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직업을 유지한지 11년째다. 한 업무만 한 것이 아니고 부산에서 서울로 이동이란 큰 변화도 있었다. 5개의 부서에서 일해보며 나는 아무도 관심없이 혼자 책임지고 마음대로 처리해도 뒤탈 없을 업무 강도가 낮은 업무가 맞다. 이런 업무는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인데 난 이런 업무가 좋더라. 승진을 앞두곤 물론 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딱이다. 출퇴근 거리에다 업무 파트너가 출산휴가를 간지 3개월이 되어가며 몸이 힘들다보니 집근처로 옮기는 것을 늘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직업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고민은 할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지하고 끝까지 버티는 것도 꽤 멋진 일이라는 걸 요즘 많이 생각한다. 결혼생활도 직장도 이렇게 나에게 성숙할 기회가 되는 듯 하다.
사람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그게 자신에게 직접 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주는 것일 뿐. 문제는 당신 경우엔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라는 건데. 그런 유의 인간들은 자신의 교활함을 상대가 결코 눈치 채재 못할 거란 얼토당토않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재수 없지만 분란 일으키기 싫어 참아주는 건데 말이다. 바로 그걸 깨야 한다.
지금까지 그 친구가 당신을 등친 케이스를 아주 자세히 기록하시라. 육하원칙에 입각해 그 당시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게 진실과 어떻게 달랐는지. 최대한 꼼꼼하게.
양아치. 그들은 우선 욕망에 솔직히다. 사회는 개인의 욕망을 품위 있게 포장하고 조율하기 위해 오랜 세월 나름의 예법과 규범을 개발해왔다. 양아치는 이런 사회적 관례에 무심하다. 그래서 품위가 없다.
또한 양아치는 비장하지 않다. 비장하면 양아치가 아니다. 일상의 안위와 개인의 행복을 맨 앞에 놓는 그들은 본질적으로 소시민이다. 그리고 양아치는 독립군이다. 양아치는 조직폭력배가 못 된다. 폭력을 못 해서가 아니라 조직을 못 해서다. 양아치가 조직을 하는 순간부터 그들은 이미 양아치가 아니다. 상명하달, 지배와 피지배를 기본원리로 하는 조직에 무조건 충성하고 그 조직의 권위를 빌려서야 자존을 형성하고, 자신을 조직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고서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아내는 집단 정체성의 조폭보다는, 그렇게 철저히 개인으로 남는 양아치가 훨씬 더 근대적 자아에 가깝다.
충분히 엄숙하고 충분히 집단적이며 충분히 도덕적인 당신, 이제 양아치가 돼라. 개인과 조직 사이에서 갈등할 때,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언제나 그렇게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며 비장하지 않은 독립군인 채로, 당신 자신이어야 한다. 그렇게 독립된 개체로서의 자각 없이는 개인의 자존도 없다.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 양아치가 돼라.
당신 삶 자체를 경영할 안목과 실력을 기르라
일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불안해하는 거다. 그리고 일 이외에는 관심도 없다. 조직이 자신에게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고 그 결고로 조직에서 인정받는 데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찾는다. 그런 건 흉내로 넘어설 수 없다. 일종의 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죽을 건 없다. 통상 이런 친구들은 감성지수 같은 소프트한 면에선 평범 혹은 그 이하인 데다 결국 정신에너지가 고갈되는 탈진증후군을 보이기 십상이다.
더구나 단위시간 내의 생산성이나 속도로만 승부가 나지 않는 일은 앞으로 얼마든지 있다. 기죽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감정지수, 창의력, 자신만의 복합적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시라. 사회적 관계를 확대하고 시대의 맥을 놓치지 말고 인간 심리의 본질을 탐구하고 크로스컬처한 경험을 축적하시라. 그러니까 사람 두루두루 사귀고 문화 경험 많이 하고 연애 많이 하고 여행 많이 가란 소리다.
