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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김생민의 영수증

15개를 연속해서 들었다. 웃으면서 공감이 되어 너무 좋았다. 게다가 나도 이제 정신 차리고 살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나의 지출 중 가장 마음에 안 든 외식비에 대해 이젠 당당하게 '스튜빗'을 외치며 거절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나는 기본적으로 돈은 쓰기 위해서고 돈을 쓰는데 보통은 이유가 있다. 물건은 필요에 의해서 사는 것이고 음식은 배가 고파야 먹는 것이다. 그 외에 그저 쓰고 싶어서 쓰는 돈, 김생민의 표현대로 가치투자를 하는 돈들이 있다. 나에게는 편안함이 가장 큰 가치다. 그 편안함은 몸의 편안함은 물론 마음의 편안함도 포함이 된다. 슬찬이에 대해 함께 있는 시간이 적어서 장난감을 사주며 미안함을 대체했던 돈, 내가 요리를 못하다보니 남편이 배달음식을 먹고 싶을 때 그냥 시켜주고 말았던 것들이 내 생각에 가장 큰 스튜빗한 돈이 아닐까 싶다.
슬찬이는 이제 장난감은 어린이날, 생일, 크리스마스때만 사는 걸 안다. 그래서 지금 2달 가까이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지 않는다. 김생민이 외친다. '노동 이즈 임포~ㄹ턴트' 내 생각도 일치한다. 예전부터 밥값은 하고 살고 싶었다. 그저 숨만 쉬고 있다는게 나는 의미가 없다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돈이 든다는 것도 자연스레 깨달았고 일하는게 당연하게 받아드려졌다.
그리고 요즘 슬찬이에게도 내가 물려줄 가장 큰 자산을 '참을성'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해 탐내지 말고 열심히 일한 후 오는 보람을 느끼는 모습, 인내와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내는 모습을 옆에서 꼭 지켜보고 싶다.

어젠 열이 나서 조퇴를 하게 되었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선생님도 놓칠뻔 했는데 열을 재니 39도가 넘었다. 집에서도 찡찡대거나 아프다고 떼쓰거나 하지 않는 모습이 훌쩍 커버린 것만 같아 뭔가 짠하지만 잘 크고 있는 것 같아 참 고맙다. 집에서도 혼자 잘 놀길래 옆에서 고구마줄기를 까니 재밌어보이는지 동참하는 슬찬~아무래도 조금만 더 크면 자기밥은 알아서 챙겨먹는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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