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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인생을 즐겁게 살려면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나는 어릴때부터 성공과 행복이 동시에 오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둘 중에 하나라면 성공보다 행복을 선택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살아왔다.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 또한 다를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을 확신할 때 느껴진다. 그 순간 함께이든 따로이든 상관없이 내가 찾아갈 수 있고 찾아올 수 있다는 그 믿음이 나에게는 사랑이고 그 사랑을 확신할 때 행복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사람이 답이다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람들과 즐겁게 좋은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실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이 많아야 즐겁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으로 연결되어 생계까지 해결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좋아하는 일이 생산적인 일이 아니고 소비적인 일이기만 하다면 그 좋아하는 일을 유지하기 위해서 생계를 위한 일도 해야만 한다. 이렇게 해야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들이 균형을 이룰 때 우리는 즐겁게 살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예전에 어쩌다어른에서 어떤 교수님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설수현씨가 대답했다. 엄마가 되고나니 이것저것 해야할 일이 많은데 본인이 동시에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편이더라고...요리를 하면서 아이들의 말도 듣고 뭐 이런 일들이었던 것 같다. 그때 그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인간은 동시에 두가지를 할 수가 없고 온오프가 빠른 것이라고. 이 이야기가 맞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그렇게도 찾으면서 나름 잘 살 수 있었던 것이 잘하는 일이 공부 외에 없었다. 그리고 나자신에게 엄격한만큼 냉정하게 조금이라도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포기가 빨랐다. 그러다보니 세상에 관심이 적은 편이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사춘기가 되면서 그게 더 강해졌었고 내가 고1때 우리언니가 같은 학교의 고3이었다. 늘 언니와 학교를 같이 갔기에 이른 아침에 학교에 갔었고 그렇게 보낸 1년이 내 인생의 밑거름이 되었다. 고1때 친구도 없고 아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때 학교에서 조금의 불편함이나 문제가 있으면 언니에게 요청했고 언니와 언니의 친구들이 해결해주었다. 의자가 이상하다 말만 하면 어딘서가 다른 의자를 가져오곤 했다.

언니는 졸업을 하고 내가 고2가 되었다. 첫날 나는 공부만 열심히 하겠다며 2년간 친구를 사귀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고 귀가 찰 노릇이다. 다들 통성명을 하고 있는데 나 혼자서 공부를 했다. 그때 나에겐 공부가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마음을 먹었었고 재밌었다. 내가 끝번호인 줄 알았고 홀수라서 나는 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짝이 생겼다. 약간의 짜증이 났다. 알고 보니 외고를 다니다가 의사가 되고 싶어서 이과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면서 끝번호가 된 것이었다. 내가 볼때 키도 작은데 내 옆에 앉아 있는게 영 불편해서 앞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에 말을 걸었던것 같다. 여기서 앞이 보이겠냐는 둥 이상한 말이었던것 같은데 얼굴과 앉은키만 작을 뿐 그 친구도 키는 컸다. 그때 내가 57번이고 지금 약사인 친구가 56번, 의사인 친구가 58번었다. 지금 생각하니 이 2명의 친구가 있어서 내 고2가 참 행복했다. 우리 3명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나는 그저 꿈도 없이 공부가 재밌어서 공부를 하고 있었고 이 친구들은 목표가 확실했다. 공부가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었다. 그 친구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고 공부를 열심히 해봤더니 성적이 잘 나왔다. 내 기대보다 훨씬 더...그날 나는 울었다. 앞으로 그 성적을 유지 또는 더 잘 해야한다는 압박감에 야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사람이긴 하다. 그때 내 자신에 대한 사랑이 확실했다면 내가 그 이후 더욱 더 열심히 잘 지냈을 것 같다. 그때부터 공부를 하면서도 틈틈히 내 미래를 생각했던 것 같다. 친구들처럼 확고한 꿈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결국 찾지는 못했다. 그냥 그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수다떨었던 그 시절이 학생답게 참 잘 지냈다로 기억하지만 순간순간 무엇을 했는지 세세한 기억은 하나도 없다. 그 친구들 모두 천주교 신자였는데 그때 처음 내가 성당에 다니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보면 내 인생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얼마전 내가 블로그로 입문할 수 있게 해준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깨달았다. 나는 그 친구가 참 부러웠다. 정말 마음 편히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친구다. 대학교때부터 시험을 쳐야하는데 도서관에서 늘 자고 있어 내가 깨우러 다니곤 했다. 그래서 나는 그때 그 친구의 비서라고 불렸다. 그 친구는 게임을 좋아했었고 늘 말했다. 자기가 차라리 공부를 못했으면 엄마가 기대도 안 했을거고 전문대에 가서 더 재미난 일을 하고 살았을것 같다고. 그러면서 홈페이지 운영이나 연애나 나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참 집중하며 늘 즐겁게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렇게 지금까지 쭈욱 두아이의 엄마로 살며 아이들 때문에 포스팅할 시간이 없다며 새벽에 깨서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저 친구는 정말 잘 살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에 니가 정말 내꿈이야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고 마음 편한 것' 제대로 실천하면서 살고 있는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대답하길 "남에게만 피해를 안 줘야 하는데 나자신에게 피해를 끼쳤다" 나는 이 친구가 이런 생각을 할 거라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물론 나처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후회속에서 적정선에서 만족하면서 의연하게들 살아가는구나를 느낀 순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그 일이 소비적인 일이라면 그 일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일을 하면서 말이다. 그때 꼭 지켜야 할 것이 생계를 위한 그 일이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산다면 내 인생이 조금은 더 즐거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미사를 가고 싶었는데 일어나니 5시59분이다. 이미 늦었네라며 포기하면서 이 아침 문득 이 글이 쓰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