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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자존심에 대하여

나는 어릴때 자존심이 엄청 셌던 것 같다. 그래서 지는 것이 뭔가 분하고 기분이 상하고 그런 경험이 쌓여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혼자를 택하곤 자존감이란 단어는 생각도 안 하고 천상천하유아독존으로 즐겁게 잘 살았다. 그리고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는게 이기는거다.' '좋은게좋은거다' 등등 어른들의 말을 인용하며 자기합리화를 하며 온순한 성격처럼 보이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기본적인 기질이 순간적인 분위기나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명목으로 '아닌걸 옳다'고 하지 못하다보니 평소에 온순하다가도 상식에 어긋나면 지극히 객관적이고 직설적으로 말해 당하는 상대는 황당하게 만들곤 한다.
요즘 사무실에서는 바람 잘 날 없다. 하루에 한번씩 큰소리가 나고 우리 팀장님은 사과를 하고 있다. 우리 팀장님의 경우 솔직히 업무능력은 낮지만 인품이 훌륭하시다. 그래서 내가 나이가 들어 팀장님 정도 되었을땐 팀장님의 모습이면 좋겠다라고 간혹 생각한다. 하지만 성격상결함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어쨌든 나에게 늘 참으라고 하시던 팀장님도 요즘 화가 나시고 나에게 하소연을 하신다.
세상에는 똘아이들이 있다. 절대 상식적으로 통하지 않는 똘아이들 말이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냐'고 하지만 똘아이들은 피해야 한다. 정말 무서운 존재들이다. 어떻게 불똥이 튈지도 모르고 잘못한 것도 없이 나중에 비굴하게 사과까지 해야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나는 그런 경우들을 보면서 10년전부터 다짐했다. 웬만하면 친절하자. 모든 사람에게...특별한 것이 없을때 꼭 건드리는 것이 태도이고 자기가 기분이 나빴다면 우리도 할 말이 없어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리고 나의 직업이 특권으로  고객에게 권위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도와주는 직업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생각으로 일했더니 아주 큰 일은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똘아이들은 알아보고 애초부터 말을 아낀다. 똘아이들과 말을 오래 섞다보면 말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사무실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이 문제였다. 무조건 대접받길 원하는 지극히 꼰대들이었다. 아마도 꽤 열심히 잘 살아왔으나 지금 어디서도 대접받지 못하다보니 우리에게 대접받으려다 안되니 화를 내는 것이리라.
내가 자존감이 아닌 자존심만 센 똘아이가 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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