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에르메스라는 브랜드가 던진 카피입니다. 매우 철학적이죠. 그렇습니다. 모든 것은 변합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요. 모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력한 콘텐츠는 미디어가 무엇이 됐든 퍼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내부 슬로건 중 하나가 'Idea First Media Follow'입니다. 아이디어가 먼저입니다. 매체는 그 다음입니다.
저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그럼 제가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변하지 않는 것, 본질을 보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본질일까요? 바로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는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매커니즘입니다. 이것만 확실하면 페이스북에서, 트위터에서 퍼갑니다. <강남스타일>이 아주 좋은 예죠. 가수 싸이가 처음 그 뮤직비디오를 만들면서 유투브에 올리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빌보드에 진출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예요. <강남스타일> 성공의 이유는, 수많은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싸이라는 가수가 자신의 본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가 뜬 건 현대 미디어의 덕이 아니라, 흥이 많은 싸이라는 사람 자체의 본질을 놓지 않은 결과입니다. 그 본질이, 살아있는 콘텐츠의 힘이 지금의 싸이를 만든 거예요.
''여보세요'는 여기를 보라는 말입니다.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전화를 만들었습니다.' 전화기의 본질은 궁금하고,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라도 듣고 싶은 마음입니다.
수영을 배우는 목적이 '수영을 잘 하는 것'이었다면 저는 일찌감치 나가떨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수영을 배우는 본질을 저는 '땀 흘리는 것'으로 정했어요. 저는 수영 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빨리 상급반으로 올라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어요. 강사에게 잘 보일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본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흔들림이 달라집니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떨리는 걸까?'하고 제 자신을 돌아봤더니 너무 잘하려고 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남들한테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죠. 하지만 잘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할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열 명의 스태프들이 오랜 시간 동안 피와 땀을 흘려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잘 정리해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잘 전달하는 것에 있떠라는 거죠. 그 이후로 덜 떨렸어요.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다 본질이냐? 고스톱이나 애니팡 같은 게임을 진짜 잘하는데 그럼 이게 내 본질일까?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도리 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도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질은 결국 자기 판단입니다. 나한테 진짜 무엇이 도움이 될것인가를 중심에 놓고 봐야 합니다.
"상병님은 그 교재를 보는게 공부겠지만 제게는 저 길거리가 공부의 대상입니다."하고 나와버렸습니다. 사실은 그 앞에서 떵떵 큰소리는 쳤는데 속은 떨리고 불안하더라고요. 정말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한 달에 한 번 청계천 고서점에 다녀온다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매달 한 번씩 서점에 가서 문학사상, 세계문학, 실천문학 등 한 권에 2백원 하는 헌책을 20권씩 사다 읽었죠. 꼼꼼하게 읽지는 못하지만 재미있는 단편소설, 시 등을 빼놓지 않으려고 했어요. 소설가나 시인들을 그 시절에 많이 알게 됐습니다. 그때 그 헌책들을 읽으면서 어렴풋하게 그것이 본질적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게 언젠가 훗날 나의 체력으로 돌아올 거라고 짐작했어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국기행]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소속 칼리지들의 주요 목표는 학식이나 지식을 두뇌에 채워넣는 것만이 아니다. 이곳 졸업생은 의사나 변호사, 신학자, 물리학자, 운동선수 같은 전문가가 되어 나가지 않는다. 여기에는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어느 한 방면의 전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는다. 그레이트브리튼 최고의 젖ㄻ은이들이 고등학교를 마치고 와서 2, 3년 머무르며 <조화>를 배운다. 육체, 정신, 심리가 고루 단련된 완벽한 인간이 유일한 목표이다. 이 기간이 지난 후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종합 대학이나 법학 대학원, 종합 기술 전문대학, 병원 등 어디서나 전문적인 공부를 계속한다.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에서는 전공 분야에 대한 증서를 받지 않는다. 그들이 받는 것은 <인간의 증서>이다.'
본질을 탄탄하게 만들어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미국의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컬럼비아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학교는 전공을 2년 동안 정하지 않아요. 2년 동안 교양만 가르치는데, 학생들은 총 8개의 교양을 배웁니다. 고대와 현대 그리고 비영미권의 문학, 사학, 철학 그리고 이과 과목 두 가지, 쓰기, 음악, 미술. 1905년도에 컬럼비아는 이 제도를 만들었고 한 번도 고치지 않았따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교육의 본질은 교양과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수능을 잘 봐서 좋은 대학 가는 걸 교육과 학습의 본질로 놓기 때문에 사람들은 한 줄로 서게 되고 이게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엘리트들이 나오는 겁니다. 이것은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기본적인 것들을 먼저 갖춰야죠. 지식은 본질을 익힌 후에 있어야 합니다.
본질이 아닌 것 같다면 놓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단점이지만 저는 신문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닙니다. 미디어에 대한 편견 때문이 아니라, 신문에 있는 이야기들은 어차피 흘러갈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물로 사회문맥을 파악해야 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중요하죠. 하지만 왠지 저는 흘러가는 것보다 본질적인 것에 시간을 쓰고 싶었어요. 이것이 옳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본질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자기를 믿고 고집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뿐인 '나'라는 자아가 곧게 설 수 있으니까요.
예술은 궁극의 경지에서 단순해지고 명료해진다는 것을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연륜은 사물의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의 이름이다.'
<수기의 느낀점>
내가 최근 알게된 나의 가장 큰 약점이 타인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것과 그로 인한 불편한 감정을 견디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렇게 내가 몰입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본인의 뜻대로 사는 모습이 보기 좋고 배우고 싶은 사람들 말이다. 박웅현이 그렇다. 예전에 나는 김어준, 강신주에 빠져 내 감정에 솔직하게 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했었다. 그것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슬찬이가 있어서인지 그들보다 조금은 더 안정되어 보이는 박웅현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 자체만 보면 솔직히 재미는 좀 없다. 그러나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내가 모르는 세상 속의 깊이를 알려주고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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