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대로에서 양세형이 버스킹 중 했던 이야기다. 고등학교때 도배일을 하시던 부모님께서 일을 마치고 들어오시면 늘 피곤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은 그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다 적어봤단다. 재밌고 즐거운 일들을 아주 사소하고 별것 아닌 것들까지 적어놓고 다시 읽어보니 결론이 개그맨이었단다. 개그맨이 되기로 결심하고 고등학생때부터 선배들을 모방하는 것으로 바람잡이를 하면서 본인의 실력을 키워갔단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고등학생 양세형이 참 기특했다.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과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서 지금 양세형이 대세 개그맨이 된 듯 하다. 어린 나이때는 그걸 잘 못하는게 오히려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두번째로 기억나는 사람은 40살의 신인배우 허성태이다. 그는 나름 대기업에서 열심히 일을 하던 중 술김에 접수한 연기 도전 프로그램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경우였다. 이날 그는 자신이 행복하고 느끼는 일이 있다면 조금은 이기적인 선택을 하자고 말하며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을 내비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연말특집 AS에서 자기가 수많은 사람들 마음에 불을 지핀 것 같다며 다시 말한다. 생계가 우선이라고 생계 때문에 잠시 연극무대를 떠났던 사람들도 결국은 다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하며 본인 또한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야기를 하면서 끝이 아니라 내 꿈을 위해 잠깐 거쳐가는 곳이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일이 명확한 사람들을 경우는 그 꿈을 향해 가면 된다. 서장훈의 말처럼 자신에게 냉정하게 채찍질하면서 끊임없이 나아간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꿈을 완벽하게 이루지 못하더라도 제대로 도전하지 않은 보통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높이 더 멀리 꿈의 근처까지는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데 좋아하는 일이 뭔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나의 경우는 무조건 먼저 부딪혀보고 판단하는 성격에다 자기합리화에 능하다보니 현실에 만족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왔고 그 결과 현재로서는 만족중이다.
내 방법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를때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해야한다고 하는 일에 열중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학창시절때 특별한 재능이 없다면 공부에 열중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영 재미도 없고 힘들더라도 끝까지 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초등학교때보다는 중학교때, 중학교때보다는 고등학교때 성적이 좋았다. 초등학교때부터 사회 같은 단순 암기과목을 아주 못했다. 도대체 그냥 외우라는게 너무 싫었다. 재미도 없고 쓸모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상식이 없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때쯤 성적이 나오기 시작하니 공부가 재밌었다. 그렇게 공부를 하는 훈련이 살아가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그냥 공부 자체가 목적이 되면 살아가는데 오히려 힘들수도 있지만 공부를 수단으로 삼는 것은 살아가는데 꽤 유용한 거 같다.
우선 공부를 어느정도 잘하게 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 익힌 인내심이나 능력들로 다른 도전을 해볼 수 있다. 무언가를 끝까지 한번 해보는 일, 누군가가 떠밀어서라기 보다 스스로 선택하여 해보는 일 그리고 본인의 한계를 경험해보는 것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일이다.
고등학교 때 의사가 되고 싶다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도저히 생명을 다루는 일은 하기 싫었다. 너무나 큰 책임이 따를 것만 같다. 그리고 판사나 검사를 생각해봐도 누군가의 인생을 결정하는 일은 내가 하기엔 너무 큰 부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 핑계거리만 생각하다가 내 꿈을 못 정하고 어영부영 들어간 대학교때 '내 꿈은 현모양처야'라고 말하곤 했다. 지금은 안다. 현모양처가 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수양이 필요한 일인지. 그렇게 많은 고민 끝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내 선택인듯 아닌 듯 나는 지금의 모습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공연장에서 공연 보는 일이다. 커튼콜 때 열심히 공연을 마친 배우들이 기립박수를 받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이 참 좋다. 내가 경험이 부족하고 실패가 두려워서 직접 무언가를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보다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성취한 결과에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대리만족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오디션프로그램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하고 울고 웃으며 보곤한다.
2010년에 내가 서울에 오고 언니는 부산으로 가기 전 한달정도 둘이 살았다. 그때 언니랑 남산에 가서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온 적이 있다. 나에게는 참 좋은 추억이다.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할때의 편안함이 참 좋다. 아등바등 살고 싶지는 않지만 하고 싶은 것은 해야하는게 내 마음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욕심을 조금은 줄이고 돈 안 드는 것 중 좋은 것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실천하는 것이 살아가야 할 방식인 듯 하다.
지금 나에게 남아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 친구들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지 하고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서 먼저 다가갔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 그 친구들 또한 다들 나름의 이유로 고민들이 있지만 스스로 감내하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모습들, 그 모습 덕분에 나도 함께 여유롭고 편안해지는 게 참 좋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마음 편한 것이 지금의 내 꿈이다. 이렇게 추상적이니 책 속에 산다는 표현을 많이 듣는다. 나는 그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 나에게는 역시 사람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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