만약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그렇게 재빠르고 꼼꼼한 페이퍼워크가 가장 중요한 회사라면 평사원일 땐 그를 결코 이길 수 없을게다. 하지만 그런 회사조차 어느 시점부턴 그런 실무 능력 이상의 감성적이고 종합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지점이 있다. 그때까지 당신이 거기서 버티느냐 하는 게 문제가 될 순 있겠지만.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당장의 회사를 문제 삼지 말고 장기적으로 당신 삶 자체를 경영할 안목과 실력을 기르는 거다. 그건 페이퍼워크로는 안 된다. 인생 전체의 격차는 재빠른 페이퍼 제출이 아니라 바로 그 지점에서 나게 되는 거니까.
정치는 결국 힘 있는 곳으로 흐르는 거다. 당신이 업무 제대로 해내고 당신 할 일 잘하면 당신 주변으로 사람들 끌려온다. 신경 끄시라.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당신 일이나 잘 하면 된다.
무시하란 게 그들을 하찮게 보란 게 결코 아니다. 억지로 어울릴 자리를 피하라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불안하다고 그들에게 일부러 다가가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당신을 왕따시키는 걸 당신은 전혀 모른다는 듯 행동하시라.
당신이 그 회사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 그걸 최대한 얻어내기 위해 지금 해야만 하는 일, 그걸 열심히 하면 된다.
당신이 미안한 모습을 보이면 그는 자신의 권력을 재인식한다. 그러니 당당하시라. 자신의 권력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위축되게 만들어야 한다. 복종하지 않는 부하에게 화내는 상사는 많아도, 거절하는 여자 앞에서 위축되지 않는 남자는 없다. 다만 이걸 다른 직장 사람들이 보는 데서 하면 절대 안 된다. 그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켜야 할 자신의 권위가 있다.
상상에 대한 예를 갖추되 자신감을 갖고 분명하고 차분한 어조로 또박또박 전달해야 한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이야기일수록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 하는 게 실제 그 내용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능력이란 게 업무를 재빨리 파악하고 문서를 예쁘게 꾸미고 보고서 잘 만들고 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당신 회사의 사장이나 이사가 그런 능력이 출중해서 그 자리에 간 게 아니라고. 사람들의 욕망과 갈등을 중재하는 정치력, 일의 큰 방향성을 가늠하는 통찰력, 인간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부리는 용인술, 상대로부터 신뢰를 얻어내는 태도, 자세, 외모, 말투를 비롯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과는 능력 중에는 실제 매일의 업무보다는 업무 이외의 분야에서 발휘되는 게 훨씬 더 많다.
오히려 기왕 해야 하는 일이라면 성심성의껏 하고 진심을 다해 도와주시라.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 그게 당신한테 어떤 식으로든 돌아올 날이 있을 게다.
하지만 당신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건 분명 있다. 그 과장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욕하지 마시라. 그리고 미워하지도 마시라. 당신이 다음에 그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설마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세상일, 절대, 모르는 거다. 특히나 사회생활은.
당신보다 직장 내 권력의 우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당신이 그와 맺는 모든 관계가 수동적이고 방어적이기만 할 필요는 없다. 상대가 스스럼없이 군다면 당신도 그 장단에 맞춰주고 오히려 관계의 주도권을 당신이 행사해보시라.
그녀는 직장 상사다. 그저 그뿐이다. 그런데 당신은 그녀 아우라에 압도되어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징징거리는 어린애처럼 굴고 있다. 관계를 즐겨라. 그래도 된다.
사실 선택은 하나도 안 복잡하다. 문제는 당신이 어느 쪽으로도 결정을 못 하는 거지. 왜 결정을 못 하느냐. 겁나서 그렇다. 그래서 그 시스템 아래서 살아남겠다고 결정하거나 아니면 그 시스템을 박차고 나오겠다고 결정하거나 해야 하는데, 그 어떤 결정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혼자 쭈그리고 앉아 푸념이나 하고 있는 거다.]
사실 당신만 그러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선택을 못 하는 진짜 이유는 답을 몰라서가 아니니까. 그에 따르는 비용을 지불하기 싫어서니까. 그렇게 날로 먹고 싶어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눈치만 보며 사는 거, 사실 그 역시 하나의 생존 방식일 수 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정말 자신은 손에 흙 하나 안 묻혔는데 주변 정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서 저절로 자신이 원하는 상황이 도래하는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거라면 지금처럼 주댕이 내밀진 말아야 한다. 조용히 생존 자체에 만족해야 한다.
