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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최선 vs 무리

성당에 나가는 일이 나에겐 내마음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최선의 방법 중 하나다. 지난 일주일간 뭔가 무지 지쳐있었다. 해야할 일이 많았던 것이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난 무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부활절이라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는 어머니에게 맞춰드리고 싶은 마음, 파트너 직원의 임신에 대한 최대한 배려, 슬찬이 ymca에 적응시키기, 친구가 서울에 올라온다는 소식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 이 모든 일이 엄청 힘든 일이 아니고 그저 기쁜 마음으로 한다면 별일 아닌 일들이었다. 그런데 내 몸은 너무나 지쳐버렸다. 마음과 몸의 피곤이 얼굴에 뽀루지로 나타나고 극심한 피곤은 슬찬이를 이뻐하던 마음도 사그라지게 만들었다.
나는 사회성이 부족하다. 이걸 인정하고 지금 당장 꼭 지켜나야할 관계부터 하나씩 해야하는데 너무 많은 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생겼고 그걸 한번에 챙기려했다. 그러다보니 넉다운되어버렸다.
오늘 신부님 강론 중 눈을 직접 보고 만져보지 않고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은 토마스에 대해 다른 제자들은 답답했겠지만 너그러이 견뎠다고 했다. 내가 너무 열심히 무리하지 않더라도 나를 너그러이 이해해줄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확실한 믿음, 그리고 나는 무리하지 않고 그 믿음에 최선을 다해 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고 보니 명동성당의 김한수 토마스 부주임님 신부를 내가 참 좋아했던 이유도 있는 것 같다. 그분께 한 시간만 돌려드리자는 그 말씀을 실천하는 한 해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