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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블로그시작한지2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그냥 옥수수에 떴길래 가볍게 봤다. 요즘은 솔직히 가벼운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포스터를 보면서 이끌렸다. 그냥 계속 김민희가 참 아깝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화차 이후로 연기를 참 잘 한다 느꼈고 어릴때부터 매력있는 외모다 생각했었는데 배우로서 김민희의 한계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오지랖이며 홍상수가 본 김민희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호기심이었던 듯 하다.
김민희의 기존 공개연애에 이어 홍상수감독과의 사랑...난 사랑이라 믿는다. 이 영화 속에 김민희의 대사처럼 가짜는 싫다는 이 말이 김민희 자체가 아닐까 싶다.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살아가고 있으나 자신의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아픔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 두 사람이 만든 영화...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누군가에게 불편할 수도 있을거란 걸 알면서도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영화를 만드는 일, 그리고 연기를 하는 것이기에 그들에겐 할 수밖에 없는 일 아니었을까도 싶다.
기존에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소소한 대사와 행동들을 보면 키득 웃게 만들었었다. 나에겐 꽤 코드가 맞는 감독 중 한명이었다. 내 기준에 가장 현실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많았고 그 인물들이 조금은 찌질해보이고 짠해보여 공감도 되었는데 이 영화는 그들의 현실에 대해 쿨한척 관심없다 하면서도 나 스스로도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건지 꽤 우울하게 다가왔다. "친한거 맞아?! 말 좀 해." 명수의 안색을 느끼고 건강을 챙기는 모습...주인공 영희는 끊임없이 상황을 살피고 주변을 의식하는 편이고 술의 기운을 빌려서 울분하듯 토해내는 모습...그냥 자신답게 살고 싶다는 그에겐 삶이 꽤 버거워 보였다.
어릴때 정말 많은 영화를 봤다. 그냥 일상이었고 그중 특히나 이런 영화를 좋아했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삶에 대한 태도를 많이 배웠다. 어릴때에 비해 지금 영화가 좀더 재미가 없어진 건 영화 속에 일어나는 일들이 정말 현실 속에서도 일어나는 일들인걸 알고 있고 주인공들이 내 눈에 더이상 멋진 어른이 아닌 듯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엄마들이 꽃미남들이 나오는 드라마에 빠지고 남자들이 게임이나 블록버스터 오락영화에 빠지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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