선택을 하시라. 푸념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자연인일 때나 나이가 서열을, 그것도 제한적으로 결정하지, 사회생활 중엔 직급과 나이가 역전될 때 허다하다.
기본적으로 미숙한 자와 싸워 득 볼 일 없다. 그러니 우선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그러거나 말거나 그의 대응을 무시해버리는 거다. 무시하라는 게 야박하게 대하거나 쌀쌀맞게 대하라는 게 아니다. 상대가 날 선 단어를 쏟아내건 말건 그냥 다른 사람 대하는 것과 똑같은 말투와 언성으로 담담하게 대하라는 거다. 어느 순간 제 풀에 나가떨어진다. 화내는 게 오히려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
다만 그러자면 적어도 스스로 남세스러운 게 뭔지는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것도 모르는 자라면 오히려 기고만장할 수 있다. 그런 자라면 정반대로 가야 한다. 따로 불러서 지적하시라. 길게 이야기할 건 없다. 차분하고 정확하게만 지적하시라.
이것 하나는 반드시 기억해두시라.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그와의 관계,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다. 그러니 그를 가소롭게 여기거나 하찮은 인간으로 여기는 우를 범하지 마시라.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 말이다. 인가사, 새옹지마다.
참석하는 게 마냥 좋기만 해서가 아니라 참석하지 않는 게 두려워서 빠지지 않는 게 회식이란 소린다.
종교든 건강이든 핑계를 대고, 분위기 깨지 않도록 공손하게 사양해도 된다. 그리고 음료수를 따로 시키시라. 그래도 강요하는 사람 몇은 어디나 있기 마련이긴 하다. 웃으면서 몇 번이고 사양하시라. 어느 순간 모두 그 사실을 인지하고 나면 더 이상 당신한테 술잔은 돌아오지 않을 게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회식에도 당연히 순기능이 존재한다. 소통과 동지의식, 강화시킬 수 있다. 술이 싫다고 그 기회까지 날리진 마시라.
본격적인 승부를 걸기 전에 먼저 직장 문화부터 꼼꼼히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그런 후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떠나는 게 낫다. 아니면 그냥 묻어서 가거나.
이 세상에 쉬운 거 하나도 없다. 일이 되려면 나름의 고유한 과정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 과정을 스스로 거쳐야 비로소 내 것으로 체화되는 법이고. 거저 되는 거, 아무것도 없다.
부모가 만들어준 조건을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자들 많다. 그런 착각은 사람을 시건방지게 만든다. 그리고 시건방은 실패를 낳기 마련. 출발선이 유리하다고 달리기까지 남이 해주는 건 아니란 말이다.
한 조사를 보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재밌는 공통점 중 하나가 30대까지도 이런 저런 일을 전전하다 30대가 한참을 지나서야 비로소 해당 분야에 정착했다는 거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그 전까지 배운 건 전부 남들 이야기니까.
스스로 겪고 배우고 부대끼는 가운데 자신에게 맞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겁게하다 보니 어느 날 성공해 있더란다. 그 일을 처음부터 목표로 한 게 아니라. 그러니 남들 그만 부러워하고 당신이 뭘 잘 할 수 있는지, 언제 즐거운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는 게 옳다.
친구 레스토랑에서 일 하는 건 나쁘냐. 아니다. 다만 그 역시 경험 쌓고 자신을 파악하기 위한 거여야 한다. 활용하기에 따라 좋은 배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그에게 빌붙어 어떻게 덕 좀 볼까 하는 생각 하지 마시라. 그거야말로 당신을 망치는 길이다. 친구가 아니라 그의 종이 되고 말테니까.
아이디어는 사업이 아니다. 사업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가장 큰 착각이 바로 그거다. 아이디어가 사업이 되기 위해선 수많은 장애를 넘어야 한다.
