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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영화]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중2때 봤었다. 단골 비디오 가게 아저씨께서 좋은 영화가 나왔다며 회수율이 좋은 나에게 보라며 권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저씨가 나를 참 높이 평가하신 것만 같다. 중2때 저 영화를 어떤 마음으로 봤는지 끝까지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휴가 전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중 하나로 선택해놓고 어제 남편과 함께 봤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아주 명확하고 내가 어릴때 좋아했던 수영장씬은 여전히 멋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이해해주기엔 난 더이상 순수하지 않다.
20살까지와 그 이후 그리고 블로그를 시작하기까지 나는 크게 3번의 큰 성장통을 겪었다. 그 사이에 내면에서 엄청난 고민과 삶의 방식에 변화를 이뤘다. 나는 끊임없이 변화를 꿈꿨고 날것의 나보다는 정제되어가는 나를 더 좋아했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느끼고 유지하고 싶은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더 나은 내가 되려 노력하는 것이다.

그저 두사람이 일상의 기쁨을 만끽하며 웃을때 참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외엔 두 사람에게 던지는 세라의 집주인과 수영장 관리인의 시선을 오히려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어버린 내가 조금은 씁쓸하다. 처음부터 그들이 왜 현재의 모습을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가 궁금했으나 그 이유가 명확히 안 나왔기에 나는 공감하기가 힘들었고 요즘 나는 보여주고, 보이는 그대로 믿으려 노력하고, 그 이면에 대해서는 별 생각을 안하는 노력이 영화를 깊이 있게 보는데는 약간은 방해가 되는 것만 같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단지 태워버린 벤의 가족사진이 마음에 남아있다. 알코올중독이 되었기에 가족에게 버림받았을까 가족에게서 버림받았기에 알코올중독이 되었을까....어렴풋이 이 부분에 대해서만 생각이 남았다. 그리고 점점 무너져가는 모습은 스스로에게보다 지켜봐야 하는 가까운 사람에게 훨씬더 큰 상처로 온다는 것을 또 한번 생각하게 된다. 역시 나에게 사랑은 늘 노력하고 무엇보다 미안할 일은 하지 않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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