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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오늘의생각]생각정리

12월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기분이 좋았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때의 설렘을 나는 참 좋아한다. 블로그라는 공간이 그냥 내 생각을 마음대로 펼치는 곳이기에 더욱 좋았다. 그런데 처음 시작할때부터 목적을 애드센스를 이용해서 광고수익을 벌어보겠다는 속셈이 있다보니 애드센스 승인이 안 되니 조금씩 흥미를 잃었다. 그리고 슬찬이의 독감으로 남편과 나까지 컨디션이 안 좋아지다보니 일상이 무료해지고 블로그에 쓸거리도 없다고 생각했다.

주말동안 날씨가 포근했다. 추운 날씨 탓을 하며 계속 집 또는 실내에서만 놀았다. 나는 집이란 공간을 답답하다고 느끼곤 한다. 오랜만에 따뜻한 날씨에 나도 기분이 좋고 슬찬이의 컨디션도 괜찮고 문화센터를 다녀오고 점심을 먹었는데도 2시밖에 안 되었다. 결국 슬찬이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다녀왔다. 부천에서 친한언니네집인 행당동까지는 나 혼자 와도 1시간반정도 걸린다. 슬찬이와 함께 하다보니 2시간은 걸린 듯 하다. 오랜만에 언니랑 수다 떨고 슬찬이와 언니아들은 둘이 따로 놀며 싸우곤 하면서도 집에 간다면 둘다 안 된단다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다.

내가 서울에 오면서 이 언니를 만났는데 이 언니는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정말 완벽하게 속과 겉이 똑같고 마음 가는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 언니는 늘 놀고 쉬고 싶다며 일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짜증을 낸다. 그 모습 또한 너무나 긍정적이어서 옆에서 볼때는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한동안 카톡이나 메신저로만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언니의 긍정적인 모습을 잊고 있었다. 오랜만에 이언니를 보고 나니 역시 이 언니가 내 꿈인 것 같다. 본인 자신에게 정말 솔직한 모습!!

내가 요즘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뭘까 였다. 내가 살아온 모습이 평생을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 자신이 좀 많이 짠했다. 이렇게 열심히 해야할 것을 하면서 사는데 마지막 순간 이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어 하는 느낌이 온다며 어떡하지 하는 불안이 있었다. 그래서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해 하는 강박으로 한달 정도 나에 대해서 정말 많이 생각했다.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게 내가 느낀 나였다. 나는 그냥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쉬고 싶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게 나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것도 정말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꿈꾸는 것은 언젠가는 이룰 수 있길 바라면서 이제 정말 내 마음을 정리해서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에 우선순위를 정해서 시도해야겠다.

어릴때부터 살아오면서 축적된 내 습관이 끊임없이 눈치를 본다였다. 그리곤 다른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을 나도 꿈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 남의 마음이 아닌 내마음을 위해 정리하고 습관화하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다.

내가 정말 행복한 순간 : 팬텀싱어 음악 들을때, 김어준의 수다 들을 때, 좋은 인문학강의 들을 때, 슬찬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때

내가 하기 싫다고 생각하며 외면했던 것들 : 화장, 요리, 운전, 블로그

내가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좋아하는 것 : SNPE운동, 사람들에게 친절하기, 미사보는 것

내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잘 하는 것 : 객관적인 업무, 독서

내가 좋아하면서 잘 했던 일 : 수학문제 풀기, 과외

내가 하기 싫어하는 것 : 객관적이지 않은 업무, 업무외시간에 직장에 있기

내가 정리하다 보니 편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면서 있으려면 돈은 있어야 하는데 그나마 내가 기본적인 일은 싫어하지 않는 것이 참 다행이다. 그리고 내 직업을 선택한 것도 참 다행이다. 내 직업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없이 엄마가 해보라고 해서 시작했었다. 그리고 시작하기 전에는 조금만 하다가 그만 두고 공부방을 차리고 싶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이 직업이 아니었다면 좀더 피폐한 삶을 살았을거 같다.

슬찬이가 아니었다면 나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슬찬이는 나처럼 자라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끊임없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정리하면서 보니 내가 정말 해본것이 참 없는 것 같다. 우선은 그동안 싫다고 생각하며 외면했던 일들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해보고 싫으면 정말 싫으면 그때는 안 하는 것으로 하고 해보지도 않고 외면하는 것이 지금 내가 제일 하지 말아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