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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웃는다는 것

나는 잘 웃는 편이다. 어찌보면 습관처럼 웃어왔다. 그냥 웃는 내가 좋다. 그리고 사람들의 웃는 입꼬리가 참 좋다. 어느 영화에선가 입은 웃는데 눈은 울고 있다는 표현이 있었는데...어느 영화인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한동안 내 표정이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웃음으로 떼우는 것...내가 살아가는 방식이었다. 기분좋을 때는 까르르 웃게 되고 거절하기 힘들때는 싫다고 말을 못하는 대신 웃음으로 떼웠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오해하곤 했다. 좋으면서 거절하는 거라고...그런 것들이 쌓이다보니 어느순간 정색하고 직설적으로 말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무일 없었던 듯 또 잘 지내니 나를 신기하게 생각했다. 나는 그 순간에 내 감정에 솔직하려고 부던히도 노력했다.

노홍철이 예전에 무한도전에서 노래가사를 만들며 '내가 웃으니까 내가 우습냐'라는 가사를 써왔다. 자신도 안다. 자신이 뭔가 붕~떠서 조금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말한다. '행복해서 웃는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한거다'라고...이 말은 맞는 것 같다. 웃음은 힘이 세다!! 말하는대로 김영철 편을 보면서 이걸 느꼈다. 고3때 부모님의 이혼 후 치킨을 사러 나갔던 형이 교통사고로 죽은 후의 이야기...어머니께서 이모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웃는 자신을 보면서 스스로 속이 없나보다 생각했으나 어머니의 그 점을 김영철이 닮아서 이렇게 열심히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채식주의자에서 형부가 오랜만에 자신이 웃었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과 언니를 웃게 해주려고 아들이 애쓰는 모습이 나에겐 참 의미있게 다가왔다. 채식주의자를 보고 너무 감정이입을 해버려 하루동안 좀 우울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언니와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뭉쳐야뜬다 이야기를 하면서 기분이 환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주 말한다. 요즘 웃을 일이 없다고...그런데 웃을 수 있는 일이 특별하지 않다. 나는 요즘 출퇴근길에 뭉쳐야뜬다를 보면서 그렇게 웃는다. 너무 웃기다. 그리고 슬찬이를 보면서 자주 웃게 된다. 참 행복하다. 그리고 우리 남편의 철없음과 유치함에 허탈한 웃음이 난다. 그리고 나자신이 그렇게 웃는 모습에 또 웃음이 난다. 오늘 웃을 일을 하나쯤 발견하는 하루로 보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