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나는 의연하다라는 말을 자주 썼다. 어른들의 의연한 모습이 너무 보기 좋고 부러웠다. 이때 내가 쓴 의연하다는 위의 뜻보다 아래의 뜻인 경우가 많다. 아마 구태의연하다라는 말처럼 약간은 부정적으로 쓰이는 이 의연함이 나는 참 좋다. 전과 다름이 없다. 일관성이 있다는 말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의 감정도 조절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보니 내가 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서부터 의연함을 좋아했던 것 같다. 흐트러진 내 모습을 보여주기 싫고 어린시절 친구들에 의해 내 감정이 왔다갔다하는 게 참 싫었다. 그리고 정반대로 아이처럼 해맑음을 아주 좋아하는 나에겐 철없음도 또 하나의 의연함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사람 사는게 뭘까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정말 수행 끝에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의연함을 키워나가는 일 같다. 이때의 의연함은 당연히 첫번째 뜻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엄청 중요한 가치관이 아니고서야 이 의연함이 얼마나 필요할까 싶다.
내가 뭉쳐야뜬다 장가계편을 보고 너무 멋져서 가고 싶어서 명분이 필요했다. 그래서 엄마의 환갑을 맞이하여 엄마와 우리3남매의 첫 여행을 제안했다가 엄마랑 언니에게 쿠사리만 먹었다. 지금 중국하고 상황이 어떤데부터 회사나 각자의 가정이나 여유가 없다. 나같이 신선놀음이나 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나는 장가계편을 보면서 내가 사는 이유는 감동하기 위해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저 깊이와 웅장함을 실제로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순천만과 무릉계곡에서 느끼던 것을 훨씬 더 크고 웅장한 모습에 압도되어 내가 우물안 개구리였구나를 깨달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았다.
그리고 방송을 보면서 안정환과 정형돈의 공포를 보면서 공감을 하면서 예전에 강신주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하기 싫은 일이 있음 우선 100번 정도 해보라고 그러고도 싫으면 그땐 하지 말라고...정형돈은 스스로도 인지하고 병이라고 생각하기에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없지만 안정환의 경우 본인도 모르는 본인의 공포증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극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킷리스트 같은건 나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죽기전에 꼭 할일에 대해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일에 대해서는 의연함을 앞으로도 지켜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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