도내에서 수다 떨어보려 한다. 내가 김어준에 대해 알고 있는 이야기는 대부분 <내가 걸은만큼만 내 인생이다.>와 김어준이 했던 라디오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우선 나는 위의 사진을 보고 웃곤 한다. 우울할 때 보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이었다. 처음엔 둘다 얼굴들이....참....할말 없다....요런 생각을 했었는데 볼수록 정이 가고 행복한 사진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맛있게 밥 먹는것만큼 기분좋은 일도 없을것 같다.

기억의 오류가 있겠지만 내가 듣고 읽은 김어준은 어린시절 꽤 잘 나갔다. 어린이집원장님이셨던 어머니와 회사원이었던 아버지 밑에 외아들로 자랐다. 중학교때인가 미국에서 몇년 살다와서 영어도 잘한다. 그리고 독실한 기독교신자였다. 고등학교때 예수님이 세상을 만들었다면 유다같은 인물은 없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김어준이 머리로 이해한 성경에 대해 논리적으로 목사님과 논쟁을 벌였다 한다.

김어준이 지금처럼 멋지게 살수 있는데는 김어준의 어머니의 공이 크다. 본인의 일에 열중하다보니 김어준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어머니께서 어린 여동생을 한명 데리고 와서 같이 살았다고 한것 같다. 그렇게 김어준은 혼자 자랐다고 느꼈다. 혼자 잘나서 잘 자랐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러다 학력고사(?!)인가 대입에서 실패를 했다. 당연히 서울대를 가야하는데 홍익대 전기공학과를 가게 되었다. 그때 처음 인생의 좌절을 맛봤던것 같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포스코인가 대기업에 취직을 했는데 6개월도 채 되기 전에 회식을 하고 헤어져 시간이 너무 늦었길래 집에 가기 귀찮아 사무실에 가 있었더니 팀장님이 새벽에 일찍 출근해서 자기를 보고는 자네 참 열심히군(?!)정도의 칭찬을 했다고 한다. 그때 그만두기로 결심했단다. 자신의 미래가 저 팀장님이라면 행복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그때 어머니가 김어준한테 막 뭐라고 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자기가 자랑거리로 둘만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싫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어준은 그만뒀다. 그리고 맘대로 산 듯 하다.

결혼을 할때도 부모님께 몇월며칠에 시간되시냐 되시면 자기 결혼식이니 오라고 했단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3년정도 살다 이혼했다. 이혼하고 네멋대로해라의 인정옥작가와 동거(?!)를 하는 듯 했는데 지난주 라디오 다시 듣기를 들어보니 여전히 잘 지내는듯 하다.

내가 김어준을 보면서 참 멋지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사는거다. 그런데 그 본능이 도덕적으로 괜찮다. 무단횡단이나 병원에서 흡연이나 사소한 경범죄 정도 저지르면서 충분히 잘 살고 있는것 같다. 이렇게 본능에 충실하게 잘 살아보이는데 정서적으로 저렇게 안정되어 보인다는게 참 부러웠다.

그리고 생각보다 큰일에는 너무나 대범하다. 박근혜대통령5촌사건으로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하면서까지 떠들어대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김어준은 늘 말한다. 연애와 여행을 많이 해보라고...연애를 하면 자신이 얼마나 찌질한 인간인지 알 수 있고 여행을 많이 해보면 사람들이 살아가는게 다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위안을 받는다고...김어준이 가진 저 통찰력은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 사람, 인간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을거다. 그런데 저마다 태어나서 살아가는 것, 선천적인 차이도 보였을것이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해답은 김어준도 깨닫지 않았을까 신의 영역이라는 것을....그러나 살아가면서 만들어지는 자존감의 차이는 부모님의 사랑에서 비롯됐다는 것도 알게되었을 것이다. 김어준이 해외여행을 할때 숙박비로 보스양복을 사입고 10명 모객을 해가면 자기는 하루 공짜 숙박을 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때 돈을 잘 벌었다고 했다. 자기가 보스를 입었으니까....라고 했지만 그렇게 스스로에게 대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대접받아본 사람이었기에 쉽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김어준이 본능적으로 도덕적이고 바른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기에 나보다는 훨씬 쉽게 받아드렸을 것 같다. 자기가 잘나게 태어난 것이 자기 선택이 아니었듯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그들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해했을것이다.

그리고 신의 영역에서만 좌우되어야 할 문제들이 법과 제도라는 인간이 만든 굴레에서 이상하게 악용되는 것들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게된 것 아닐까 싶다. 그렇게 둔다면 세상은 타락하고 말테니까....

김어준은 여전히 대단하다. 결혼을 하고 이혼을 했어도 내가 아는한 아이는 없다. 본인이 하고 있는 모든 행위가 단지 궁금해서 재밌어서 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하고 힘든 일도 많다. 무엇을 위해 저렇게까지 하는가가 늘 궁금했다. 나는 그게 본인이 태어나 좋은 머리로 편하게 살다 멋대로 살고 있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환멸도 느끼지만 생명 자체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알고 있어서인 듯 하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인간 개인의 누군가의 실수 또는 잘못된 판단으로 304명의 학생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정말 재앙인 것이다. 우리가 눈을 똑바로 뜨고 살아야 하는 이유다. 신이 아닌 인간이 만든 재앙을 또다시 당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할때 좋아한다는 것은 궁금한 것 같다. 내가 김어준을 정말 좋아했었고 여전히 좋아한다. 그래서 어제 집에 가서 김어준 관련 책들을 찾았다. 기억은 잘 안 난다. 내가 청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내가 걸은만큼만 내인생이다. 생각을 키우고 마음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을 살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슬찬이가 자라는 세상은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면서 살아도 불안하지 않고 행복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