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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여자로 살아가는 것

내가 여자여서 특별히 불편했던 것을 잘 생각해보면 다달이 하는 생리가 대표적인 것 같다. 6학년때 처음 시작해서 25년간 꾸준히 해왔다. 지금같은 더위에는 정말 너무 찝찝하고 힘든 일 중 하나다. 그냥 당연한 듯 받아들이면서도 자궁을 드러내고 싶을만큼 싫어했던 적도 있었다.
슬찬이를 낳고 복직을 하고 둘째는 낳을 생각이 없었기에 미레나라는 피임기구를 삽입했었다. 생리양이 급격히 줄고 거의 안 하는 듯 지나갔다. 너무 편하고 좋았다. 2016년 7월에 해서 올해 2월에 뺐다. 보통은 5년이 유효기간이라고 했었다. 부작용이 있단 이야기도 들었지만 내가 느끼기엔 처음엔 좀 불편했지만 1년간은 너무 편했었다. 그러나 작년 10월부터 두드러기로 고생하며 약간 변화가 생겼었다. 결국 올해 2월에 빼기로 결정한 이유였다. 루프를 하고 있는 동안은 생리를 거의 하지 않아 너무 편했는데 갑자기 보통 생리를 할때보다 오히려 기간도 길고 양도 많아졌었다. 뭔가 불안한데 이게 두드러기랑도 관련이 있진 않을까 하는 의심이 생겼다. 그래서 빼고 또 내 몸을 관찰했다. 루프를 뺐는데도 2달간 생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4월, 5월은 3주씩 했다. 결국 산부인과를 찾았다. 초음파 검사 후 선생님께서 원인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피가 계속 나올 거란다. 생리라는 것이 배란 후 임신에 실패하면 두꺼워졌던 자궁내막이 얇아지면서 나오는 것인데 3주간 하고도 여전히 두껍다고 하셨다. 원인이 뭔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약을 권하기도 어렵고 소파수술을 권하셨다. 고민을 하다 했고 그 날로 그 생리는 끝이 났다. 그리고 조직검사 결과 아무 이상은 없었다.
덕분에 보험금을 받았다. 실제로 지출한 금액은 40만원 남짓인데 삼성생명 100만원, 푸르덴셜 35만원, 메리츠 실비 27만원 수술특약 30만원, 회사단체보험 40만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두드러기가 그동안 내 몸을 너무 방치했다고 몸이 발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여자로 살아가며 몸에 중요한 이상신호 중 하나가 생리불순이 아닐까 싶다. 건강에 대해 신경을 안 쓰며 즐겁게 사는 때가 가장 좋았었다. 그러나 이젠 확실히 체력이 딸린다는 느낌이 들고 몸이 반응을 한다. 그렇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응답해주는 것이 나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방법 아닐까 싶다. 그리고 보험맹신자로서 여유가 없을수록 건강보험은 꼭 들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또 들었다. 나는 나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안 해라고 자만해왔었다. 그리고 보험은 그냥 말 그대로 보험일뿐 노후에 어쩜 사후에 슬찬이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는 나에게 피해를 안 끼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끼치고도 별일 아닌 듯 수습을 잘해왔던 것 같다. 대부분은 돈을 쓰면서...
남자로 살아가든 여자로 살아가든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생기는 경륜과 연륜으로  삶을 알 때쯤 함께 찾아오는 노화에 마음은 20대인데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서글픔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 몸과 마음을 세심하게 챙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오늘도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