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또 생각이 많아졌다.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내가 분명 과했다. 특히 슬찬이한테...그런데 인정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의 내 삶을 위해서!!
어제 화가 난 첫번째 이유는 남편이 YMCA행사에 참여하지 않아서다. 특별한 사유가 있었다면 용납이 되었겠지만 특별한 사유없이 단지 피곤하단 이유는 인정할 수 없다.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했는데 뻔뻔스럽게 차려준 음식을 먹은 것에서 폭발한거고 그렇게 차려준 내 자신에게 더더욱 화가 났다.
그리고 슬찬이한테 화풀이를 했다. 그렇다고 슬찬이가 잘못을 안 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크게 잘못한 것도 없다. 그런데 집에 와서야 말했다.
"엄마가 가기 싫었다. 그런데 엄마의 엄마가 학교행사에 참여를 하지 않은 것이 싫었기 때문에 참여했다. 너도 초대를 했으면 엄마 말을 들어야했다. 그렇게 혼자 돌아다니다 사고가 생기면 어쩔 뻔 했냐?"
이 말을 슬찬이가 정확히 이해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미안하다. 마음으로 용납이 안 될 말을 해서...
그런데 저녁을 나혼자 대충 때우고 혼자 있는데 남편이 시켜선지 슬찬이가 "앞으로 말 잘 들을게요."하는데 또 폭발하고 말았다.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데 말로 대충 때우려고 하는 것이 남편과 똑같아서였다.
말이라도 그렇게 하는게 이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이 행동을 바꿀거라 기대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행동의 변화가 없이 말만 남은 것에서 더욱 실망감이 컸다.
슬찬이도 말을 참 잘 한다. 그런데 때때로 너무 가볍게 "미안해요" 를 남발하는게 참 싫었다. 늘 생각하던 "미안할 짓을 왜 하니?!"가 입밖으로 나왔다. 너무 생각이 많은 내가 문제겠지만 너무 생각없이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다보면 참 부럽기도 하면서 얄밉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 생긴다.
정말 쿨하게 살고 싶었다. 행동하는 것에 책임을 지면서...그런데 인간관계에서 쿨하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좀더 쿨하게 살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봐야겠다.
슬찬이에 대해서 어떠한 걱정도 기대도 없이 대하려는 노력이 가장 필수인 듯 하다. 그저 함께 하는동안 즐거울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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