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블로그시작한지3년

슬찬이와 화해(?!)

어제 오전에 나만의 시간을 좀 가진 후 집으로 돌아갔더니 남편과 슬찬이가 외출하려 했다. 목욕탕을 갈거란다.
슬찬이가 아들인 것이 가장 좋은 점이다. 클수록 아빠와 함께 할일이 참 많다는 것!!
그리고 남편이 좋은 남편인지는 늘 의문이지만 좋은 아빠라는 점에는 조금도 의심이 없다.

슬찬이는 감정적인 상처를 오래 가지고 가진 않는다. 남자여서인지, 타고난 특성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 신경을 쓰게 된다. 그때그때 분출해야 하는데 쌓아뒀다 한번에 폭발할까봐~나처럼!!

토요일부터 내 눈치를 보는 두 사람이 좀 짠하면서도 이렇게 해야 어느정도 통제가 되는 것이 참 싫다. 결국 내가 악역을 하던가 끝까지 참아야 하는 것인데 악역을 해야 결과가 내 마음에 좋다는 것이다.

슬찬이에게 같이 종이접기를 하며 어제 "엄마가 화를 내서 미안해. 그런데 슬찬인 잘못을 했을까 안 했을까?!" 물었다. "잘못 했어. 혼자 돌아다닌거."라고 말했다.
"맞아. 그런데 큰 잘못은 아니야. 엄마한테 어디 간다고 말해주기만 하면 됐어. 다른층을 간 것도 아니고 위험하게 논 것도 아니니까. 슬찬이가 큰 잘못은 하진 않았어."라고 말해줬다.
슬찬이도 물론 알고 있다. 큰문제는 아니었다는 걸. 그러나 엄마가 기분이 안 좋을때 유독 더 기분좋게 잘 노는 슬찬이를 보면 짠하면서도 고맙다.
눈치보는 아이로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내가 끊임없이 눈치를 주는 것이 참 미안하다.
그래서 생각한다. 엄마로 산다면 꼭 본인 스스로 기분을 다운시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걸!!
꾸역꾸역 참으며 모든 걸 다 혼자 해내려 하지 말자!!라고 다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