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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정체성에 관하여

지난 주말 신부님께서 강론을 하시면서 오늘 집에 가서 '나는 누구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보고 자라고 숙제를 내주셨다. 소작인들이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을 뺏기 위해 주인을 죽이려는 모습을 이야기 하면서였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라는 의미였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아직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그러던 중 팬텀싱어를 보면서 이충주라는 뮤지컬 배우가 눈에 띄었다. 첫번째 방송을 보고 참 잘한다. 마지막까지 가는 1인이 될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저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다는 느낌이었기에 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그 이후 듀엣부터는 잘 모르겠다였다. 그런데 이 방송을 보고 이 사람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보니 목소리가 더욱더 매력있게 다가왔다. 

이런 방송을 보면서 나는 삶의 태도를 배운다. 이 방송에서 지금으로서 가장 멋진 두 사람은 이충주와 조형균이다. 조형균도 첫 방송에서부터 너무나 매끈하고 멋져서 그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선보이러 나온 듯 해서 눈에 잘 안 들어왔었다. 타고난 재능으로 이미 완성형인 사람들 같아서였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러다보니 나는 약간은 아마츄어 같은 능력자들이 더욱 좋다. 아직 자기의 재능을 스스로도 모르는 상태에서 멋지게 해내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다. 이충주는 정말로 능력자이지만 스스로 끊임없이 의심하고 연구한다. 그리고 정말 잘 해내고도 아쉬움이 남았다는 표현에 얼마나 자신에게 엄격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반면 조형균은 열심히 노력한 만큼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과 끝내고 속이 후련했다는 이 대목이 너무나 멋졌다. 그리고 중간의 유머나 주변을 보는 능력이 참 뛰어난 거 같다. 타인들의 인정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족감이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재능은 없지만 특별한 것을 알아보는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오늘 경매장에 구경을 다녀왔다. 내가 생각하는 꿈의집인 '행복한마을'이 경매로 나왔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한도에서 최상의 조건인 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경매장에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높은 낙찰가에 놀랐다. 그리고 현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저 집이 정말 꿈으로만 남아야 하는 집인지 내가 살기에 과분한 집인지...살짝 오기가 생겼다. 이제 은행도 직접 가보고 부동산도 가보고 제대로 알아보고 싶어졌다.

살아가면서 나는 늘 쉬운 것만 선택했고 편하게만 살아왔다. 그리고 너무 내면만 강조하다 외면을 놓친다. 보이는 것도 꽤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너무 외형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적당히 자신이 바라는 모습에 어울리게 살아가려는 노력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이것이 나에게 남은 내 도전과제이다. 나는 평생 게임정도에 머물렀지 무언가에 도전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올해 많이 느꼈다. 욕심이 생길까 시선을 돌려가며 순간의 흥미요소들만으로 내 주변을 꽉꽉 채우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약간 달리해보고 싶다. 그리고 감내해보고 싶다. 그리고 슬찬이에게도 인내심과 목표를 정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꼭 알려주고 싶다. 어차피 세상이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그저 포기하면 안 된다고.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의 댓가를 꼭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잘 모를 수도 있다고...자기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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