만약 앞으로 정말 사업가가 될 생각이라면, 친구의 사업 시작을 오히려 남의 돈으로 공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받아들이시라. 그 친구에게 부탁해 참여 기회를 잡으시라. 만약 그러는 게 고개 숙이는 것 같고 자존심 상해 도저히 못 하겠다면, 당신은 사업 같은 건 안 하는 게 낫겠다. 아무리 작은 사업도 그 정도 고개 숙이는 것보다 백만 배는 더 어려운 거니까.
자신을 가장 오해하느느 자가 누구냐. 바로 자신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에 드는 자기만 자기라고 생각하고, 나머지 자기는 외면하거나 모른 척한다. 때론 남들은 다 아는, 명백히 나쁜 자기도 여러 방어기제를 동원해 부정해버린다. 주변 사람들은 다 아는데 자기만 자기가 그러는 줄 모르는 거지. 많은 사람들이 그러고 산다.
당신은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을 외면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직접 대면하려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큰 용기다. 그런 자만이 자신이 실제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인지 알게 된다. 자신에 대한 오해가 없어지는 거다. 쓸데없는 자기비하나 턱없는 과대평가는 더 이상 않게 된다. 그저 생겨먹은 대로의 자신으로 살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세상에 받아들여지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지 씨바 정도의, 나만의 삶의 기준이 정립되어가는 거다.
이 세상 누구도 당신이 그러고 산다는 걸 알 수 없다. 그래도 괴롭겠는가. 그렇다면, 그 일은 관둬야 한다. 조금이라도 덜 괴로울 것 같은가. 그렇다면 그 일을 계속하시라. 어느 순간부터 전혀 괴롭지 않을 수도 있다.
손에 든 걸 놔야 다른 걸 집을 수 있지. 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가 해보고 싶은 게 명백하게 있는데 그걸 시도조차 안 해보고 접는 거야. 몰라서 못 하면 할 수 없지. 근데 당신은 알잖아. 그 자체가 행운이야.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거든.
아직 20대에 불과한데 괴로운 걸 왜 억지로 하고 앉았어. 해보고 싶은 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국에. 왜 사나. 행복하려고 사는 거잖아. 불행하면 관두는 거야. 대신 가이드가 당신한테 무한한 행복만 가져다줄 거라곤 기대하지 마. 그런 건 없으니까. 세상에 좋기만 한 건 없잖아. 가이드가 재미없으면 또 다른 거 하는 거지 뭐. 직업 하나만 가지고 평생 사는 거 그거 요즘은 자랑 아냐. 겁내지 마. 질러.
<책속의글>
사람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그게 자신에게 직접 해가 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주는 것일 뿐. 문제는 당신 경우엔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라는 건데. 그런 유의 인간들은 자신의 교활함을 상대가 결코 눈치 채재 못할 거란 얼토당토않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재수 없지만 분란 일으키기 싫어 참아주는 건데 말이다. 바로 그걸 깨야 한다.
지금까지 그 친구가 당신을 등친 케이스를 아주 자세히 기록하시라. 육하원칙에 입각해 그 당시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게 진실과 어떻게 달랐는지. 최대한 꼼꼼하게.
양아치. 그들은 우선 욕망에 솔직히다. 사회는 개인의 욕망을 품위 있게 포장하고 조율하기 위해 오랜 세월 나름의 예법과 규범을 개발해왔다. 양아치는 이런 사회적 관례에 무심하다. 그래서 품위가 없다.
또한 양아치는 비장하지 않다. 비장하면 양아치가 아니다. 일상의 안위와 개인의 행복을 맨 앞에 놓는 그들은 본질적으로 소시민이다. 그리고 양아치는 독립군이다. 양아치는 조직폭력배가 못 된다. 폭력을 못 해서가 아니라 조직을 못 해서다. 양아치가 조직을 하는 순간부터 그들은 이미 양아치가 아니다. 상명하달, 지배와 피지배를 기본원리로 하는 조직에 무조건 충성하고 그 조직의 권위를 빌려서야 자존을 형성하고, 자신을 조직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고서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아내는 집단 정체성의 조폭보다는, 그렇게 철저히 개인으로 남는 양아치가 훨씬 더 근대적 자아에 가깝다.
