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큰 프레젠테이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을 위해 오셨다며 "프레젠테이션은 생업과 연관되어 있는 일인데 불안하지 않습니까?"하고 질문을 하더군요.
"불안하지 않습니다. 지금 제 답은 여기 있는 수천 명의 눈동자입니다. 혹시 불안하더라도 어찌겠습니까?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가 불안해한다고 일이 잘 진행되겠어요? 그럴리 없고, 만약 제가 그런다면 제 불안만 드러나겠죠. 그리고 지금 이 앞에 있는 수천 명의 눈동자에 제가 주는 인상만 약해질 뿐이지요."
이제 제가 했던 대답입니다. 그리고 진심이었어요. 어떤 선택을 하든간에 선택을 하고 나면 답은 그 자리에 있습니다. 아니면 없습니다. 정 불안했다면 서울을 떠나지 말았어야 합니다. 원주에 가지 않는 것을 선택했어야 하겠죠. 그러나 간다는 선택을 했다면 뒤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이야기 할 '현재'입니다.
Seize the Moment, Carpe diem. 이 말은 '현재를 살아라. 순간의 쾌락을 즐겨라'가 아니라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지금 네가 있는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살라는 이야기죠. 이 순간의 보배로움을 알아라.
만물 개비어아의 반신이성 낙막대언
만물의 이치가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으니, 나를 돌아보고 지금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한다면 그 즐거움이 더없이 클 것이다.
온갖 생각이 다 드는 만혹의 나이였어요. 불혹은 그 만혹의 시기로부터 꼭 10년 후에 찾아왔습니다. 제 나이 오십에 드디어 불혹을 맞은 것이죠. 저는 이제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제 인생을 인정하고 긍정하기 시작했어요. 단, 여기서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삶의 부정이 아닙니다. 그들의 삶의 긍정과 내 삶의 긍정을 의미합니다. 비로소 나의 현재에 대한 존중이 생긴 겁니다.
다른 답은 내 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의 인정, 현재에 집중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그러니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지 말고 선택을 해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겁니다. 팁을 하나 드릴게요. 어떤 선택을 하고 그걸 옳게 만드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냐, 바로 돌아보지 않는 자세입니다.
그 선택을 옳게 만들려면 지금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게 제일 좋은 답이에요.
'나는 지금 내가 차지하고 있는 이 공간적 지점에, 시간 속의 이 정확한 순간에 자리잡고 있다. 나는 이 지점이 결정적이지 않은 것을 허락할 수 없다.' 앙드레지드 [지상의 양식]
우린 순간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어떤 순간이 보배로운 순간인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 순간을 우리가 보배롭게 보면 됩니다. 선택을 한 이상 그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결정적인 순간, 현재입니다.
'살아 있다는 그 단순한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황홀함에 취하여' 김화영
휴대폰을 내려놓고 된장찌개를 떠서 입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좀 전에 먹었던 찌개와 맛이 전혀 달라요. 그날 아침은 어떤 순간보다 풍요로웠습니다. [생각의 탄생]에 나온 말을 빌리자면 '세속적인 것들의 장엄함'을 깨달은 겁니다.
답이 내 앞에 있다는 사실, 현재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 행복합니다.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삶을 경주로만 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레이스가 시작되죠. 요즘은 더 빨리 시작된다고 합니다만, 어쨌든 초등학교 때부터 선행학습을 합니다. 그리고 명문 중학교에 가야 하죠. 거기 갈떄까도 지 행복을 유보해요. 명문 중학교에 가서 3일 정도 좋아하다가 다음부터 다시 행복을 유보하고 특목고를 향해 달립니다. 특목고에 들어가면 또 서울대에 가기 위해 다시 행복을 유보해요. 서울대에 가면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부장이 되기 위해, 임원이 되기 위해, 아파트 평수를 늘리기 위해 행복을 유보해요. 그러고 나면 나이 60, 70이 되죠.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의미없는 순간들의 합이 될 테니까요. 만약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말에 동의하신다면, 찬란한 순간을 잡으세요. 나의 선택을 옳게 만드세요. 여러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 있는 삶이 되는 겁니다.
<수기의 느낀점>
역시나 누구나 알고 있고 생각하기는 쉽다. 그러나 생각하는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드물다. 박웅현의 글을 읽다보며 그 순간순간 할 수 있는 일에 진심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순간순간이 모여 찬란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진다.
불혹에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끊임없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가 50에 불혹을 맞이했다는 말과 딸에게 보여주는 삶의 태도가 딸에게 영향을 미치고 딸이 잘 자라주는 것이 나에겐 너무나 감동적이다.
선택하고 그 선택이 옳게 만들어가는 것은 본인만이 할 수 있다. 오늘도 다짐한다. '내 선택은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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