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라디오스타에 나왔을 때 보고 상처가 많았구나 하고 느꼈고 그때도 SNS 팔로워 숫자가 안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웃었다. 그리고 몰래카메라에서 보고 내가 솔비라면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 박나래가 청혼하는 날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는 상황이었고 솔비가 중간에 끼여있는 상황이었다. 솔비가 끝까지 박나래 옆에 있어줬고 그 남자친구에게도 어떠한 비난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나였다면 그 자리를 피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친구든 박나래든 설득해서 중간에 그 상황을 정리시키고 싶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건 그들의 일이고 그 중간에 끼여있던 솔비로서는 친구인 박나래 옆에서 지켜주며 윗옷을 덮어주는 장면이 참 따뜻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우울증을 견디고 다시 세상과 화해를 시작한 솔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솔비의 버스킹-
안녕하세요. 솔비입니다. 저 실제로 보니까 훨씬 낫죠. 제가 오늘 버스킹할 주제는 SNS에 대한 이야기에요.
저는 어린시절부터 항상 '스타'가 되고 싶었어요. 누군가에게 웃음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었죠.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꿈을 이룬거죠. 웃음을 줄 수 있는 예능 프로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고 6~7개의 방송에 출연했어요. 그렇게 바쁘게 활동하다보니까 건강에도 이상 신호가 왔어요. 건강이 나빠지면서 꿈과의 괴리가 생겼어요. 왜냐하면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하니까 짜증이 늘어났고 막말도 많아지고 심지어 방송에서도 내 감정을 표출했어요. 그 당시 저는 브레이크가 없는 스포츠카 같았어요. 그렇게 저의 자동차는 폭주를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악성 댓글로 가득찼고 그 글로 더욱 받게 된 상처받았어요. 악순환이었죠.
근데 사람이 상처를 받은 마음을 풀어야 하잖아요. 그때는 그냥 예뻐지면 단순하게 나한테 미가 생기면 사랑받을 수 있는 무기가 생긴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회사랑 상의도 없이 생방송을 일주일 앞두고 성형수술했어요. 사랑받을 거란 생각과는 달리 달라진 모습을 사람들이 어색해했고 그후 더욱 비호감으로 낙인 찍혔죠. 그렇게 낙인 찍힌 후 다음에 왔던 것은 SNS로 퍼진 일명 솔비 동영상이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너무너무 당황스러워요. 갑자기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어요. "이 동영상이 네가 맞는지 확인해 봐"란 말에 내가 아닌 거 아는데도 그 상황에 닥치니 불안감이 엄습하는 거에요. 떨리는 마음으로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제가 아님을 확인하고 안도하고 있는데 기정사실화된 채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버렸어요. 엄마가 그 일로 인해서 쇼크로 병원에 입원했구요. 제가 너무 답답한 마음에 SNS 업체를 찾아가 대표에게 물었어요. "SNS피해에 대한 대안은 뭔가요?" 질문에 되돌아온 답 "어쩔 수 없다."였어요. 이게 SNS피해에 우리가 처한 현실이에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터질 것처럼 힘든데 이 일은 저만 힘든게 아니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거에요.
불행은 항상 연달아 찾아오는거 같아요. 그나마 제가 활동하면서 경제적으로 넉넉했기 때문에 명품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했어요. 옷이나 가방 같은 물질만이 유일하게 위로를 해주었던 시기였죠. 이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집에 도둑이 든 거예요. 어느날 집에 왔는데 번호키를 누르는데 반응이 없는거에요. 열쇠공 아저씨가 문을 열어줬는데 걸린 고리 틈 사이로 보인 집안이 영화 속 장면처럼 엉망이 되어 있었어요. 나에게 일어날 거라고 상상치도 않았던 일이었죠. 그때 어느정도로 힘들었냐면 자다가 일어나서 '내 시계...내 것이 아니었어' 뮤지컬 연습하다가도 수시로 찾아오는 상실감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했어요. 그때 제 상태에 걱정된 지인이 병원 방문을 권유했고 병원에서 우울증으로 진단받고 치료의 일환으로 미술을 시작했어요. 미술선생님께서 '미술은 잘 그리는 것보다 중요한 게 솔직한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예요.'라고 말씀하시며 그림을 보며 칭찬으로 용기를 주었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경제적인 것은 도둑 맞으면 끝이지만 물질이 아닌 도둑 맞지 않을 것들로 나를 채우자.' 그렇게 생각을 바꾸며 '세상과의 화해를 시작'했어요. 좋은 것을 담고, 보고, 느껴야겠다. 그래야 좋은 것을 필터없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죠. 그렇게 나를 채우기 위해 떠난 전국여행을 했어요.
