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휴가 후 일주일

나도 쉬었으니 다른 직원들도 마땅히 쉬어야 한다. 그렇게 사무실에서 은근 긴장하고 일주일을 보냈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오며 목이 확 갔었다. 게다가 지난 토요일에 술을 마셨더니 더 심해졌고 토요일부터 쭈욱 약을 먹고 있다. 조금씩 상태는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기분은 뭔가 모르게 짜증으로 가득찼다.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이 내가 원하는 여행은 아니었다. 난 좀더 편히 쉴 수 있는 여행을 원했는데 일정을 최대로 단순화했음에도 나를 충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슬찬이가 여행을 즐기게 된 것이 꽤 고무적인 일이지만 다녀오고 나나 남편 둘다 체력고갈에 여행지에서 슬찬이는 식사때 조금밖에 안 먹고 우리가 편히 먹기 위해 휴대폰을 줬더니 돌아오고서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식사버릇이 더 심해진 것 같다. 어쩜 그냥 예전과 똑같을지도 모른다. 거의 대부분의 면에서 슬찬이가 조금씩 성장하는게 느껴지는데 제일 내 마음에 안 들때가 밥 먹을때인데 여전한 것이 내 짜증을 폭발시켰다. 역시 기대가 큰 게 문제인 듯 하다.
Y에서도 식사 때문에 선생님 속을 여러번 뒤집어 놓는다는 연락을 받을때마다 나도 은근 스트레스인데 쉽게 바꿔지지 않으니 나도 짜증이 나는데 종일반 수업후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어른들이 있음에도 본인이 버튼앞으로 비집고 들어가서 버튼을 자기만 누르겠다고 하다 결국 종일반선생님과 실랑이를 하고 오르락내리락하면 혼이 났다는 연락을 받은 저녁에는 결국 폭발했다. 그날 집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분이 눌러둔 버튼을 자기가 눌러 해제하려 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샤워부터 하기로 해놓고 집에선 말이 바꼈다. 그렇게 목요일부터 오늘 토요일까지 식사때마다 실랑이 중이다. 화를 내면 울음으로 해결하려는 것도 거슬린다. 절대 죄송하다 다시 하지 않겠다는 말을 잘 안 한다. 본인이 생각할땐 그냥 재미이고 별문제가 아닌데 어른들이 자기를 혼내고 화를 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슬찬이의 해맑음이 참 부럽고 좋다. 그러나 그 해맑음 때문에 결국 내가 화를 내고 악역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참 씁쓸하다. 그냥 그대로 둬도 크면 괜찮아질 거라고 나보고 과하다고도 한다. 그러나 난 나나 슬찬이나 자기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것을 인지는 하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것은 하면서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지금은 결국 레고방에 넣고 혼자 카페에 와있다. 나 혼자만의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게 이 모든 짜증의 원인이 아닐까 싶다.

'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7년전 나  (0) 2018.08.12
베토벤의 비밀노트  (0) 2018.08.12
슬찬이의 작품활동  (0) 2018.08.10
여자로 살아가는 것  (0) 2018.08.07
앨리스, 너만의 길을 그려봐  (0) 2018.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