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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사람을 관찰하는 것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일종의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다. 예전에 커피숍 유리창을 통해 거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상상하는 일을 좋아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또한 다 사람 사는 이야기 속에 사람들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보여준다. 이런 오랜 습관이 나름 머릿속에 데이터가 쌓이면서 사람을 대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해야 내가 편할지를 판단할 수 있게 만들었다. 부산에서 일할때 나보고 처세술이 정말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한 직원이 있었는데 그 말을 이제 이해한다. 그때는 본능적으로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껏 살아온 방식이 타인들의 눈치를 끊임없이 본 것이다. 이 방법이 직장생활에선 나쁘지 않고 오히려 편할때도 많다. 직장에서의 시간은 내 시간이 아니라는 마음으로 기계처럼 살아도 된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내가 직장엔 스트레스를 안 받았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내가 한 다짐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없기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만 잘 하자였다.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니 삶이 참 편하고 좋았다. 사람을 대할 때 머리 쓰는 것이 참 피곤하고 싫다고 늘 생각한다.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고 간혹 상대가 원치 않는 배려를 해놓고는 혼자 기대했다 실망하는 일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지난주 회식을 하면서 느꼈다. 우리 부서장이 너무 좋은 분인데 늘 웃으시며 먼저 다가와 인사해주시고 그래서 늘 고맙고 죄송했다. 슬찬이를 핑계로 1월 이후 첫 회식에 참여한 것이었고 휴가도 자주 가고 직장에서 그리 바라는 직원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분이 모든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기억하는 분이었다. 순간 너무 무섭고 섬뜩했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저 분 앞에서는 내 자신에게 가장 솔직하게 사실대로만 말해야 할 것 같았다. 뭔가 과장하거나 거짓말을 했다가는 늪에 빠질 수도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껏 내 취미를 접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관찰하다보면 판단을 하고 잘못된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 타인을 관찰하기보다 본인의 마음에 좀더 집중하는 것이 진짜 삶이다. 나는 진짜 삶 걸음마 단계이고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기 위해 내 일과 내가 좋아하는 것에 좀더 집중하는 한 주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