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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하명희의 <사랑의온도>

언니가 드라마에 빠져 책까지 샀다. 부산에 내려갔다 보여서 들고 왔다. 언니는 드라마를 더 좋아했기에 책에 대해서 그닥 좋은 평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도 별 기대없이 읽기 시작했다.
여주인공 현수가 처음엔 너무 나 같았다. 그냥 받아드리면 되는데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 결국 그러다 놓쳤던 사랑을 다시 찾게 되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믿으며 보여주고 싶은 것만 알려하다 결국 그 사랑을 또 놓쳤다. 나는 이 해맑음은 사랑을 엄청 많이 받고 자란 사람들만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이면에 대해서 보지 않으려는 노력이 또 이들을 살게 하는 것 아닌가 싶다.
난 개인적으론 정선보다는 정우가 좋았다. 불우한 환경에도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자신이 바라는대로 이뤄가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 멋지다. 이게 현수에게는 그저 성취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가 현수였다면 정우를 택했을 것 같다.
나는 정선 같은 사람들의 나약함을 싫어한다. 거절하지 못하여 책임 못 질 행동을 저질러버리고 어쩔 수 없었어...란 변명을 하는 사람들을 보다보면 답답하다. 인생에 대해 조금만 더 진지하게 잘 살아갔다면 자신도 현수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랑은 그저 오면 받아들이면 된다.
"인생은 말이야, 니가 생각하는대로 널 대해. 니가 심각하게 생각하면 심각하게 대하고, 즐겁게 대하면 즐겁게 대해."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하나의 문이 열려. 닫히는 문만 바라보고 서 있으면, 열리는 문을 보지 못해."
좋은 사람이라는 것만으로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건 아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거나 아니면 억지로 지어낸 얘기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그리고 누구나 있을 수 없는 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나는 내가 처음이기 때문에 그가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많이 일을 해 봤다고 해서 잘하는건 아니다.
인생이란 자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있다. 그 방향이 처음과는 다른 '내가 아닌 나'로 탈바꿈시킬 때가 있다.
당신은 내가 낡은 가치 하나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아이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은 누구에게나 똑같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같다. 나는 사랑에 대해선 누구와 똑같지 않은 사람일 뿐이다.
작가는 그저 하나의 엔터테이너로 전락한 지 오래다. 즐거움을 주는 자. 배우도 엔터테이너. 그럼 피디도 엔터테이너다. 우리 사회는 즐거움을 주는 자를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자기 삶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남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쪽을 택하는 것 같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그 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낮을 것이다.
나는 거절이란 걸 겪은 후, 나의 거절로 누군가가 받을 상처에 책임을 갖는다.
쓸쓸하다는 말이 내 안에 있는 쓸쓸함을 건드리면서 그냥 집으로 들어가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쓸쓸한 거다. 홍아는 아무것도 포기할 수 없으니 쓸쓸하다.
그의 삶은 '투쟁'과 '획득'으로 이루어져 있다. 결혼도 선택하고 선택한 것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싸우는 거'라고 생각한다.
"난 사랑에 대해 생각 안 해요. 단지 생각하게 만드는 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사랑은 날 행동하게 만들어요."
"난 믿음이라고 생각해."
"가진 게 많은 사람은 경계심이 많아. 특히 나 같은 개천표들은 더 하지."
자신의 출신 성분을 개천이라고 냉정하게 정의하는 그에게서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그것도 맘에 들어. 니 마음이 맘에 들어. 상대방에 관계없이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그 감정으로 상대방을 괴롭히지 않는 것도.....그거 어렵거든.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는 거."
"오히려 잘 됐어. 결혼이란 나와 너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사회와의 약속이기도 해. 어차피 모든 사람에게 알리고 해야 하는 거니까."
"타이밍이 어긋나서, 자꾸만 어긋나서, 그만두려고 했어. 뭐든 억지로 하면 꼭 탈이 나서."
"그만두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넌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증거야. 니 마음대로 조절되는 거라면 사랑이 아니야."
뭔가 하지 않고 아무런 대가 없이 돈은 생기지 않는다. 일하지 않고 돈을 받는다고 하면 어린 시절의 부모님이 떠오른다. 부모님을 떠올리면 대가 없는 사랑이 따라온다. 대가 없는 돈을 받고 싶다는 건 남자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기대하는 욕심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자신의 존엄성을 잃어버릴 때, 그걸 자신이 먼저 알아채고,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챈다.
"전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실수를 하고요. 하지만 실수한 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생각해요."
"사과란 말로만 '미안하다'가 아니라 내가 너에게 실수한 것에 대해 어떤 불이익이든 대가를 치르겠다는 뜻 아닌가요? 세상은 다 이런 것일 수도 있지만, 다 이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자신이 '다 이런 것'이라는 선택을 하지 않으면요."
"난 어떤 사랑도 가정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사랑도 중요하지만, 결혼하면, 남녀 간의 사랑은 부부끼리만 했음 좋겠어. 어려운 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잖아. 요즘 딴 데 가서 사랑하기가 더 쉽잖아."
"딴 데 가서 사랑하기 쉽지 않아. 섹스하기가 쉽지. 어떤 사랑이든 쉽지 않은 거야."
"세상이 다 그런거라고 생각하면 나 자신이 나에게 상처를 주고, 세상은 다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이 내게 상처를 주는 거잖아. 다른 사람과 사는 시간보다 나하고 사는 시간이 훨씬 기니까....다른 사람에게 상처받는 쪽이 낫지 않니?"
본능의 요구에 인간이 일일이 맞춘다는 것은 제정신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꿈이 사람을 속인 것이 아니라 사람이 꿈을 목전에 두고 배신한 것이 된다.
낯설다는 것이 이렇게 편안함을 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현수씨처럼 정신적으로 강한 분들이 이런 오류를 범하기 쉽습니다. 마음을 다스린다고 해서, 몸도 마음의 말을 듣는 건 아닙니다. 어느 정도 말을 듣다가도 몸에 대한 배려를 해 주지 않는 정신의 말은 무시합니다."
남들이 보는 나만 근사했을 뿐, 정작 내 안의 나는 예전과 같다. 근사하기를 기대하는 당신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남아도는 에너지가 내겐 없다. 가급적이면 에너지를 덜 소모할 수 있는 사람과 약속을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