충분히 엄숙하고 충분히 집단적이며 충분히 도덕적인 당신, 이제 양아치가 돼라. 개인과 조직 사이에서 갈등할 때,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언제나 그렇게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며 비장하지 않은 독립군인 채로, 당신 자신이어야 한다. 그렇게 독립된 개체로서의 자각 없이는 개인의 자존도 없다.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 양아치가 돼라.
당신 삶 자체를 경영할 안목과 실력을 기르라
일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불안해하는 거다. 그리고 일 이외에는 관심도 없다. 조직이 자신에게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고 그 결고로 조직에서 인정받는 데서 자신의 존재 의의를 찾는다. 그런 건 흉내로 넘어설 수 없다. 일종의 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죽을 건 없다. 통상 이런 친구들은 감성지수 같은 소프트한 면에선 평범 혹은 그 이하인 데다 결국 정신에너지가 고갈되는 탈진증후군을 보이기 십상이다.
더구나 단위시간 내의 생산성이나 속도로만 승부가 나지 않는 일은 앞으로 얼마든지 있다. 기죽지 말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감정지수, 창의력, 자신만의 복합적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시라. 사회적 관계를 확대하고 시대의 맥을 놓치지 말고 인간 심리의 본질을 탐구하고 크로스컬처한 경험을 축적하시라. 그러니까 사람 두루두루 사귀고 문화 경험 많이 하고 연애 많이 하고 여행 많이 가란 소리다.
만약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그렇게 재빠르고 꼼꼼한 페이퍼워크가 가장 중요한 회사라면 평사원일 땐 그를 결코 이길 수 없을게다. 하지만 그런 회사조차 어느 시점부턴 그런 실무 능력 이상의 감성적이고 종합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지점이 있다. 그때까지 당신이 거기서 버티느냐 하는 게 문제가 될 순 있겠지만.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당장의 회사를 문제 삼지 말고 장기적으로 당신 삶 자체를 경영할 안목과 실력을 기르는 거다. 그건 페이퍼워크로는 안 된다. 인생 전체의 격차는 재빠른 페이퍼 제출이 아니라 바로 그 지점에서 나게 되는 거니까.
정치는 결국 힘 있는 곳으로 흐르는 거다. 당신이 업무 제대로 해내고 당신 할 일 잘하면 당신 주변으로 사람들 끌려온다. 신경 끄시라.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당신 일이나 잘 하면 된다.
무시하란 게 그들을 하찮게 보란 게 결코 아니다. 억지로 어울릴 자리를 피하라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불안하다고 그들에게 일부러 다가가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당신을 왕따시키는 걸 당신은 전혀 모른다는 듯 행동하시라.
당신이 그 회사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 그걸 최대한 얻어내기 위해 지금 해야만 하는 일, 그걸 열심히 하면 된다.
당신이 미안한 모습을 보이면 그는 자신의 권력을 재인식한다. 그러니 당당하시라. 자신의 권력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닫고 스스로 위축되게 만들어야 한다. 복종하지 않는 부하에게 화내는 상사는 많아도, 거절하는 여자 앞에서 위축되지 않는 남자는 없다. 다만 이걸 다른 직장 사람들이 보는 데서 하면 절대 안 된다. 그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지켜야 할 자신의 권위가 있다.
상상에 대한 예를 갖추되 자신감을 갖고 분명하고 차분한 어조로 또박또박 전달해야 한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수도 있는 이야기일수록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 하는 게 실제 그 내용보다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능력이란 게 업무를 재빨리 파악하고 문서를 예쁘게 꾸미고 보고서 잘 만들고 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당신 회사의 사장이나 이사가 그런 능력이 출중해서 그 자리에 간 게 아니라고. 사람들의 욕망과 갈등을 중재하는 정치력, 일의 큰 방향성을 가늠하는 통찰력, 인간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부리는 용인술, 상대로부터 신뢰를 얻어내는 태도, 자세, 외모, 말투를 비롯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과는 능력 중에는 실제 매일의 업무보다는 업무 이외의 분야에서 발휘되는 게 훨씬 더 많다.
오히려 기왕 해야 하는 일이라면 성심성의껏 하고 진심을 다해 도와주시라.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라 그게 당신한테 어떤 식으로든 돌아올 날이 있을 게다.
