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모두가 자고 있는 새벽 자다가 깼다. 꽤 잔듯하다. 토요일이니까 조금만 더 누워있자. 다시 잠이 들겠지...그런데 또 블로그에 글이 쓰고 싶어졌다. 어제 말하는대로를 보면서 느꼈던 것과 생각들...난 지금 블로그에 중독이 된 것 같다. 역시 생각이 많다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결혼하기 전의 나는 내가 생각해도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 특히 서울에 오고 나서인 2010년부터 결혼전인 2012년까지 내 인생의 전성기라고 느낄 정도로 행복했었다. 직장에선 부산에서는 거절이 불편해서 해주다보니 늘 나혼자 많은 일을 하는 것만 같아 억울했는데 서울에 오고나서는 우선 내가 할 일 먼저 끝내고 여유가 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만큼만 동료들을 도우며 보람도 느꼈다. 그리고 퇴근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열심히 찾아다녔고 성당에서 만난 예비자교리 동기들과 이탈리아 여행도 다녀왔고 남편을 만나 제대로 첫 연애를 했다. 내가 부산에 계속 있었다면 깨지 못했을 것 같았던 나를 깨고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시기에는 결혼을 한번 했었고 이혼을 했던 김어준에 푹 빠져 김어준의 책을 읽었다. 연애, 인생 상담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한 부분이 결혼은 혼자 살수 있을 때 해야한다는 말이었다. 나는 당연히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결혼에 대해서는 생각이 없었다. 지금 생활이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관계도 꽤 괜찮은 편이었고 상도동의 거실 딸린 원룸은 내가 생활하기에 충분했다. 안정된 직장에 퇴근후 주말이면 즐겁게 지내는데도 한번씩 공허함이 찾아왔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의도치 않았던 임신으로 결혼을 하기로 결정하고 결혼을 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서 내가 엄청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혼자 있는 것이 외롭고 두려워서 그렇게도 열심히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녔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하는 모든 것에는 함께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냥 내가 무언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외로워서 비슷한 사람들이 있는 곳을 그렇게도 찾아 헤맸던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나니 그 감정은 더욱 극대화되었다. 그리고 모든걸 열심히 하면서도 무언가 잘못 되는 것 같은 그 느낌이 너무 두려웠다.
그리고 상담을 받고 지금은 좋아졌다. 여전히 한번씩 외롭다. 이정도의 외로움은 누구나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어제 말하는대로를 보는데 장도연이 물었다. 결혼하면 좋냐?! 해야하는것인가요?! 하고 거기에 하하와 유희열의 대답이 참 공감이 되었고 내가 이래서 유희열을 좋아하는구나를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결혼생활은 기본적으로 일부분의 나는 희생해야 한다. 그런데 100%의 나를 고집하다보면 문제가 커진다. 그리고 둘다 괴롭다. 함께 사는 법을 배우면서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 하하 참 잘 살고 있는것 같다.
유희열이 말한다. 결혼은 무지 쓸쓸한 일인거 같아요. 처음만나 푸릇푸릇했던 어린시절의 아내가 이제는 발 뒤꿈치에 하루의 편린이 다 묻어있는 채로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주 쓸쓸해요. 365일 가운데 360일은 별로에요. 5일 정도 좋은데 그 5일이 360일을 살아가게 해요. 일상을 공유하며 일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결혼이라고 생각해요.
유희열의 말에 정말 공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나의 경우는 내가 생각해도 좀 독특하다. 이제 인정한다. 나는 평생을 아침형인간으로 살아왔다.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쭈욱~~~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 기간중이 나의 가장 나태했던 생활이라고 여겼다. 나는 너무나 나를 기능적으로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알아봐주지 않는 남편에게 서운했고 전형적인 저녁형인간인 남편과는 생활패턴이 맞지 않아 공유할 수 있는 삶도 없다고 느꼈다. 그러다보니 내가 이상한가라는 고민도 하다 나를 이상하다고 여기는 남편을 원망했다.
블로그도 나의 외로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제도 팬텀싱어가 끝나자마자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일었다. 그때 남편에게 장난삼아 오빠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면 블로그 쓸 필요도 없다고는 했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진짜 나에 집중하는 이 시간이 참 행복하다.
2016년 7월에 업무파트너로 만난 28살의 남자직원에게는 결혼은 하지 말고 연애만 하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결혼 해볼만한것 같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내 세계관이 넓어지는 것을 느끼며 경험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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