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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우리 가족

부산에 다녀오고 은근 피곤하지만 역시 다녀오길 잘 했단 마음이었다. 부산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언니가 있어서다.
보통은 엄마가 있어서이겠지만 우리집은 그렇진 않다. 부산에 가서도 보통은 슬찬이 핑계로 언니네집에서 머물렀다. 2년전부터 엄마네에서도 1박을 하고 있다.
엄마를 보는 것, 할머니를 보는 것은 솔직히 하지 않는다고 마음으로 죄책감이 생기는 일은 아니다. 그저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도리다. 그리고 하고 나서 역시 하길 잘 했어란 생각이 드는 일이기에 꾸준히 한다.
그러나 엄마와 통화를 한다거나 오랜 시간 함께 하는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내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 중에 엄마도 있다.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는 모습...아이를 키우며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빠듯해져보고 나니 참 감사할 일이란 걸 알았다. 엄마성향이 남에게 민폐 끼치고 싫고 인간관계를 버거워하는 이유 중 하나가 돈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적당히 감당할 수 있을만큼으로 끊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거기엔 가족도 포함된다. 엄마에겐 사람은 늘 버거웠던 것 같다. 어쩜 나랑 똑같다. 그래서 때론 외롭다. 누구에게도 의지해본 적 없는 어쩜 누구도 믿어본 적 없는 모습...스스로 힘들게 살면서 그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확신하는 모습이 약간은 짠하다. 이제는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냥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애쓰진 않는다. 내가 여유가 되고 에너지가 있을때 그냥 먼저 연락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부산을 다녀오면 가장 큰 위안이 언니다. 쌍둥이처럼 닮은 모습...그리고 나름 잘 살아내고 있는 모습이 꽤 위로가 된다. 그리고 간간히 느껴지는 열정이 참 부럽다. 언니는 나에게 열정이 넘친다고 종종 말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언니에게 훨씬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다. 소소하게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실행력도 있고 재밌게 사는 법을 아는 사람 중 하나다.
이번에 대화를 하다 또 공통점을 발견했다. 역시 우린 둘다 능력주의자란 점. 노력하면 대부분의 것들을 해낼 수 있다고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냉정한 마음을 가지게 될때를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단 것이 참 좋다. 그리고 김제동책을 읽고 김제동 관점으로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꽃청춘의 윤상 모습에 연민을 느낀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역시 언니가 나보다 훨씬 더 포용력이 넓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때 유희열, 이적, 윤상을 보며 윤상은 끝까지 나약하다고만 생각했다. 본인이 가진 천재성에 감사할 줄 모르고 자기안에 갇혀 스스로를 괴롭히는 모습이 답답했었다. 이제는 약간 다르다. 아마 윤상이 너무 밝았다면 나는 또 싫어했을 것이다. 신이 공평하지 않다고~
언니와는 이런저런 정말 다양한 잡다한 대화를 할 수 있어 참 좋다. 오늘 문득 나에게 가족이 공기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있는지도 모르다가 한번씩 이렇게 느끼고 고맙게 생각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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