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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표현하는 즐거움

나는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솔직히 그걸 몰랐다. 그냥 누구와도 자연스레 수다를 떨 수 있다 자신해왔고 사람이 무섭지 않았다. 아마도 눈치껏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잘해온 것 같다. 그런데 올해 이래저래 생각을 해보니 나는 말을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말이란 내 생각과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리고 내 생각이나 마음과 다른 말을 하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좋지 않은 말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하고는 관계를 맺지 않았다. 그렇게 살아왔기에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배울점이 많은 나에게 좋은 사람들 뿐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좋고 아마도 앞으로도 이런 관계들을 맺을 듯 하다.

아이를 키우며 가장 좋은 점이 이 점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것이 스스로도 옳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성인이 될수록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말하다보면 그건 너무 이상적이고 세상에서 그렇게 살면 무모하다거나 바보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스스로도 정말 그런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기 때문에 힘든 순간들도 있었다.

지난주 성당에서 문득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시나이다." 이 구절이 엄청 마음에 와닿았다. 신은 확실히 있지만 어떤 모습인지 모른다. 성경을 봐도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신 것은 있지만 정작 신인 하느님은 어떠한 형태도 없다. 신이 곧 말씀이시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옳은 말씀, 우리가 행동해야 하는 말씀이 바로 신인 것이다.

결정과 판단은 늘 어렵고 그에 따른 책임만 감수하면 된다는 방식으로 살아왔던 것이 어찌보면 참 힘든 순간들도 많았던듯 하다. 그런데 올해 슬찬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얻은 삶의 지혜가 있다. 내가 결정하기 어려운 것들은 슬찬이에게 대입하면 답이 쉽게 나온다는 것이다. 내가 아니라 슬찬이라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 그대로 내가 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고 나에게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시나이다. 예수님의 모습은 고통받고 힘들어보여서 싫었었다. 그래서 종교가 싫었다. 그러나 힘든 것과 행복한 것은 반대 단어가 아니다라는 것을 이제 정확히 알겠다. 힘들지만 행복한 것들이 세상에는 많다. 그리고 슬찬이가 그런 것을 선택하는 삶을 살면 좋겠다. 그리고 슬찬이 스스로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표현하며 살아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