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나의 스물 그리고 [깊은슬픔]과 [모순]

[밤은 책이다]을 읽고 늘 기억에 남아있던 신경숙의 [깊은슬픔]과 양귀자의 [모순] 두 권을 샀다. 아마도 20살때 공강시간에 도서관에서 읽었을거다. 그때의 나는 박완서, 공지영, 은희경, 신경숙, 양귀자에 빠져 도서관에 있던 그들의 책들을 다 읽었었다. 지금은 책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때의 나는 1980년대를 동경했었다. 2000년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인터넷과 휴대폰이 보급화되었다. 대학교 운동장에서 낮술을 마시는 풍경을 상상했었는데 다들 뿔뿔히 각자의 생활에 바쁜 시대였다. 내 눈에는 1980년의 20살보다는 2000년의 20살은 한참이나 철없고 유치했다. 그렇게 나혼자 심각했다.
[깊은슬픔]은 섬세한 감정표현이 최고라고 내 인생의 책이라고 늘 말했었고  [모순]은 인간의 진솔한 모습이 느껴지면서 재밌었다고 생각했었다. 두 책 또한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사봤다. 그리고 [깊은슬픔]을 두 페이지 읽다가 무겁고 우울함에 답답해서 덮었다. 그리고 딴 책들을 읽다가 [모순]을 지금 읽는데 너무 웃기면서 순간 이 두 책이 내 가치관 형성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슬픔]의 은서는 늘 완을 사랑했지만 자신을 사랑하던 세와 결혼을 하고 세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세는 그 사랑을 의심한다. 내가 기억하는 줄거리다. 그때도 책을 읽으면서 은서가 너무 답답했었다. 처음부터 저렇게 괜찮은 세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모순]은 25살의 안진진이 엄마와 쌍둥이 이모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인생을 선택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외모가 똑같은 두 사람이 결혼을 계기로 달라진 두 인생 중 어떤 삶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지만 초반부를 읽으면서 나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연애와 결혼의 전제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대부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랑을 받는 것 말고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사람은 안 변한다. 그 점을 명심하고 연애때부터 상대가 나에게 시간을 쓰지 않는다면 결혼후 내가 도를 닦을 수밖에 없다. 연애와 결혼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두 책과 함께 은서와 안진진이 되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