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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후회?! 자기합리화중~

어머니께서 우리집 인근으로 이사오시려 집을 알아보고 계신다. 남편의 출근시간이 빨라져 새벽에 오시는 것에 대해 마음에 걸렸는데 도련님이 집을 사시기로 마음을 먹고 위치를 우리집쪽으로 오는걸 정하셨다. 혼자 벌어서 집 대출금을 갚고 어머니와 생활비를 낼 것까지 도련님의 희생이 크다. 도련님은 집을 살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어머니와 내가 꼬드겨 일이 이렇게 되었다. 이렇게 정하고 나니 내 계산은 부동산에 가서 내가 원하는 조건을 말하고 그러한 집이 나올때까지 기다리면 된다이다. 굳이 이 부동산 저 부동산 다닐 생각도 없고 2~3개 구경하고 나면 그 집이 그 집이라 같은 구조라면 가격이 싼 집을 사서 기본 리모델링을 하면 된다. 쇼핑을 할때도 이거저것 보다보면 눈이 높아져 결국 선택을 못하거나 지불능력이 없는데 지르는 경우가 많기에 내가 살 수 있는 것만 보고 그 안에서 결정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어머니는 젊은 시절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봤다. 어느정도 집을 보시는 눈이 있고 지금 원하는 가격대에 본인 마음에 꼭 드는 집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도련님이 결정한 날부터 수시로 저녁에 퇴근하면 우리집에 계신다. 그리고 오늘 이런저런 집을 봤는데라며 설명을 하신다. 처음보다 어제 말한 집은 2~3천 정도 가격도 올라있고 우리집에서 거리도 멀어졌다. 15층에 15층, 꼭대기층은 사는게 아니라고 들었지만 성당교우분들과 가서 보시곤 꼭 마음에 드셨나보다. 그래서 처음엔 그럼 그집으로 하세요라며 받아줬다. 도련님이 집을 사려는 이유는 어머니 때문이고 본인은 집 밖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결정하시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슬찬이를 하원하고 와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있는데도 안 가시고 계속 말씀을 하신다.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슬찬이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편의점 가자는걸 안 된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고 집에 와서도 말을 안 듣고 있었는데 옆에서 아무것도 안 하며 앉아서 계속 본인 이야기만 하고 계시는게 거슬렸다. 결국 폭발했다. "제가 오빠하고 어머니께 불만이...좀 심하게 말하면 쥐뿔 가짓 것도 없으면서 뭘 그렇게 재는건지..." 라고 그렇게 말하고 어머니는 가셨고 죄송한 마음에 사과 문자는 보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엄청 잘못한 건지....전날 슬찬이가 새벽에 코가 막혔다고 새벽에 깨서 한참을 울다 자는 바람에 내가 잠을 설쳤고 사무실에 신규직원이 한 명 오는 바람에 또 일을 가르치느라 바빴다. 단지 그 이유만이라고 하기에 아침까지도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게 왜 그렇게 마음에 쓰이고 불편할까를 생각하면 어머니와 도련님의 관계가 남편과 나의 관계 같았다. 남편은 생각없이 행동하고 소비하고 그에 대한 수습은 늘 내 몫인 것이...나도 돈 버는게 힘들고 피곤한데 본인의 욕구는 자신이 감당해야지 나를 위해서라며 내 돈 쓰는걸 쉽게 생각하는게 늘 싫었었다. 요즘 남편은 새벽 같이 나가고 평일엔 거의 시간을 못 내도 주말에 슬찬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남편이 밉지 않았다. 슬찬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나, 남편, 어머니 이렇게 계속 엮여야만 하는 자체에서 짜증이 났던 거 같다. 그리고 내가 어머니를 돈 때문에 은근 무시하고 그걸 드러내게 만든, 내 인간성의 바닥을 봤던 것이 내가 불편한 이유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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