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보고 약간의 키득거림이 있었다. 나이는 들었지만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감독의 욕망을 담은 순정만화 같다고나 할까~영화를 보는동안 자크가 나쁜 사기꾼이길 은근 바랐다. 동업자의 와이프를 꼬시려는 파렴치한~그러나 끝까지 보고나니 너무나 완벽한 수호천사 같은 인물이다. <라라랜드>의 세바스찬,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의 로버트와 똑같은 인물이었다. 그래서 결론을 냈다. 이건 영화다. 나는 앤처럼 아름답지도 헌신적이지도 못 하다. 그러기에 나에게 딱 맞는 남편이 짝이며 저런 동업자는 나타날리 없다. 그리고 자크 같은 남자도 결혼하면 똑같을 것이다. 그래서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다.
내가 드라마를 보지 않는 이유다. 스무살 넘어 대학교 다닐때까지 순정만화와 인터넷 소설 무지 좋아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으며 현실과 이상 사이에 갭이 클수록 나만 괴로우니 신경을 끄기로 했다. 그저 이쁜 꽃미남외모의 남자배우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신은 공평하시기에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을거라고 혼자서 믿고 있을 뿐이다. 늘 말하는 정신승리다.
이 영화를 보는 재미는 파리까지 함께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완벽한 요리를 맛본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중간중간 유명한 그림작품이 삽입된 것도 재밌었다. 그저 심심풀이 시간떼우기용으로 여성들의 취향저격작품인 듯 하다. 영화관내 관객 20명정도 중 50에서 60이 되어가는 듯한 아내분과 함께 온 남편분이 유일한 남자였다. 영화 속 자크보다 그 분이 훨씬 멋졌다. 내가 매표 후 11층 의자 옆에 우산을 두고선 상영관이 있는 10층에서 블로그를 하고 놀고 있으니 "누가 우산을 뒀을까?"라며 큰소리로 말씀해주셔서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곤 상영관에서 바로 내 앞에 앉아 집중해서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중간중간 생각할 거리들을 담은 대사들이 있다. 그래서 지극히 현실적인 앤의 남편과 닮은 수많은 남편들이 이런 영화를 보고 조금은 긴장해주면 좋겠다. 당신의 생각보다 당신의 아내는 멋지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사랑스런 여자라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다는 감독의 바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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