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쓰키지시장, 우연히 우에노 그리고 나리타공항

언니가 도쿄여행을 계획하며 목표한 것이 도쿄타워와 쓰키지시장이었단다. 언니는 몇년동안 조카와 일본을 3번 다녀왔지만 본인의 여행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카가 좋아할만한 곳을 고르다보니 늘 다녀온 후 이제 몇년동안은 안 가겠다는 말을 했었다. 애를 떼놓고 어른 둘만 오니 계획대로 다 되는 것이 너무 좋고 시간이 엄청 여유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평소와 같이 6시가 되기전 눈이 떠졌다. 편의점에서 사다둔 요거트를 먹고 요즘 핫한 쓰키지시장으로 갔다. 난 모르는 곳이었지만 꽤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입구에서 계란빵(?!)을 하나 사먹고 하나에 100엔 부드럽고 맛있었다. 돌아다니다 보인 다방 같은 커피숍에서 커피를 사먹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먹음직스런 참치회가 우리의 아침이었다. 조금더 차가웠다면 훨씬더 맛있었을 것 같았다.

한국인이 많이 오나보다. 롯본기에서 보이지 않던 한글이 눈에 띄어 반가웠다.

슬찬이 도시락통과 유카타를 하나 사서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솔직히 도쿄는 내 취향은 아니다. 롯본기는 서울과 너무 비슷하여 굳이 휴가로 이곳에서 보내는 이유를 잘 모르겠고 자연경관이 아니라면 좀더 깨끗하고 배려가 느껴지는 곳이 좋은데  쓰키지시장은 너무 관광지 같아 돈냄새가 나는 곳이었다. 관광객으로 유지되고 끊임없이 소비를 하게 만드는 곳인데다 너무 오래된 가꾸려는 노력이 느껴지지 않은 곳 같았다.

우연히 보인 오래된 사찰도 한번 둘러보고 지하철을 탔다. 우에노역에 도착한 시간이 10시였다. 비행기 시간이 5시정도여서 시간이 너무 남는단 생각에 우에노역앞 쇼핑몰에 구경가기로 했다. 오픈시간이 11시란다. 그래서 주변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여기가 우리 수준에 맞는단 느낌이 들었다. 롯본기는 직장인들이 일반적으로 사는 곳이라 사람들이 살짝 지쳐있다고 느껴졌고 쓰키지시장은 너무 들떠 있었다면 한산한 오전의 우에노는 약간의 흥과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가 있는 곳으로 보였다.

우연히 돌아다니다 유니클로가 보여 반가워 들어갔다. 아빠와 아들 세트 티셔츠가 있어 정신 팔다 언니가 지갑을 잃어버렸다. 급멘붕...결국 찾았지만 언니에겐 급피곤해진 순간이었다. 나는 옆에서 지켜보며 이게 여행이다 싶었다. 언니가 만약 인천으로 와서 같이 대한항공을 탔었다면 일본도착부터 마지막까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최악의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케이세이기차를 타고 다시 나리타로 돌아왔다. 나는 미리 체크인을 해둔터라 출국심사를 할 수 있지만 에어부산은 3시15분에 체크인을 오픈한단다.

에어부산이 각성해야 한다고 욕하며 라멘도 먹고 애들 가방도 하나씩 샀다. 대한항공은 북측에서 출국하는듯 했지만 언니와 함께 남측에서도 입장이 가능했다. 면세점에서 사케도 한병씩 샀다. 역시 여행지에선 돈에 무감해지는 것 같다.

대한항공 타는 쪽이 한산하고 여유가 있었다. 돈을 좀더 내고 이렇게 다니는게 나은지 얼마나 돈을 더 낼 수 있는가 하는 쓰잘데기 없는 수다를 떨다 헤어지고 탑승을 했다. 비행기에 앉자마자 30분정도 자고나니 출발을 한다.

저기 보이는게 혹시 후지산(?!) 요런 생각을 하다 비행기에선 사육을 당한다는 생각을 한번씩 했지만 또 주는밥을 먹고 또 30분정도 잤다.

곧 도착이란다. 일몰이 보여 찍고 싶었지만 금세 해가 떨어지고 사라졌다.

안전하게 부드럽게 착륙하는걸 보면 역시 큰 비행기가 좋구나 싶었다. 앞쪽에 앉았던터라 금방 공항을 빠져나왔다.

부천행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내가 여행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돌아갈 곳이 있어서다. 이 기분이 너무 좋다. 여행에서의 설렘과 긴장감으로 인한 노곤함...여행의 끝엔 결국 '역시 집이 제일 좋아' 하는 생각이 든다. 역설적이게도 떠나봐야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현재의 행복에 대한 감사함을 알기 위해 가볍게 홀로 조금은 힘든 여행을 다녀야겠다.

'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콜  (0) 2018.07.02
일요일, 비, 미사 그리고 따뜻한 차와 샐러드  (0) 2018.07.01
롯본기에서  (0) 2018.06.30
나리타공항 도착  (0) 2018.06.29
인천공항에서  (2) 2018.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