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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블로그시작한지1년

예민한 아이(?!)

블로그 처음 시작할때 어쩌다어른의 양재진 편이 너무 재밌었고 그걸 정리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 시작되었다. 양재진원장은 타고나길 50% 만6세이전의 양육환경에서 25% 그 이후 스스로의 경험에 따라 25% 성격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내가 슬찬이와 함께 하며 의구심이 드는 것이 정말 타고나는 것이 50%인가이다. 내 생각엔 25%이고 만3세까지 기억하지 못하는동안 25%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싶다. 즉 엄마인 내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똑같이 75%이지만 태어나기전과 후의 비율이 달라진다. 지금 임신을 한 후배들에게 태교때부터 좋은거 많이 보고 즐겁게 생활하라고 권하는 이유이다. 난 사람의 기본성격이라는 것이 신이 만들었다기 보다 엄마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물론 그 정도가 어느정도인 건 중요하진 않지만 어릴때일수록 아이가 살아가는 기본태도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슬찬인 태어났을때부터 참을성이 없었다. 조리원에서부터 젖병이 편하다보니 젖을 빨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 순간을 엄마가 견뎌야 하는데 나는 그걸 견딜 힘이 없었다. 다른 아기들은 다들 잘 먹는거 같은데 슬찬이만 그런거 같고 그냥 젖병으로 주고 나도 빨리 방으로 가서 쉬고 싶었다. 그렇게 2주를 보내고 집으로 왔다. 정말 지옥이 시작되었다. 조리원에서 너무 편하게 잘 있다가 집에 오니 특히 밤이 되면 늘 무섭고 우울했다. 그래서 슬찬이가 아주 어릴땐 남편이 재웠다. 그리고 이유식을 시작할때부터 슬찬이를 혼자 두는 것이 마음이 편해서 혼자 두고 이유식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식을 슬찬이가 잘 먹어줘서 너무 좋았다. 그렇게 돌이 될때까지 나혼자 뭔가 적응을 해가다 슬찬이 13개월에 복직을 했고 어머니께 맡기며 나는 또 우울해졌다. 어머니께서 하시는 방식이 너무나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돈이 아쉬워 복직한 내 처지가 너무 괴로웠다. 내가 해도 잘한다는 확신도 없다보니 내가 확 지를수도 없고 어머니께 맡기면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작년에 지금 부서로 오면서 조금씩 집에 적응을 하고 7월부터 내가 슬찬이 하원을 하면서 나에겐 평화가 찾아왔다. 그 이후 웬만한 것에 짜증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몸은 힘들다. 게다가 주말에 내 개인시간에 쉬기보다 영화보고 돌아다니다보니 체력이 바닥이 났다. 그러나 난 적응이 되면 분명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인간의 몸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나 자신을 얼마나 활용하는지를 한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 나의 두려움의 근원은 죽음이었기에 어차피 죽어 문드러질 몸이란 생각이 가장 컸다. 그러다보니 조금 아픈 것 정도는 대수도 아니었고 그 정도가지고 투덜거리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다. 이 모든게 나는 예민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예민함'은 참을성의 부족을 가져온다. 그래서 살아가는데 불편하고 두렵고 어색한 것들을 싫어하게 되고 강박이 생긴다. 내가 내린 나에 대한 결론이다. 난 엄청 예민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 예민함이 내가 살아가는 힘든 이유가 안 되도록 무던히도 노력해왔다. 슬찬이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욱하는부모 참지못하는아이>란 책을 사놓고 읽었는데도 큰 변화는 없어 남편에게 기분이 너무 상할때는 자리를 비워달라고 요청했었는데 어제 또 화를 내서 쉰목소리로 같이 화를 내줬다. 나 또한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는 점 그러나 해내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 버티는 것이다. 슬찬이가 나나 남편처럼 참을성이 없어서 세상에 수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편한 것에만 익숙해지는 것도 별로다. 자기 스스로 탐험하고 발견하고 즐겁고 놀랄거리들을 끊임없이 찾아내면 좋겠다. 그리고 함께 하는 동안 같이 공유할 수 있다면 난 그것으로 행복하다.
<슬찬이의 예민함을 가중시킨 것>
1. 부모의 불안 => 각자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
2. 지속적인 부부싸움 => 최소한 슬찬이 앞에서는 안 하도록 노력해야 함
요즘 슬찬인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잠이 오는데 자기 싫을때만 짜증을 낸다. 정말 믿는만큼 성장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그리고 엄마에게도 엄마의 인생이 있다는 것, 엄마도 너를 위해서만 사는 것은 아니며 그저 함께 있는 동안 서로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