하지만 당신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건 분명 있다. 그 과장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욕하지 마시라. 그리고 미워하지도 마시라. 당신이 다음에 그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설마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세상일, 절대, 모르는 거다. 특히나 사회생활은.
당신보다 직장 내 권력의 우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당신이 그와 맺는 모든 관계가 수동적이고 방어적이기만 할 필요는 없다. 상대가 스스럼없이 군다면 당신도 그 장단에 맞춰주고 오히려 관계의 주도권을 당신이 행사해보시라.
그녀는 직장 상사다. 그저 그뿐이다. 그런데 당신은 그녀 아우라에 압도되어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징징거리는 어린애처럼 굴고 있다. 관계를 즐겨라. 그래도 된다.
사실 선택은 하나도 안 복잡하다. 문제는 당신이 어느 쪽으로도 결정을 못 하는 거지. 왜 결정을 못 하느냐. 겁나서 그렇다. 그래서 그 시스템 아래서 살아남겠다고 결정하거나 아니면 그 시스템을 박차고 나오겠다고 결정하거나 해야 하는데, 그 어떤 결정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혼자 쭈그리고 앉아 푸념이나 하고 있는 거다.]
사실 당신만 그러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선택을 못 하는 진짜 이유는 답을 몰라서가 아니니까. 그에 따르는 비용을 지불하기 싫어서니까. 그렇게 날로 먹고 싶어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눈치만 보며 사는 거, 사실 그 역시 하나의 생존 방식일 수 있다.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정말 자신은 손에 흙 하나 안 묻혔는데 주변 정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서 저절로 자신이 원하는 상황이 도래하는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거라면 지금처럼 주댕이 내밀진 말아야 한다. 조용히 생존 자체에 만족해야 한다.
선택을 하시라. 푸념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자연인일 때나 나이가 서열을, 그것도 제한적으로 결정하지, 사회생활 중엔 직급과 나이가 역전될 때 허다하다.
기본적으로 미숙한 자와 싸워 득 볼 일 없다. 그러니 우선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그러거나 말거나 그의 대응을 무시해버리는 거다. 무시하라는 게 야박하게 대하거나 쌀쌀맞게 대하라는 게 아니다. 상대가 날 선 단어를 쏟아내건 말건 그냥 다른 사람 대하는 것과 똑같은 말투와 언성으로 담담하게 대하라는 거다. 어느 순간 제 풀에 나가떨어진다. 화내는 게 오히려 자신을 초라하게 만든다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
다만 그러자면 적어도 스스로 남세스러운 게 뭔지는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것도 모르는 자라면 오히려 기고만장할 수 있다. 그런 자라면 정반대로 가야 한다. 따로 불러서 지적하시라. 길게 이야기할 건 없다. 차분하고 정확하게만 지적하시라.
이것 하나는 반드시 기억해두시라.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그와의 관계,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다. 그러니 그를 가소롭게 여기거나 하찮은 인간으로 여기는 우를 범하지 마시라.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 말이다. 인가사, 새옹지마다.
참석하는 게 마냥 좋기만 해서가 아니라 참석하지 않는 게 두려워서 빠지지 않는 게 회식이란 소린다.
종교든 건강이든 핑계를 대고, 분위기 깨지 않도록 공손하게 사양해도 된다. 그리고 음료수를 따로 시키시라. 그래도 강요하는 사람 몇은 어디나 있기 마련이긴 하다. 웃으면서 몇 번이고 사양하시라. 어느 순간 모두 그 사실을 인지하고 나면 더 이상 당신한테 술잔은 돌아오지 않을 게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회식에도 당연히 순기능이 존재한다. 소통과 동지의식, 강화시킬 수 있다. 술이 싫다고 그 기회까지 날리진 마시라.
본격적인 승부를 걸기 전에 먼저 직장 문화부터 꼼꼼히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그런 후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떠나는 게 낫다. 아니면 그냥 묻어서 가거나.
이 세상에 쉬운 거 하나도 없다. 일이 되려면 나름의 고유한 과정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 과정을 스스로 거쳐야 비로소 내 것으로 체화되는 법이고. 거저 되는 거, 아무것도 없다.
