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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아이의 타고난 특성을 인정하자!!

우리 슬찬이는 20일 일찍 태어났다. 8월20일이 예정일이었고 8월1일부터 휴가를 쓰기로했는데 7월30일 출근길부터 이상해서 사무실에 들러 아무래도 진통인거 같다고 돌아와서 병원에 들렀더니 2~3일 뒤에 오라고 해서 집으로 갔는데 오후부터 이상해서 밤 10시에 병원을 갔고 7월31일 새벽 1시 3분에 태어났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대책없이 무디다. 그래서 요즘 주변에 임신하는 사람을 보면 좀 일찍 들어가서 태교도 하고 아이와 만날 준비를 하며 내 몸과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길 권한다.
임신기간이 10달인 이유가 있는듯하다. 9달까지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 세포분열을 통한 성장은 어느정도 완성된다. 그리고 10달째 어른들의 표현으로 아이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여문다. 우리 슬찬이는 그 시기가 없었다. 36주에 태어났기에 조산이지만 3.26kg 아주 건강하게 잘 태어났다. 그런데 소화기가 약한지 조리원에서부터 계속 토했다. 슬찬이의 특성을 생각하면 조금씩 자주 먹였어야 했다. 그러나 책들은 말한다. 2~3시간 단위로 아기에게 수유하라고 그렇게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아기를 위해서 그리고 엄마를 위해서!! 책을 믿고 있던 나는 슬찬이가 3개월까지 먹고나면 토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있었다. 토하면 닦아주면 된다. 별일 아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관련된 일은 '왜 그럴까'를 계속 생각하게 되고 늘 안 좋은 쪽으로 판단하게 된다.
아이마다 타고난 기질이란 것이 있다. 베이비위스퍼에도 천사아기, 모범생아기, 예민한아기, 씩씩한아기, 심술쟁이아기로 구분해놨다. 그런데 아이를 보다보면 어떨때 천사 같고 어떨땐 예민하고 어떨땐 씩씩하고 어떨땐 심술쟁이 같다. 아이를 한가지 특성으로 한정할 수 없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열어놔야 한다.
나는 슬찬이가 3돌때까지 사회성이 부족하고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 너무 신경이 쓰였다. 내가 초등학교2학년때까지 친구가 한 명도 없었고 늘 집에서 혼자 놀았기 때문에 똑같이 닮은 것이 너무 거슬렸다. 반면 어린나보다는 무엇을 해도 적극적이고 밝고 당당한 모습은 너무 좋았다. 우리 남편이 볼때는 우리 슬찬이는 자기 어릴때보다 너무 조심성이 없는 것이 거슬렸고 자기가 아팠던게 너무 싫어 슬찬이가 조금만 아파도 너무 예민하고 한번씩 땡깡을 부리면 성질이 자기를 닮았다고 했다. 이렇게 부모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를 판단하게 된다. 요즘 우리의 결론이 나의 고집에 남편의 성질이라니 최악인데라며 농담반 진담반 웃곤 한다.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는 모른다. 기본방향을 형성하는데 부모가 도움을 주더라도 어릴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 다르고 같은 부모님에 30년을 같이 자란 언니와 나는 너무 달랐지만 지금은 비슷하다. 부모의 기준을 은연중에 강요하지 말고 아이에 대해 정말 순수하게 늘 궁금해하는 부모가 되면 좋겠다. ymca를 보내고 슬찬이가 1주, 2주, 3주 부쩍 컸다. 나는 너무 신기하고 궁금해서 이것저것 물으면 나를 피한다. '너도 남자구만' 하고 넘긴다. 여전히 늘 궁금하지만 슬찬이가 보낸 하루하루가 모여 어떻게 성장할지가 더욱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