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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영화]더테이블

예전엔 이런 영화를 참 좋아했었다. 나의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투영한 듯한 모습에 나 혼자만 그런 건 아니라는 따뜻한 위로를 느꼈기 때문이다. 20대..30대..초반의 나이가 그런 듯 하다. 그러나 지금 이 영화를 보기엔 내 마음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지난번 영화관에서 예고편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정유미, 임수정만 보고 이 영화를 선택하여 시간대에 맞는 극장을 찾아 보고 나서야 포스터가 제대로 보인다.
'마음이 지나가는 곳'....하루동안 4쌍의 인연이 만나고 헤어진 '더 테이블'은 마음이 머무는 곳이 아닌 지나가는 곳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 소심하고 불안한 주인공들에게 전염되는 듯 공허하다. 희망을 꿈꾸는 나에게는 이제는 이런 무거움이 버겁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첫번째 인연의 스타배우가 되어버린 유진은 추억을 기대하며 나온 자리에서 옛남자친구의 눈치없음과 배려없음에 점점 불쾌해지는 모습에 '참 눈치없구나'가 최대의 독설인 것이 참 안타까웠다. 그리고 두번째 인연 또한 3번의 만남 뒤 4~5개월만에 만난 남자에게 서운함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 여전히 불안하게 느껴졌고 세번째 인연에선 결혼사기로 만났지만 이제 가짜 삶을 멈추고 진짜 삶을 살길 바라는 두 사람의 마음에 눈물이 났다. 그리고 마지막 결혼을 앞두고 잡아주길 바라는 여자와 그 여자를 감당할 수 없음을 아는 남자...마음이 가는길과 사람이 가는길이 다르다를 너무 쉽게 인정해버리는 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그들은 이제 다시 만나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제서야 많은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속에서 하고 싶은 것들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일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고 마지막편의 남자주인공을 말대로 우리는 '선택'을 해야한다. 그리고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미련은 버려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선택한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정답으로 만들수 있다고 아는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