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매일미사]1월12일(녹) 연중 제1주간 금요일

<교황님의 기도 지향>

아시아 나라들에서 그리스도인과 다른 소수 종교 신자들이 종교 생활의 자유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입당송>

나는 드높은 어좌에 앉아 계신 분을 보았네. 천사들의 무리가 그분을 흠숭하며 함께 노래하네. 보라, 그분의 나라는 영원하리라.

<말씀의 초대>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임금을 세워 달라고 사무엘에게 청하자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임금을 세워 주라고 이르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지붕을 벗기고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내려보낸 이들의 믿음을 보시고 병자를 고쳐 주신다(복음).

@제1독서<여러분은 임금 때문에 울부짖겠지만, 주님께서는 응답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 무렵 모든 이스라엘 원로들이 모여 라마로 사무엘을 찾아가 청하였다. "어르신께서는 이미 나이가 많으시고 아드님들은 당신의 길을 따라 걷지 않고 있으니, 이제 다른 모든 민족들처럼 우리를 통치할 임금을 우리에게 세워 주십시오." 하는 그들의 말을 듣고, 마음이 언짢아 주님께 기도하였다.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백성이 너에게 하는 말을 다 들어 주어라. 그들은 사실 너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나를 배척하여, 더이상 나를 자기네 임금으로 삼지 않으려는 것이다."

사무엘은 자기한테 임금을 요구하는 백성에게 주님의 말씀을 모두 전하였다. 사무엘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이 여러분을 다스릴 임금의 권한이오. 그는 여러분의 아들들을 데려다가 자기 병거와 말 다루는 일을 시키고, 병거 앞에서 달리게 할 것이오. 천인대장이나 오십인대장으로 삼기도 하고, 그의 밭을 갈고 수확하게 할 것이며, 무기와 병거의 장비를 만들게도 할 것이오. 또한 그는 여러분의 딸들을 데려다가, 향제조사와 요리사와 제빵 기술자로 삼을 것이오. 그는 여러분의 가장 좋은 밭과 포도원과 올리브 밭을 빼앗아 자기 신하들에게 주고, 여러분의 곡식과 포도밭에서도 십일조를 거두어, 자기 내시들과 신하들에게 줄 것이오. 여러분의 남종과 여종과 가장 뛰어난 젊은이들, 그리고 여러분의 나귀들을 끌어다가 자기 일을 시킬 것이오. 여러분의 양 떼에서도 십일조를 거두어 갈 것이며, 여러분마저 그의 종이 될 것이오. 그제야 여러분은 스스로 뽑은 임금 때문에 울부짖겠지만, 그때에 주님께서는 응답하지 않으실 것이오."

그러나 백성은 사무엘의 말을 듣기를 마다하며 말하였다. "상관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임금이 꼭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다른 모든 민족들처럼, 임금이 우리를 통치하고 우리 앞에 나서서 전쟁을 이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무엘은 백성의 말을 다 듣고 나서 그대로 주님께 아뢰었다. 주님께서는 사무엘에게, "그들의 말을 들어 그들에게 임금을 세워 주어라." 하고 이르셨다.

@회답송

주님, 당신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행복하여라, 축제의 기쁨을 아는 백성! 주님, 그들은 당신 얼굴 그 빛 속을 걷나이다. 그들은 날마다 당신 이름으로 기뻐하고, 당신 정의로 힘차게 일어서나이다./ 정녕 당신은 그들 힘의 영광, 당신 호의로 저희 뿔을 들어 올리시나이다. 저희 방패는 주님의 것, 저희 임금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의 것이옵니다.

@복음 환호송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 복음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마르코 2,1-12

며칠 뒤에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으로 들어가셨다. 그분께서 집에 계시다는 소문이 퍼지자, 문 앞까지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음 말씀을 전하셨다.

그때에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왔다. 그 병자는 네 사람이 들것에 들고 있었는데,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분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보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율법 학자 몇 사람이 거기에 앉아 있다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이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그들이 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을 당신 영으로 아시고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중풍 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러자 그는 일어나 곧바로 들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말하였다. "이런 일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영성체송

주님, 당신께는 생명의 샘이 있고, 저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나이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중풍 병자를 치유하시는 장면은 다른 병자의 치유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병자를 곧바로 치유하지 않으시고,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라고 먼저 선언하십니다. 병이 내 몸을 평소 못 챙긴 탓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병은 죄의 결과'라는 예수님 시대의 생각이 오늘날에는 낯선 것이 사실입니다. 율법 학자들 입장에서는 병의 치유에 앞서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죄의 용서를 선언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신성 모독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병이 자신의 죄과라고 믿던 중풍 병자에게 예수님께서 죄의 용서를 먼저 선언하시고 치유하신 사건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으로부터 오셨고 죄를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권한을 가지신 분이심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신체의 자유를 넘어 죄로부터 해방된 영혼의 자유를 주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백성에게 보여 주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방 민족의 침략으로부터 보호받고자 세속에서 백성 위에 군림하는 임금을 세워 달라고 아우성칠 때, 사무엘은 그 임금이 얼마나 백성을 수탈하고 억압하며, 불의한 요구를 할지 미리 경고합니다. 권력자가 백성을 억누르는 독재를 경험해 본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그러나 당장의 이익에 눈이 먼 이스라엘 백성은 그런 불합리에도 상관없이 꼭 임금을 세워 달라고 합니다.

하느님을 백성의 주인으로 삼지 않고, 인간의 권력욕에 빠진 임금을 세워 달라는 이스라엘 백성이나, 예수님의 치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율법 학자들의 모습 속에서 인간이 지닌 교만의 역사를 봅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진정 나를 치유하시기를 겸손하게 청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