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복면가왕에서 들었다. '객기도 한번쯤 부려보며 살았어야 했는데'란 노래가삿말에 꽂혔다.
1997년 노래다. 나의 17살...이때 나는 가수로는 김동률, 신해철을 좋아했다. 음악이 뭔가 더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이승환 노래는 들어는 봤는데 목소리의 독특함 때문에 나에겐 꽂히지 않았다. 그땐 김동률, 신해철의 저음에 빠져있었으니 이승환의 목소리를 가볍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붉은 낙타>를 반복해서 들어보니 난 역시 이승환 목소리엔 푹 빠져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김필 부른 <붉은 낙타>가 귀에 잘 꽂힌다. 아마도 익숙함 때문일 듯 하다. 김필의 목소리가 좋아 한 동안 꽤 들었으니까.
22년 전의 노래다. 노랫말이 전혀 촌스럽지 않다. 멜로디도. 이승환이 대단한 가수구나를 새삼 느낀다.
<아내가 결혼했다>를 읽고 나는 책 속의 주인아 씨처럼 살고 싶었다. 그동안 수많은 영화,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여성스로움과는 다른, 그렇다고 남자들과 경쟁하는 커리어우먼도 아닌...뭔가 자유롭다고 느꼈던 듯 하다. 내 꿈은 '객사하는거야'라는 대사를 읽고 나도 한참 그 꿈을 꿨었다. 그렇게 자유롭게 떠돌다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홀로 사라지는 것...그게 멋진 삶이라 생각했었다.
문득 오늘 이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찬찬히 보다보니 난 절대 그런 삶을 살 수 없었다는 걸 깨닫는다.
평생 유혹에 빠져본 적 없었다고 생각해왔다. 어쩜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란 유혹에 빠져 살았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생각이 앞서 나를 차단해왔던 것들을 하나씩하나씩 해보며 살아가야겠다. 오늘은 이승환의 5집 한번씩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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