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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부활절을 보내며

지난 주말은 부활절이었다. 성당에서 제일 큰 행사 중 하나다. 부활전야 미사를 슬찬이와 남편과 함께 갔다가 유아방에서 슬찬이가 다른 모든 친구들을 건드려 남편과 슬찬인 집으로 가고 나혼자 끝까지 미사에 참여했다. 부활전야 미사를 1년에 한번 참여하는 것이 꽤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믿음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성실하다는 것이 꽤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앙에 대해 다시 약속을 하고 다시 살아보고자 하는 노력이 느껴졌다. 예수님만이 부활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새롭게 살아남으로써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늘 삶의 마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1년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데 나는 그 단위가 좀 짧은 편이다. 내 머릿속엔 일주일 단위로 생활을 나누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 슬찬이가 없을때는 평일 5일을 버티는 힘이 주말을 알차게 보내는 것이었으나 요즘은 평일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며 견디기 위해 주말은 최대한 쉬면서 별일없이 지내는 것이 가장 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요즘 인간적인 삶에 관심을 가지며 너무 오지랖넓게 지냈다. 그러다보니 또 피곤했다. 날씨탓하며 졸리고 무릎이 아프고 뭔가 투덜거릴 일도 참 많았던 것 같다. 오늘 아침 출근길 힘들다는 생각과 함께 예전의 나는 늘 아침마다 부활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고 느꼈다. 늘 긍정적이고 즐겁고 유쾌하고 타인의 삶도 너그러이 인정하는....그러기엔 지금은 첫째 체력이 딸린다. 그러고나니 사회성이 부족한 내 기본성격답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분간은 침묵하며 매일 아침 부활을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겠다는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