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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책]박웅현의 '여덟단어' 3강 고전

고전

1. 예전에 쓰인 작품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들을 통들어 이르는 말

2. 어떤 분야의 초창기에 나름대로 의 완성도를 이룩해 후대의 전범으로 평가받는 저작 또는 창작물

(출처 : 다음 국어사전)

고전은 시간과 싸워 이겨냈어요. 3백 년, 5백 년을 살아남았고 앞으로 더 살아남을 겁니다. 놀랍지 않습니까? 저는 이게 정말 궁금했어요. 모든 것이 시간 앞에 다 풍화되어버리는 세상 속에 고전 작품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토록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니 풍화되기보다 마치 시간의 엄호를 받고 있는 듯 날이 갈수록 더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누군가는 좋고 누군가는 싫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좋아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 고전입니다. 세월을 이겨내고 살아남았기 때문이죠.

얼마 전에 경기 지역의 교사 4백 분에게 강연을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어떻게 하면 창의력이 있는 아이들로 기를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 물음에 저는 느끼게 해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느끼게 해주면 됩니다. 강요하지 말고 느끼게 해주면 되는데, 저 또한 한번도 느끼는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많이 가르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을 꼮 읽고 외우지 않아도 인생은 얼마든지 풍요로울 수 있습니다. 방법만 알면 아이들은 자신에게 좋은 것을 알서 찾을 테니까요.

진짜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궁금해질 겁니다. 그 대상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그걸 알기 전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합니다. 정보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알려고 하기 전에 우선 느끼세요. 우리는 모두 유기체잖아요? 고전을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해요. 그러다 보면 문이 열려요. 그 다음에는 막힘 없이 몸과 영혼을 타고 흐를 겁니다.

대학생이 된 딸아이가 미술사에서 미술사에서 철학으로 전공을 바꿨다고 하길래 무조건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누구는 철학을 공부해서 뭐 먹고 살겠느냐고 하는데, 제 생각에 철학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직업이라도 철학은 도움이 되죠. 본질적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고전, 클래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제 모습에 만족할 수 있는 저를 만든 가장 큰 동력은 바로 고전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고전을 궁금해 하세요. 여기저기 도움도 받고, 책을 통해 발견해내면서 알려고 하세요. 클래식을 당신 밖에 살게 하지 마세요. 클래식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즐길 대상입니다. 공부의 대상이 아니에요. 많이 아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얕게 알려고 하지 말고, 깊이 보고 들으려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기의 느낀점>

지난번 뮤지컬 팬텀을 보고 고전을 좀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 그때도 느꼈듯 고전이 어찌보면 사람들의 기본 감정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박웅현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박웅현이 참 좋다.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아내는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내와 딸과 함께 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좋다. 그만큼 박웅현이 좋은 사람인 듯 하다.

지난 주말에는 너무 지쳐서 슬찬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조차 힘들었다. 슬찬이도 집에만 있는 것이 지겨운지 같이 운동장 뛰자고 집밖으로 나왔다. 나오자마자 놀이터에서 모래놀이 하는 동생에게 달려가 한참을 쫓아다니고 그 동생이 아이스크림 사먹으러 간다는 이야기에 슬찬이도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자며 움직였다. 슬찬이도 확실히 사람을 좋아한다. 뭔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토요일 YMCA 공동체한마당 행사에 가보면 친구들이 슬찬이를 다 챙기는데 반해 친구들에게 관심이 없다. 아마도 자신에게 너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좀 귀찮은 듯 하다. 슬찬이도 깊은 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구나 하고 한번씩 느낀다.

저녁거리랑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 길에 공룡흉내를 내며 모든 나무를 만지고 달리기도 하고 정말 많이 컸다고 느끼며 같이 꽤 오랫동안 걸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슬찬이가 박웅현처럼 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면이 단단하고 풍요롭게 잘 자라면 좋겠다. 그러면서 나도 함께 같이 커나가고 싶다. 내가 사회성이 떨어지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 책 속에 사는 것을 상담사는 현실감각이 떨어진다고 했다. 요즘 내가 느끼는 것이 현실감각이 너무 뛰어난 사람들이 나는 불편한다는 것이다. 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열심히 살아낸 것에 대한 보상으로 예술이나 여행과 같은 조금은 초현실적인 것이 많은 위안이 된다.

슬찬이도 나도 시간을 흘려버리지 않으면 좋겠다. 많은 것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안목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가 나의 중심을 잘 잡고 기초체력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하며 새로운 한주를 시작한다. 박웅현이 말하듯 너무 잘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땀흘리는 것을 목표로 오늘부터 꾸준히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