부모가 만들어준 조건을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하는 자들 많다. 그런 착각은 사람을 시건방지게 만든다. 그리고 시건방은 실패를 낳기 마련. 출발선이 유리하다고 달리기까지 남이 해주는 건 아니란 말이다.
한 조사를 보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재밌는 공통점 중 하나가 30대까지도 이런 저런 일을 전전하다 30대가 한참을 지나서야 비로소 해당 분야에 정착했다는 거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그 전까지 배운 건 전부 남들 이야기니까.
스스로 겪고 배우고 부대끼는 가운데 자신에게 맞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겁게하다 보니 어느 날 성공해 있더란다. 그 일을 처음부터 목표로 한 게 아니라. 그러니 남들 그만 부러워하고 당신이 뭘 잘 할 수 있는지, 언제 즐거운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는 게 옳다.
친구 레스토랑에서 일 하는 건 나쁘냐. 아니다. 다만 그 역시 경험 쌓고 자신을 파악하기 위한 거여야 한다. 활용하기에 따라 좋은 배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그에게 빌붙어 어떻게 덕 좀 볼까 하는 생각 하지 마시라. 그거야말로 당신을 망치는 길이다. 친구가 아니라 그의 종이 되고 말테니까.
아이디어는 사업이 아니다. 사업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가장 큰 착각이 바로 그거다. 아이디어가 사업이 되기 위해선 수많은 장애를 넘어야 한다.
만약 앞으로 정말 사업가가 될 생각이라면, 친구의 사업 시작을 오히려 남의 돈으로 공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받아들이시라. 그 친구에게 부탁해 참여 기회를 잡으시라. 만약 그러는 게 고개 숙이는 것 같고 자존심 상해 도저히 못 하겠다면, 당신은 사업 같은 건 안 하는 게 낫겠다. 아무리 작은 사업도 그 정도 고개 숙이는 것보다 백만 배는 더 어려운 거니까.
자신을 가장 오해하느느 자가 누구냐. 바로 자신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에 드는 자기만 자기라고 생각하고, 나머지 자기는 외면하거나 모른 척한다. 때론 남들은 다 아는, 명백히 나쁜 자기도 여러 방어기제를 동원해 부정해버린다. 주변 사람들은 다 아는데 자기만 자기가 그러는 줄 모르는 거지. 많은 사람들이 그러고 산다.
당신은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을 외면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직접 대면하려 하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큰 용기다. 그런 자만이 자신이 실제 어떻게 생겨먹은 인간인지 알게 된다. 자신에 대한 오해가 없어지는 거다. 쓸데없는 자기비하나 턱없는 과대평가는 더 이상 않게 된다. 그저 생겨먹은 대로의 자신으로 살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세상에 받아들여지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지 씨바 정도의, 나만의 삶의 기준이 정립되어가는 거다.
이 세상 누구도 당신이 그러고 산다는 걸 알 수 없다. 그래도 괴롭겠는가. 그렇다면, 그 일은 관둬야 한다. 조금이라도 덜 괴로울 것 같은가. 그렇다면 그 일을 계속하시라. 어느 순간부터 전혀 괴롭지 않을 수도 있다.
손에 든 걸 놔야 다른 걸 집을 수 있지. 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가 해보고 싶은 게 명백하게 있는데 그걸 시도조차 안 해보고 접는 거야. 몰라서 못 하면 할 수 없지. 근데 당신은 알잖아. 그 자체가 행운이야.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거든.
아직 20대에 불과한데 괴로운 걸 왜 억지로 하고 앉았어. 해보고 싶은 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국에. 왜 사나. 행복하려고 사는 거잖아. 불행하면 관두는 거야. 대신 가이드가 당신한테 무한한 행복만 가져다줄 거라곤 기대하지 마. 그런 건 없으니까. 세상에 좋기만 한 건 없잖아. 가이드가 재미없으면 또 다른 거 하는 거지 뭐. 직업 하나만 가지고 평생 사는 거 그거 요즘은 자랑 아냐. 겁내지 마.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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