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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2월의 마지막날

역시도 시간은 참 빨리도 흐른다. 새벽에 출근하여 하루종일 실내에 있다 오후에 퇴근하여 슬찬이랑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다보니 날짜 가는 것도 잘 못 느꼈다. 어제 점심을 먹고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러 가는데 날씨가 확 풀렸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냥 혼자서 쉬는 시간을 오래 가졌었고 누군가와 어울리다보면 돈도 들고 시간도 뺏긴다는 마음이 있다보니 혼자를 선택했었는데 어제 날씨의 변화를 느끼며 이렇게 밖으로 나와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나도 봄바람이 나나보다.
요즘 세상은 슝슝하고 내 마음도 늘 복잡했고 뭔가 생각이 너무 많았다. 이사를 끝내야 내 마음의 안정도 찾을 것만 같은 기대가 있다. 이젠 내 주위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일로 바라보던 시선이 많이 바꼈다. 그럴 수도 있구나, 꼭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하고 넘기는 법을 배우며 내가 꼭 해야할 일, 하지 않으면 불편해서 마음이 찝찝할 것 같은 일만 해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체력을 비축하고 마음을 평안하고 즐겁게 유지하는데 써야 한다는 것도.
오늘도 나는 출근을 하고 슬찬이는 아빠와 단둘이서만 양평으로 여행을 간다. 그리고 2주간의 긴 방학을 보내며 집에서 잘 노는듯 해도 심심했는지 어젠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YMCA 가고 싶어요."라고 한다. 이런 변화들이 너무나 기쁘다. 어릴때 나는 세상이, 사람들이 무서워서 집에서만 놀았다. 슬찬이가 집을 좋아하는게 좋으면서도 조금 찝찝했다. 어쨌든 살아가려면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데 집에서 가족들과만 안전하게 지내는 것이 슬찬이의 성장엔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내가 피곤하단 핑계로 같이 놀지 않았더니 그 역할을 아빠 혼자 참 잘도 해낸다. 부지런히도 주말 계획을 짜고 슬찬이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연애때의 남편 같다. 이래서 내가 결혼까지 했구나...고쳐지지 않을 나쁜 버릇을 상쇄할만한 무기가 있는 사람이구나를 새삼 느낀다.
나는 여전히 생각을 하고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고 주변에 오지랖을 떨며 살아간다. 성급하지 않게 정리를 하고 글을 써야지 생각하지만 생각의 결과가 글이 아니라 글 쓰는 과정에서 생각이 정리되다보니 이 블로그가 습작노트이자 내 생각의 현재모습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