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슬찬이의 일상

요즘 슬찬이는 정말 무난한 듯 특별하게 잘 자라주고 있다. 난 슬찬이가 나와 같은 어린시절을 보내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나도 모르고 지났기에 견딜 수 있었지만 마음 속으로 독을 품고 그 독이 스스로를 갉아먹고 힘들게 했었다는 것을 지나고나니 알았던 것이다. 물론 그 독이 때론 약이 되어 내가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견디는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게 스스로는 잊고 싶고 현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은 시절이었다. 나는 슬찬이가 하루하루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했고 그 결과 슬찬이는 슬찬이의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고 나만 잘 하면 된다는 결론에 도달했었다. 그리고 몇 개월 사이에 슬찬이는 너무나 밝게 자라고 있다. 감정도 풍부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가 되어가고 있다.

내가 슬찬이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자주 하다보니 "네"라고만 대답하던 아이가 마지못해 "사랑해요"라고 응답하기 시작했고 어느새 자기전에 먼저 "사랑해요"라고 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봤는지 갑자기 '안녕 유산균'란 게임을 다운받아 달라고 해서 아빠가 다운받아주고 게임을 하더니 할머니께 해보라고 했다. 할머니가 잘 못하겠다고 하시다 어쩌다 잘못됐나보다. 고집도 세고 자기 주장만 너무 강하게 하며 떼를 써서 내가 종종 자비가 없는 녀석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다시 하면 되죠~~~"하며 다시 시작해준다.

나랑 슬찬이랑 관계가 좋아지면서 내가 짜증을 내는 횟수가 줄어들다보니 슬찬이와 아빠의 관계도 좋아졌다. 잠잘 때 간혹 엄마보다 아빠랑 자겠다고 하고 주말에는 아빠랑 둘이서 문화센터를 다닌다. 장난삼아 아빠보고 청소하라고 하고 우리 둘이서 나가자며 "아빠는 신데렐라야."라고 한번 말했던 게 재밌었던지 슬찬이와 엄마는 계모와 언니들이라며 그 이후 종종 아빠를 기분좋게 놀린다.

나는 슬찬이의 이런 변화들이 너무나 행복하다. 슬찬이는 그저 공부만 잘 하는 아이로 자라지 않길 바란다. 주변을 볼 줄 알고 도움을 구하고 도움을 주고 하루하루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

YMCA 어느 엄마의 카톡 프로필

이모가 보내준 조카의 옷이 마음에 드는지 자기몸에 맞는지 누워서 재보는중~사이즈가 딱 맞단다.

엄마는 출근하고 방학중 심심할까봐 아빠가 아쿠아리움에 데리고 갔다 그려온 캐리커쳐~

물고기를 좋아하는 슬찬~소래포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