여행하는 중에 속초의 재래 시장 방문했는데 안경 쓰고 마스크 쓰고 알아볼까 얼굴을 가린 채 시장 구경을 하고 있었어요. 젓갈을 사러 갔는데 할머니께서 편하게 농담을 건네시는 거에요. '왜 나를 못 알아보지?' 그때까지도 엄청난 착각 속에 있었던 거죠.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반응에 그때부터 호기심이 생겨서 안경과 마스크를 벗고 할머니, "저 누군지 모르세요?"하고 물으니 "누구긴 누구야. 서울에서 온 이쁜 아가씨지." 그말에 그동안 세상을 바라보던 안경이 벗겨진 기분이었어요. 그동안 온라인에서의 댓글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미워하는 줄 알았는데 온라인 속 세상이 전부가 아니구나. 그동안 내가 틀에 갇혀서 내가 세상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한 거죠.
전국 여행을 하는 중에 실종자(송혜희 양)를 찾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어요. 현수막 속 사연이 궁금해졌고 그렇게 '실종 아동 찾기'에 관심을 갖다보니 직접 송혜희 양의 아버지를 만났어요. 딸이 혹시라도 볼까 17년 동안 계속 된 아버지의 노력이 있었고 아직도 찾고 있음을 알려주는 현수막이었어요. 그 모습을 보며 느꼈던 게 이런 아버님한테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힘이 되고 있어요.라고 알려드리고 싶어 SNS가 악이 될 수도 있고 저에게 상처를 줬던 공간이지만 쉽게 확산되는 SNS의 특성을 이용해 전단지를 돌리듯 실종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어요. 누군가에겐 희망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며 저의 안 좋은 상처들을 선한 행동으로 치유하고 있어요. 미움도 사랑이라는 말이 있듯 미워하는 감정도 조그만 하나의 방을 내어주지 못해서 그랬다는 말이 SNS세상이 긍정적으로 사용되길 바랍니다.
동영상이 처음 퍼졌을 때 바로 해명하지 않았냐는 시민의 질문에 대한 답
처음에 동영상을 바로 해명하지 않았던 건 그 동영상이 너무 제가 아니라서 이게 내가 아닌데 퍼질 줄 몰랐어요. 근데 너무 심하게 퍼지니까 경찰청에서 '이거 솔비씨가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위험하지 않냐'며 형사님이 오히려 저희 소속사로 전화를 해서 고소를 하라고 역으로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형사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끝까지 해명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지금은 가쉽거리에 휩쓸리지 않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서 바로 해명할 수도 있고 또 많은 연예인분들도 그러시는 것 같아요.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이 좋아 연예인이 되고 싶은 꼬마 시민의 질문에 대한 답
왜 연예인이 되고 싶어요. 지금 여태까지 그렇게 얘길 했는데...어렸을 때는 저도 춤이랑 노래가 좋아서 시작했던 꿈이었는데 이제는 한 작품 하나하나에 언니의 그때, 그때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어요.
어머니뻘의 시민의 위로
저랑 솔비씨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옛날 그대로의 모습도 너무 좋아했어요. 오늘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너무 가슴이 아픈거에요. 용기를 주고 싶어서 마이크를 들었어요. 엄마 마음으로 보고 있으니까 힘냈으면 좋겠어요.
말하는게 솔직히 좀 자신이 없어요. 왜냐면 자꾸 나한테 너무 미안해서요. 아픈 기억을 계속 건드리는 것 같아서 오늘 이렇게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이렇게 잘 들어주시니까 너무 감사드리고 용기가 생겨요.
-수기가 느낀 점-
우선 솔비가 엉뚱한 매력을 가진 독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방송을 보니 진짜 좋은 사람이란 걸 알겠다. 나는 요즘 내가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게 착하거나 따뜻한 사람이 아닌데 지금껏 꽤 잘 포장해온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상처받기 싫어 상처받기 전에 마음을 닫아버리는 미숙하고 나약한 인간이다. 내가 느낀 솔비가 이전에는 나와 비슷했던 것 같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부족해서 남의 사랑이 늘 고픈 사람이었으나 우울증을 잘 견뎌내고 본인의 내실을 채워가며 정말 큰 사람이 된 듯 하다.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오히려 선한 행동으로 조금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남의 행복을 위해 도움주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나 멋지다. 앞으로 솔비가 방송에 나오면 조금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일미사에 관하여 (0) | 2017.02.19 |
---|---|
2017년 아기스포츠단 부모 설명회 (0) | 2017.02.19 |
여행에 관하여 (0) | 2017.02.17 |
블로그, 다시시작!! (0) | 2017.02.17 |
[책]이동진의 '밤은책이다' (0) | 2017.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