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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참을성 기르기

나는 부정적인 말과 거친 행동이 싫다보니 다른 사람이 그러는 것도 싫고 나를 그렇게 만드는 것도 싫다. 나의 거친 모습과 폭언을 하는 내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내 인간성의 바닥이었다. 나는 그런 내 모습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건 나의 참을성 부족이 원인이라기 보다는 나를 그렇게 만드는 사람들 탓이라고만 믿고 싶었다. 요즘 참을성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슬찬이가 참을성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내가 참을성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는 슬찬이가 모든 것에 참고 양보하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싫은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좋겠고 그럴때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다. 겉으로는 상대방을 따르는 척 하는 꼼수 따위로 상대방을 속이는 행위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솔직하게 '나는 이게 하고 싶어. 그러니 이해해줘.'라는 요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상대방이 실망할 때 그 감정도 인정해주고 상대방의 마음을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감정도 알았으면 좋겠다.

슬찬이가 지난번 미술수업에서 선생님이 "안돼"라는 말을 하자 바로 방문을 열고 나와서는 나에게 "미술수업 안 할래"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수업 시간 내내 자기를 잡아달라는 식으로 장난을 쳤다고 한다. 종일반 수업에서도 끝까지 선생님 말을 안 듣고 있다가 선생님이 "그러면 슬찬이는 하지 마세요."라고 하니 그제서야 울음을 터트리며 하겠다고 했단다. 나는 그 마음을 알지만 이런 태도는 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슬찬이가 어디서든 대접받기만을 바라는 사람으로 자라지 않으면 좋겠다. 그래서 장난스럽게 종종 말한다. 그러면 생존능력이 떨어진다고. 사람들이 알아서 챙겨주지 않는다고. 각자 다들 자기 살 길이 바쁘다고.

슬찬이가 이제 조금씩 친구들을 인지한다. 그리고 슬찬이만의 인생도 있다고 믿는다. 그저 집에서는 아직 아기처럼 구는 슬찬이가 귀엽다. 그리고 뭐든지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해주고 싶다. 그러면서 말한다. "엄마니까 해주는거야."라고 나의 특별한 존재감을 슬찬이가 알아주길 바란다. 슬찬이에게는 친구같은 언제든 지지해줄 수 있는 특별한 존재이고 싶지만...요즘은 종종 말하게 된다. "기다려줘. 엄마 하는 일부터 하고 해줄게." 그러다보면 어느새 스스로 슬찬이가 해결하고 있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커가는 슬찬이와 함께 나도 조금씩 크고 있다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